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 혐의를 받는 조폭 하수인 2명이 지난 5월21일 경기도 양주시내에서 사체가 있는 차를 버린 뒤 택시를 타고 달아나고 있다. (사진=자료사진)
50대 사업가 납치·살해 사건에 가담해 재판에 넘겨진 조폭 부두목의 하수인 2명에게 중형이 선고됐다.
의정부지법 형사합의11부(부장판사 강동혁)는 12일 강도살인, 사체유기, 공동 감금 등의 혐의로 기소된 피고인 김모(65)씨와 홍모(61)씨에게 각각 징역 12년과 징역 5년을 선고했다.
이들은 경찰에 검거된 이후 우발적으로 벌어진 일이라며 살인의 고의성을 부인했지만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은 피해자와 직접적인 원한이 없는데도 조직폭력배 부두목에게 돈을 받기로 하고 범행에 가담했다"며 "연락용 휴대전화를 미리 받는 등 계획적으로 범행했고, 폭행이 사망에 직접적인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어 "피해자의 피해는 어떤 방법으로도 회복할 수 없고, 시신 유기로 유족들이 상당히 큰 충격을 받았다"며 "여러 범죄 전과가 있는 점, 범행을 주도하지 않은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이날 재판부는 이들에게 직접적인 살해 의도가 없었다고 보고 강도살인 혐의는 무죄로 판단했으나 검찰이 예비적으로 제기한 상해치사 혐의는 유죄로 인정했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은 피해자를 사건 당일 처음 봐 살해 동기가 없고, 단지 돈을 받을 목적으로 감금하고 폭행했다"며 "확정적 또는 미필적으로나마 살인의, 고의가 없어 보이고 증거도 충분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지난 5월19일 광주광역시 서구의 한 노래방에서 호남지역 폭력조직 국제PJ파 부두목 조모(61)씨와 부동산 업자 박모(56)씨를 납치해 살해한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이들은 박 씨의 시신을 차량에 실은 채로 서울로 올라온 뒤 경기도 양주시 남방동의 한 공영주차장에 차량을 버리면서 시신도 유기한 혐의도 받고 있다.
발견 당시 박 씨의 시신은 두 손과 발이 묶여 이불로 덮여 있었고, 얼굴과 온몸엔 멍자국과 타박상 등 심한 구타 흔적이 확인됐다.
이들은 같은달 22일 시신 유기 장소 인근 모텔에서 수면유도제를 복용, 의식을 잃은 상태로 검거된 뒤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고, 범행을 시인하는 내용의 유서도 남겼다.
검찰은 지난달 15일 열린 결심 공판에서 이들에게 무기징역을 구형했다.
한편 사건의 주범으로 지목된 폭력조직 부두목 조모씨의 행방은 지금까지 오리무중이다. 경찰은 사건 발생 6개월이 넘도록 수사가 지지부진하면서 내년 종합공개수배 명단에 조 씨를 포함한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