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국무총리가 나루히토(德仁) 일왕의 즉위식에 참석하기 위해 22일 오후 일본 도쿄에 있는 고쿄(皇居)의 규덴(宮殿)에 도착해 이동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낙연 국무총리는 일본 나루히토(德仁) 일왕의 즉위식이 열린 22일 밤 일본 도쿄의 고쿄(皇居)에서 열린 궁정 연회에 참석해 "레이와(令和)의 새로운 시대에 일본 국민이 더욱 행복해지기를 기원한다"고 전했다.
국무총리실은 이 총리가 이날 열린 궁정 연회에 참석한 자리에서 나루히토 일왕을 만나 이같이 인사를 전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이 총리는 나루히토 일왕에게 "문재인 대통령이 축하 친서를 보냈다"고 소개했다.
우리 정부가 오는 24일 아베 총리의 면담에서 그에게 전달할 친서와는 별도로, 나루히토 일왕에게도 친서를 전달한 것은 이웃 나라의 경사를 축하함과 동시에 한일 관계를 개선하고자 하는 강한 의지로도 읽혀진다.
22일 도쿄 신오쿠보의 한인상가를 방문한 이낙연 국무총리가 우리 교민들과 일본 시민들에게 둘러싸여 있다. (사진=국무총리실 제공)
이를 위해 이낙연 총리는 23일 아침 일찍부터 일본 정재계의 대표적인 인사들을 만나는 바쁜 일정에 들어간다.
그는 이날 오전 7시 30분부터 대표적인 지한파인 일한의원연맹의 누카가 후쿠시로 회장과 가와무라 다케오 간사장을 만날 예정이다.
오후에는 일본 자유민주당(자민당)과 연립정권을 이루고 있는 공명당의 야마구치 나쓰오 대표, 제1야당인 입헌민주당의 에다노 유키오 대표 등을 만나 면담할 예정이다.
또 도쿄 게이오대학에서 현지 대학생들과도 만난 뒤 재일본대한민국민단(민단)과 한인회, 독립유공자 후손 등 현지의 우리 동포들을 만나는 오찬 간담회를 열고 한국어를 배우는 일본 수강생 등도 만날 예정이다.
여기에 더해 현재 도쿄올림픽 조직위원장을 맡고 있는 모리 요시로 전 일본 총리와도 만나 오랜 기간 한일 교류의 토대를 쌓아 온 노력과 역할에 감사의 뜻을 표할 예정이다.
방일 마지막 날인 24일 오전에는 아베 총리와 짧게 면담을 할 예정이다. 국무총리실은 이 총리가 이날 문재인 대통령의 친서를 아베 총리에게 전달할 예정이라고 공식 확인했다.
친서의 내용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아베 총리와의 면담 이후 문재인 대통령의 메시지를 받아든 그의 반응에 따라 한일정상회담이 열릴 수 있다는 예상도 나오고 있다.
아베 총리 또한 지난 16일 참의원(상원) 예산위원회에서 "우리는 대화를 항상 계속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생각하고 있다"며 "우리는 그런 기회를 닫을 생각이 전혀 없다"고 언급하는 등 전보다는 다소 유화적인 제스처를 보인다는 점도 이같은 예측의 근거가 되고 있다.
다만 현실적으로 한일 정부의 입장 차가 너무 커, 바로 정상회담이 열리기보다는 문제 해결의 단초를 만드는 데 그칠 것이라는 관측이 아직은 주류다.
아베 총리를 만난 뒤에도 이 총리는 일본 경제단체연합회(경단련)의 나카니시 히로아키 회장과 일한경제협회 사사키 미키오 회장 등 주요 경제인들과 만나 오찬을 하고, 일본 중의원(하원)의 쓰치야 시나코 의원을 만난 뒤 귀국할 예정이다.
방일 첫날부터 시작된 바쁜 일정을 통해 일본 국민들, 그리고 정재계 인사들과 소통하며 '공공 외교'를 펼치겠다는 행보로 해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