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과 펠리페 6세 스페인 국왕이 23일 오후 청와대에서 정상회담 전 악수하고 있다. 펠리페 6세 국왕 내외는 문 대통령 초청으로 이날 국빈 방한했다. (사진=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은 23일 국빈 방한 중인 펠리페 6세 스페인 국왕과 청와대에서 정상회담을 열고 양국 관계 발전 및 실질협력 확대 방안 등을 논의했다.
양국 정상은 지난 1950년 수교 이래 정치, 경제, 문화, 인적교류 등 여러 방면에서 양국이 긴밀한 우호협력 관계를 발전시켜 온 점을 높이 평가했다. 특히 내년에 양국 수교 70주년을 맞아 호혜적 협력을 더 확대하기로 했다고 청와대 측은 설명했다.
이날 정상회담에서는 펠리페 6세 국왕은 한반도 평화를 위한 문 대통령의 의지와 노력을 평가했다.
이에 문 대통령은 스페인 정부가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 정착을 위한 우리 정부의 노력을 일관되게 지지해준 데 대해 사의를 표했다.
특히 문 대통령은 이번 국빈 방한에 스페인 외교장관인 조셉 보렐 폰테예스 신임 유럽연합(EU) 외교안보정책 고위 대표가 동행한 만큼 스페인은 물론 EU에서도 한반도 평화 문제에 대한 관심이 확산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과 펠리페 6세 국왕은 세계적 건설 강국인 두 나라의 건설업체가 그동안 아프리카와 중동 등 제3국에 공동으로 진출해 협력 사업을 해온 점을 높이 평가하면서 이런 협력을 더 늘려가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올해 9월 현재 양국 건설사가 협력해 제3국에 공동으로 진출한 사례는 총 23개국 56건으로, 공사액은 총 129억 달러에 달한다.
청와대 고민정 대변인은 "스페인은 해외건설 매출액이 1~2위를 다툴 만큼 건설강국"이라며 "특히 미주와 중동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또 "한국은 중동과 아태시장에서 신뢰가 높다"며 "스페인과 한국이 건설분야 공동진출 성과들이 많다. 사우디아라비아의 메트로 건설과 호주 도로공사, 터키와 베네수엘라, 오만의 정유공장 건설 등이 좋은 예"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양 정상은 양국 국민 간 활발한 교류 및 소통 증진이 필요하다는 데 공감하고 지난해 발효된 워킹홀리데이 협정 등을 계기로 양국 간 인적 교류가 더 확대되기를 희망했다.
문 대통령은 내년 1월 스페인 국제관광박람회에 한국이 주빈국으로 참가하게 된 것을 환영하면서 스페인에서 한국의 매력이 많이 알려져 더 많은 스페인 국민이 한국을 찾기를 바란다고 언급했다.
스페인 국제관광박람회는 베를린 국제관광박람회, 런던 국제관광박람회와 함께 세계 3대 국제관광박람회로 꼽힌다.
지난 2016년에 주빈국 제도를 도입한 후 동아시아 국가 중에서는 한국이 처음으로 주빈국으로 참가한다고 고 대변인은 설명했다.
정상회담 종료 후 양국은 문 대통령과 펠리페 6세 국왕 임석하에 '2020-2021 한국·스페인 상호 방문의 해를 포함한 관광 분야 협력 양해각서(MOU)',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스페인 무역투자진흥청(ICEX) 간 협력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저녁 청와대에서 펠리페 6세 국왕 내외와 스페인 대표단을 환영하는 만찬을 개최하는 데 이어 24일에는 한·스페인 비즈니스포럼에 펠리페 6세 국왕과 함께 참석해 양국의 미래지향적 경제협력 방향에 대해 연설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