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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 '文, 뻔뻔스러운 사람' 北 비난에 '발끈'…경고 성격의 이례적 대응
오전까지 입장 내놓지 않다가 오후에 청와대·통일부 동시 유감
靑 "성숙한 남북관계 발전에 도움 안 된다"
통일부 "우리민족 최대 경사인 광복절 다음 날 험담, 깊은 유감"
올해 8차례 단거리 발사체 도발과 대남 비난에도 '로우키' 대응
방치할 경우 북미대화 재개 이후에도 남한만 배제되는 '통미봉남' 우려

청와대. (사진=황진환 기자/ 자료사진)

 

청와대가 북한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의 문재인 대통령 비난에 "성숙한 남북관계 발전에 도움이 안 된다"며 이례적으로 대응한 것은 일종의 경고 성격으로 읽힌다.

청와대 관계자는 16일 오후 기자들과 만나 "세 차례의 남북정상회담과 합의정신을 고려할 때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을 위해서 남북관계가 한 단계 발전해야한다고 본다. 이를 위해 대화와 협력이 더욱 중요하다"며 "그런 점에서 조평통 담화는 성숙한 남북관계 발전에 도움이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불만스러운 일이 있더라도 대화를 어렵게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앞서 이날 오전 북한 조평통은 대변인 명의의 담화문을 통해 문 대통령을 '남조선 당국자'로 지칭하면서 "아랫사람들이 써준 것을 그대로 졸졸 내리읽는 남조선 당국자가 웃기는 사람", "정말 보기 드물게 뻔뻔스러운 사람", "북쪽에서 사냥 총소리만 나도 똥줄을 갈기는 주제에..." 등 '막말'을 써가며 비난했다.

북한은 또 같은 날 오전 강원도 통천 북방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단거리 탄도미사일로 추정되는 발사체 2발을 쐈다.

청와대는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주재로 긴급 NSC 상임위원회 회의를 열고 "북한이 한미연합지휘소훈련을 이유로 단거리 발사체를 연이어 발사하고 있는 행위가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을 고조시킬 우려가 있으므로 이를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고만 밝혔을 뿐 조평통 담화문은 언급하지 않았다.

남북관계 주무 부처인 통일부 역시 이날 오전에는 "우리는 판문점선언과 9·19 평양공동선을 철저히 이행해 나간다는 일관된 입장을 견지하고 있으며, 한반도 평화 정착과 남북관계 발전을 위한 우리의 이러한 노력에 북측도 적극 호응해 올 것을 촉구한다"라고만 밝혔다.

하지만 오후 들어 문 대통령을 겨냥한 조평통의 담화 수위에 대해 어떤 방식으로든지 대응해야 한다는 기류가 청와대와 정부 내에 형성된 것으로 전해졌다.

청와대 관계자가 이날 오후에 "성숙한 남북관계 발전에 도움이 안 된다"는 메시지를 내놓은 시각에 통일부 역시 조평통에 유감을 표했다.

통일부 당국자는 기자들과 만나 "조평통 대변인 담화와 관련해 몇마디 드리겠다"며 "북한이 우리민족 최대 경사인 광복절 다음 날 험담을 한 것에 대해서 깊은 유감"이라고 말했다.

이 당국자는 "북한이 오늘 우리를 비난한 것을 보면 공식 입장 표명이라 보기에는 도를 넘은 무례한 행위라고 생각한다"며 "앞으로 남북관계를 발전시켜 나가고 한반도에 평화를 정착시키는 과정에서 남북이 상호 존중하는 기초 위에서 지킬 건 지켜가는 그런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일침을 놨다.

지난 2월 하노이 2차 북미정상회담이 '노딜'로 결론난 뒤 북한은 남한에 대한 비판 수위를 높여왔지만, 청와대와 정부는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은 것과 비교하면 다소 공격적 대응이다.

한미연합지휘소 훈련 첫 날인 지난 11일에는 북한 외무성 권정근 미국담당 국장이 담화 형식으로 청와대를 비롯해 정경두 국방부 장관의 실명까지 거론하며 원색적인 비난을 쏟아냈다.

권 국장은 6·30 판문점 남북미 정상회동이 성사되기 사흘 전인 6월 27일에도 담화문을 통해 "조미 대화의 당사자는 우리와 미국이며, 적대관계의 발생 근원으로 보아도 남조선 당국이 참견할 문제가 아니다”라고 남한을 겨냥했다.

당시에도 청와대와 정부는 이렇다할 반응을 내놓지 않았다.

이에 따라 청와대와 통일부가 이날 조평통 담화문에 대해 동시에 유감을 표한 배경에는 긴밀한 사전 조율을 통해 문 대통령까지 조롱하는 북측에 경고의 메시지를 낼 필요가 있다는 결론에 도달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특히 올해 들어 8차례나 계속된 북한의 단거리 발사체 발사에도 불구하고, 정부가 북미 비핵화 협상 재개를 위해 '로우키'로 대응한 것이 북한에 잘못된 신호를 줄 수 있다는 내부 판단도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와 함께 문 대통령까지 겨냥한 원색적 비난에 가까운 북측의 담화문이 반복되고 이를 방치할 경우, 북미대화 재개 이후에도 남한만 배제되는 일명 '통미봉남'(通美封南·미국과 소통하고 남한은 배제)이 현실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작용한 것으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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