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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급' 부동산 규제…정부 '채찍질'에 시장은 "지켜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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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유의 '대출금지'부터 보유세, 공시가 총망라
다주택자 집중 겨냥…사실상 '빨리 팔아라'
이틀 연속 고강도 조치…증권사 "수요 줄어 가격 잡힐것"
강남 부동산 "매도 문의 별로 없어…지켜보는 상황"
마포 부동산 "최근 구매 문의한 손님들도 걱정, 관망"

(그래픽=연합뉴스)

 

NOCUTBIZ
정부가 연이틀 발표한 '12.16 부동산 대책'은 대출 규제는 물론 공시가격 현실화와 보유세 인상 등을 망라한 고강도 규제 정책으로 꼽힌다. 주택 추가 구매를 막고 동시에 부동산 보유에 따른 세금 부담을 늘리는 등 다주택자를 겨냥했다.

'구매 수요가 줄어 부동산 가격이 잡힐 것'이란 평가가 나오는 가운데 우선 강남, 마포권 부동산 관계자는 "우선 매도자, 매수자 모두 지켜보겠다는 상황"이라며 "단기적으로 가격은 보합세가 될 것으로 보이지만 집값 하락까지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업계 전문가들은 "다주택자를 중심으로 절세(節稅) 성격의 매물이 시장에 나올 것"이라 보면서도 "투자 심리 위축과 집값 하락 등 장기적 효과는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 전대미문 '대출 규제' 포함한 18번째 부동산 대책

문재인 정부가 18번째 부동산 대책을 내놓았다. 참여정부가 내놓은 17개의 부동산 대책을 횟수로 뛰어넘은 이번 대책의 규제 강도는 사상 최고 수준으로 꼽힌다.

가장 눈에 띄는 점은 역시나 '대출 규제'다. 당장 투기과열지구 내 시가 15억 원을 넘는 아파트를 구입할 때 주택담보대출이 전면 금지된다.

이어 시가 9억 원 초과분의 주택담보대출비율(LTV)도 현행 40%에서 20%로 낮췄다.

쉽게 말해 시가 14억 원의 아파트를 산다고 가정하면, 14억 원 중 9억 원에 대해선 기존처럼 40%인 3억 6000만 원 대출이 가능하지만 초과분인 5억 원은 20%인 1억 원만 대출된다. 결과적으로 기존보다 1억 원 줄어든 4억 6000만 원만 빌릴 수 있게 됐다.
(그래픽=강보현PD)

 


전세 대출도 규제한다. 전세 대출을 받은 뒤 시가 9억 원이 넘는 주택을 사거나 2주택 이상 보유자가 되면 대출을 전면 회수한다. '갭 투기'를 차단하겠다는 의지로 보인다.

종합부동산세 세율도 조정된다. 1주택자에 대해서도 규제를 강화했고 특히 고가 아파트를 집중 겨냥했다.

1주택자는 0.1~0.3%P를 인상했고 다주택자는 0.2~0.8%P를 높여 최대 4%의 세율이 적용된다. 조정대상지역 2주택자의 종부세 세부담 상한도 현행 200%에서 300%로 올린다. 거주 목적의 집이 아니라면 서둘러 팔라는 정부의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

그러면서도 정부는 조정 대상 지역의 다주택자가 내년 상반기까지 집을 팔면 양도세 부담을 낮춰주겠다는 등의 유인책도 내놓았다. 다주택자가 내년 6월 말까지 조정대상지역 내 10년 넘게 보유한 주택을 팔면 양도세 중과를 배제하고 장기보유특별공제도 적용하기로 했다.

공시가격 현실화도 주요 대책으로 꼽힌다. 정부는 전날 '2020년 부동산 가격공시 및 공시가격 신뢰성 제고방안'을 발표하며 올해 공시가격 현실화율이 일정 수준에 미달한 주택을 대상으로 내년 공시가격을 끌어올리겠다고 밝혔다.

우선 9~15억 원 사이 공동주택 현실화율을 시세의 70%까지 끌어올리고 15억~30억 원은 75%, 30억 원 이상은 80%까지 현실화한다. 공시가격은 재산세와 보유세의 기준이 되므로 주택 보유자가 부담해야 할 금전 부담도 커질 전망이다.

◇ 이례적 고강도에…증권사 "가격 잡힐 것", 시장 "지켜보자"
(사진=연합뉴스)

 


통상 부동산 관련 대책이 나오지 않는 12월에 기습 발표된 이례적인 고강도 조치에 증권가는 '수요가 빠르게 줄어 주택 가격이 잡힐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고강도 조치가 사전 예고도 없이 발표된 것에 대해 '정부가 집값 안정에 강력한 의지를 드러낸 것'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정부 대책에 대해 시장은 다주택자를 중심으로 절세 차원의 매물이 시장에 풀릴 가능성이 높지만 이러한 흐름이 실제 투자심리 위축과 부동산 가격 하락으로 이어질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반응을 내놓았다.

이번 대책의 타깃이 된 서울 서초구의 한 부동산 관계자는 "아직 이것 때문에 집을 팔겠다는 사람이 나오진 않았다"며 "집을 사려던 사람도 선택을 잠시 미루면서 관망하는 상황에서 오히려 전세가격이 오를 가능성이 커보인다"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다주택자를 중심으로) 매물은 조금 나올 것 같긴 하지만 집 주인들이 값을 내리지는 않을 것 같다"며 "'세율이 또 바뀔지 모르니 정권이 바뀔 때까지 기다려봐야겠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다"고 말했다.

마포구의 한 부동산 관계자는 최근 부동산 구매를 문의한 사람들로부터 연락이 더 많이 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해당 관계자는 "주택을 사려고 한 사람들이 더 힘들어하는 모양새"라며 "대출은 안 되고 집값은 내려갈 것 같지 않은 상황이다 보니 구매하려는 분들도 불안해하며 지켜보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정부가 정책을 기습적으로 발표했는데 효과가 시장에 반영되려면 한두 달은 걸릴 것"이라며 "매수자가 없어지면 가격은 보합세로 이어지겠지만 폭락 등은 없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업계 전문가들도 단기적 효과는 기대되지만 장기적 상황은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민은행 박원갑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세금, 청약, 대출 등을 망라한 전방위 종합대책이며 또 사전 예고 없이 발표한 것도 효과 극대화를 노린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시장 추이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 위원은 "빠른 속도로 공시가격을 현실화해 재산세와 종부세 등 보유세 부담이 대폭 늘어날 것"이라며 "다만 한시적으로 양도세 혜택을 주는 만큼 (다주택자가) 일부 절세 개념의 매물이 나와 거래에 숨통이 트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NH투자증권 김규정 부동산 연구위원도 "전방위적 규제가 다시 나왔으니 수요심리도 일시적으로 관망세로 들어가고 다주택자에서 절세, 절약형 매물도 나올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이번 대책이 실제로 부동산 가격 하락이라는 장기적 효과를 낼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김 위원은 "지금까지 계속해 종합대책은 있었지만 '저금리 유동성' 기반의 투자 심리도 강력했다"며 "투자성이 떨어진다는 시장의 확실한 심리 판단이 나오거나 세금 부담에 대한 임계치가 가까워져야 수요 심리가 수그러들겠지만 당장 그럴 가능성은 낮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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