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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영조 "2시간 벽 깨진 마라톤, 이런 날 올 줄 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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킵초게 기록, 공식대회서도 나올것
5명 이상 페이스메이커 도움 받은듯
마라톤, 강한 정신력 요구..30이 전성기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황영조 선수(바르셀로나 마라톤 우승)

여러분, 인간의 한계는 어디까지일까요? 마라톤 코스 하면 마의 2시간대라는 말이 있었습니다. 어떻게 해도 인간이 2시간대를 깰 수는 없다. 이런 거였는데... 깨졌습니다. 케냐의 마라토너 엘리우드 킵초게라는 선수가 마라톤 풀코스 42.195km를 1시간 59분 40초 만에 완주했습니다. 이걸 산술적으로 계산을 해 보면 100m를 17초씩 쉬지 않고 계속 달린 게 되는 거랍니다. 어떻게 이럴 수가 있죠? 오늘 화제의 인터뷰.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 마라톤 금메달의 주인공이죠. 황영조. 지금은 국민체육진흥공단 마라톤 팀의 감독이세요. 황영조 감독 연결해서 얘기 좀 나눠보겠습니다. 황 감독님, 안녕하세요?

◆ 황영조> 반갑습니다. 안녕하십니까.

◇ 김현정> 2시간 벽이 드디어 깨졌다. 이 뉴스 듣고 처음에 어떠셨어요?

◆ 황영조> 요즘 워낙 마라톤 기록 단축이 좀 빨라지다 보니까 나올 수 있다라고는 생각했는데, 좀 아쉽게도 비공인 세계 기록으로 나왔고요. 일단 킵초게 선수가 작년에 베를린 마라톤에서 2시간 1분 39초로 지금 세계 기록을 가지고 있는 상태에서 뛴 기록이라서 곧 공식적으로 세계 기록이 좀 나오지 않을까라는 그런 기대를 하고 있습니다.

엘리우드 킵초게가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린 이네오스 1:59 챌린지에서 마라톤 풀코스를 1시간 59분 40초에 주파한 뒤 전광판을 가리키고 있다. 빈=AP 연합뉴스

 


◇ 김현정> 한마디로 놀랐다? 아니면 이럴 줄 알았다? 뭐예요?(웃음)

◆ 황영조> 나올 거라고는 생각을 했지만 빨리 나오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에요.

◇ 김현정> 아, 예상했던 것보다 빨리 나왔다... 그러면 언제쯤이라고 예상하셨어요?

◆ 황영조> 며칠 전에 있었던 베를린에서 또 킵초게 선수의 기록 2초를 못 깬 에티오피아 선수가 있었습니다, 베켈레 선수라고. 나이는 좀 있습니다마는... 그러다 보니까 올해는 제가 볼 때는 킵초게 선수와 베켈레 선수가 베를린 마라톤에서 함께 뛰었다면 2시간 1분 이내의 기록으로 아마 들어가지 않았을까 라는 생각을 해 보고요. 그리고 저희 선수들이 연습을 할 때 보통 연습 때는 페이스메이커와 같이 옆에서 지원을 받으면서 훈련을 합니다. 그때 그 예상 기록이 대회에서도 바로 연결되는 거거든요. 물론 페이스메이커라든가 레이스 대회에서 뛴 거지만 일단 59분 40초의 기록은 상당한 기록인데 그 기록이 결과적으로 공인 대회에서도 충분히 나올 수 있다고 저는 보고 있습니다.

◇ 김현정> 이번에 비공인이라고 하는 이유는 어떤 최적의 조건, 뛰기 좋은 조건을 만들어주고 뛰어서 그런 거죠?

◆ 황영조> 그렇죠. 일단은 누군가의 도움을 받게 되면 마라톤은 실격 처리가 됩니다. 그런데 이번 레이스는 옆에 있는 페이스메이커들의 도움을 많이 받은 상태고요.

◇ 김현정> 한 5명이 같이 뛰더라고요, V자 그리면서...

◆ 황영조> 그렇죠. 한 7명, 5명 정도가 계속 로테이션으로 돌리면서 그룹이 돼서 도움을 줬고요, 중간 중간 들어가서.

◇ 김현정> 그게 영향이 커요? 페이스메이커가 같이 달려주느냐, 안 달려주느냐가?

(빈 EPA=연합뉴스) 엘리우드 킵초게(하얀색 유니폼)가 12일(현지시간) 오스트리아 빈 프라터 파크에서 열린 'INEOS 1:59 챌린지'에서 페이스메이커들과 역주하고 있다.

 


◆ 황영조> 그렇습니다. 만약에 예를 들어서 앞에서 바람이 불 수 있지 않습니까. 그랬을 경우에는 앞의 바람을 좀 막아주는 게 일단 뒤에 있는 선수는 도움이 되는 거죠. 그리고 일단 이번 레이스는 공식 대회가 아닙니다. IAF 국제육상연맹에서 인정한 공식 대회가 아닌 일반 이벤트 레이스로서 뛴 거기 때문에 일단 공인을 받을 수가 없는 거고요. 그렇지만 이것을 그냥 훈련이라고 생각할 수 있는 거거든요. 그렇게 본다면 일단 대회에서도 그런 기록이 나올 수가 있다고 볼 수가 있겠죠.

