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오후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 앞에서 열린 ‘검찰 개혁 사법적폐청산 촉구 촛불 문화제’에서 시민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박종민 기자/자료사진)
'검찰개혁' 방안을 마련하라는 문재인 대통령의 지시가 내려오자, 검찰 내부에서는 지시 전달 방식에 아쉬움을 나타내는 분위기다.
문 대통령은 30일 청와대에서 조국 법무부 장관으로부터 업무보고를 받는 자리에서 "국민으로부터 신뢰받는 권력기관이 될 수 있는 방안을 조속히 마련해 제시해주길 바란다"며 검찰에 지시했다.
지난 28일 서울 서초동에서 '검찰 개혁' 및 '조국 수호' 등을 외친 대규모 집회가 열린 직후 대통령이 검찰총장에 개혁 방안을 구체적으로 마련할 것을 직접 주문한 것이다.
문 대통령은 그러면서 "검찰 개혁을 요구하는 국민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면서 검찰 내부의 젊은 검사들, 여성 검사들, 형사부와 공판부 검사들 등 다양한 의견을 수렴할 것"을 요구했다.
검찰 내부에서는 검찰총장이 없는 법무부장관 업무보고 자리에서 검찰 개혁 지시를 내린 방식에 문제를 제기하는 분위기다.
한 검찰 관계자는 "검찰개혁에 총장이 반대한 적도 없고, 어제 대검찰청에서 공식 입장도 냈는데 또 무엇을 하라는 건지 모르겠다"면서 "총장이 있는 자리에서 직접 지시를 했어야했다"고 말했다.
앞서 대검은 전날 "검찰개혁을 위한 국민의 뜻과 국회의 결정을 검찰은 충실히 받들고 그 실현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다른 검찰 관계자 역시 "지시에는 따라야한다"면서도 "그런데 총장님도 명을 받들어 조 장관처럼 전국투어를 하면서 검사와의 대화를 해야 하느냐"며 불만을 토로했다.
조 장관은 취임 이후 의정부지검과 천안지청 등을 돌며 평검사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는데, 검찰 내부에서는 '보여주기 식 행사'라며 비판적으로 바라보는 시선이 적지 않다. 사실상 인사권을 쥐고 있는 장관 앞에서 평검사들이 얼마나 속마음을 내보일 수 있겠냐는 것이다.
대검 역시 아직까지도 공식 입장을 내는데 신중한 분위기다.
대검 관계자는 "대통령 말씀에 대해 구체적인 개혁 추진 방향, 방식 등에 대해 검토가 필요한 상황"이라며 이같이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