정세균 국무총리 후보자가 7일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을 하고 있다. (사진=윤창원 기자)
정세균 국무총리 후보자가 7일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야당 의원의 의혹 제기에 대해 "근거가 없다"며 강하게 불만을 제기하는 이색 풍경이 연출됐다.
방어적인 태도로 일관하는 일반적인 인사청문회 후보자와는 다르게 공격수인 청문위원을 혼내고 나선 것이다.
여야는 이날 국회에서 정 국무총리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진행했다. 이틀 동안 진행되는 청문회 일정 중 첫날이었다.
이 과정에서 자유한국당 김상훈 의원은 '화성 게이트'라고 명명하며 의혹을 제기했다.
정 후보자가 자신의 측근을 화성 택지 개발 사업 과정에서 특혜를 받을 수 있도록 외압을 가했다는 의혹을 제기한 것이다.
한국당 김 의원은 "정세균 후보께서는 화성시의 개발현장에 직접 시찰도 가시고국회의장 신분으로 평일날 개발업자들의브리핑을 받은 장소에도 참석을하셨다"며 외압의혹의 증거로 들었다.
이어 그는 "이 흐름만 보면 후보께서 불편하시겠지만 '정세균 의장의 영향력 있어 가능했던 일이다'라고 세상사람들이 말하고 있다"며 "화성시는 정세균 왕국이다까지 얘기가 나오고있다. 화성게이트라고 본다"고 주장했다.
이에 침착을 유지하던 정 후보자는 '버럭'하고 분노를 나타냈다. 그는 "인격모독"이라며 의혹을 일절 부인했다.
이어 정 후보자는 "제가 이런데 관여하고 돈을 받았다는 것 아닌가"라며 "제가 만약 그런 일을 하면서 정치했으면 제가 지금까지 견딜 수 있었겠느냐. 제가 24년 정치했는데 이런 모욕적인 말은 처음 듣는다"고 맞섰다.
이에 한국당 김 의원은 "그러니까 증거를 내놓으라"고 자료제출 요구를 했다.
그러자 정 후보자는 "본 사람이라도 있어야죠. (증거를) 왜 내가 찾습니까? 근거를 가지고 (의혹을) 얘기해야한다"며 "최소한 근거를 가지고 하셔야지. 이건 도리가 아니다"라고 재차 강한 어조로 지적했다.
이 과정에서 여야 의원들 간 고성도 오갔다. 한국당 김 의원은 "관계인과 불편한 관계"라며 "세상 사람들이 의심할 수 있는 것"이라고 재차 주장했다.
이에 대해 더불어민주당 박광온 의원은 "헌법이 보장한 권한(면책특권) 뒤에 숨으면 안된다"며 "명확한 근거나 단서를 제기하면서 문제제기를 하면 긴장이 되겠지만 도대체 이게 뭐냐. 의혹 제기와 공상과학 쓰는 것은 다른 일"이라고 방어에 나서기도 했다.
이날 인사청문회는 야당이 '삼권분립 훼손' 논란, '재산 등 도덕'문제에 대한 공세를 이어갔지만, 뾰족한 의혹이 제기되지는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