◇ 김현정> 아니, 이게 공식 대회에서 뛴 건 아니라서 조금 아쉽지만 공식 대회에서도 곧 깨질 거다. 그렇게 말씀하셨는데 저는 너무 놀랐던 게 이걸 계산해 보면 100m 달리기를 17초로 끊는 속도로 42.195km를 달린 거다... 와, 어떻게 인간이 어떻게 이게 가능하죠? 저는 100m만 뛰라고 해도 17초 안에 못 뛰는데.

◆ 황영조> 그런데 지금 세계 마라톤의 흐름을 볼 때 5000m, 1만 미터 기록을 보면서 우리가 생각을 해야 되는 거거든요. 지금 한국 마라톤 같은 경우에는 지금 현재 선수들이 13분대도 사실 들어가는 선수가 지금 현재 없습니다. 시즌 베스트 기록을 볼 때는 14분대 기록 가지고... 5000m를 14분 페이스로 뛰는데. 그런데 1만 미터 같은 경우는 29분대 겨우 들어갑니다, 지금. 보통 30분대를 뛰고 있는데 지금 세계마라톤의 어떤 기록이라든가 상황을 보면 그냥 5000m는 12분대의 기록을 가지고 있고요. 1만 미터는 26분대에서 뛰고 있습니다. 이걸 가지고 연결을 시킬 경우에는 지금 하프 같은 경우에는 올해 58분 01초가 나왔습니다. 그러면 풀코스를 배로 계산할 경우에는 지금 2시간 이내에 그냥 바로 들어간다는 건데 문제는 30km 이후부터 상당한 체력 저하를 가져오는 게 마라톤 대회거든요. 그게 숙제가 되는데, 선수들이 지금 2시간 이내에 뛸 수 있는 스피드를 갖추고 있다. 단, 체력만 갖춰진다면 2시간대는 무난하게 들어올 수 있는 상황이 됐다. 그런 분위기가 만들어졌다라고 보시면 됩니다.

 

◇ 김현정> 진짜 인간의 한계는 어디까지인가 싶은데요. 이번에 기록 세운 엘리우드 킵초게라는 선수, 어떤 선수인가 봤더니... 1984년생이고 36살, 키 167cm에 몸무게 52kg... 그냥 이렇게 딱 봐가지고는, 올해 36살인데 이게 어떻게 가능하지 싶은데 어떤 선수예요?

◆ 황영조> 일단은 킵초게 선수는 이전 2016년 리우올림픽에서 마라톤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입니다. 장거리에서 마라토너로 전향해서 이제 막 계속 꽃을 피우고 있는 그런 상황이고요. 저 같은 경우에는 일찍 금메달을 땄습니다마는 마라톤은 한 서른이 넘어야 전성기를 구가하는 종목입니다. 자신과 싸워야 되고 강한 정신력을 요구하는 그런 운동이기 때문에 나이를 좀 먹어야지만 좀 잘 뛸 수 있는 그런 스포츠거든요. 그래서 지금 얼마 전에 있었던 에티오피아의 베켈레 선수가 2초 부족하게 2시간 1분 41초를 뛰었는데 이 선수도 나이가 킵초게랑 비슷합니다. 지금 5000m, 1만 미터에서 올림픽 금메달을 따고 세계선수권대회에서 메달을 딴 이런 선수들이 마라톤으로 전향하면서 지금 30대 중반들의 세계기록들이 많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 김현정> 황영조 감독님은 기록을 어디까지 세우시고 그만두셨죠?

1991년 영국 셰필드 하계유니버시아드 마라톤에서 황영조가 1위로 골인하고 있다. 황영조는 이듬해 바르셀로나올림픽 마라톤에서 한국 국적으로 사상 첫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사진=저작권자(c)연합뉴스.무단전재-재배포금지)

 

◆ 황영조> 저는 2시간 8분 9초가 제 최고기록입니다.

◇ 김현정> 나도 이때 태어나서 이렇게 활동했다면 2시간 한번 깨볼 텐데... 뭐 이런 생각은 혹시 안 드세요?

◆ 황영조> 그 2시간이라는 것은 상당히 참 대단한 기록이라서. 제가 뛸 때는 2시간 10분 벽을 돌파하면 당시 분위기는 세계적인 선수였고요. 세계기록이 2시간 6분 50초였기 때문에 10분 벽만 돌파해도 잘 뛰는 세계적인 선수라고 얘기했는데 이제는 옛날 얘기가 돼버린 거죠. 이제는 2시간 언저리에 들어와야지만 세계적인 선수가 되기 때문에 지금 현재 마라톤은 이제 지구력의 대회에서 스피드화 돼 있다라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 김현정> 알겠습니다. 여기까지 설명 듣고요. 우리 황 감독님 말씀하신 것처럼 공식 대회에서 2시간 벽을 깨는 그 모습도 곧 좀 볼 수 있기를 기대해 보겠습니다. 오늘 고맙습니다.

◆ 황영조> 감사합니다. (속기=한국스마트속기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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