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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먼저라더니…외면 말라" 탈북민 母子 죽음에 커지는 호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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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청원서 "사각지대 사람들 외면 말라… 기존 정책·복지 잘 운영되길"
탈북민 "모자가 아사한 것이라면 우리 사회가 굶겨 죽인 것"
"정부는 왜 체크 못 했나… 적극적 복지 행정 부재 아쉬워" 의견도

16일 서울 종로구 교보문고 근처에 아사 추정 탈북민 모자를 위한 분향소가 설치돼 있다. 이 분향소는 북한인권단체총연합 등 탈북민 단체와 북한인권단체 회원들이 세웠다. (사진=박종민 기자)

 

탈북민 모자(母子)가 숨진 지 수개월 만에 발견된 가운데 탈북민들은 "복지 사각지대에서 빈곤에 허덕이는 사람들을 외면하지 말아달라"고 입을 모았다.

서울 종로구 교보문고 근처에 탈북 모자를 위한 분향소를 세운 NK지식인연대 김흥광 대표는 17일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모자가 모두 굶어서 죽었다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면서도 "만약 둘 다 아사(餓死)한 것이 맞는다면 그건 우리 사회가 굶겨서 죽인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김 대표는 "경찰·복지사 등 공적으로 모자를 위해 일하는 사람이 있었음에도, 결국 돈을 받기 위한 목적으로 집을 방문한 수도 검침원에게 시신이 발견됐다는 사실이 경악스럽다"라면서 "검침원까지 없었다면 그 누구도 모자를 안 찾았을 것 아니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윗사람들이 '사람이 먼저'라고 말하면서도 남북관계 때문에 탈북자들을 애써 외면해 온 것은 아닌지 묻고 싶다. 윗사람들이 그러는데 아랫사람들이 적극적으로 탈북민을 관리하겠느냐"고 따졌다.

그는 "탈북자라고 특수한 대우를 원하는 게 아니다. 이런 상황은 피할 수 있도록 최소한의 관심은 가져줬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다른 탈북민 커뮤니티 사무국장 역시 모자의 변사 소식을 듣고 "동사무소 복지과 등에 가서 상담을 받아 기초생활보장 수급을 받았으면 넉넉하지는 않더라도 기본적인 삶은 가능했을 텐데 너무 안타깝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동사무소나 복지센터 등에서 왜 이런 부분을 체크하지 못했는지…"라며 적극적인 복지의 부재를 아쉬워했다.

한편 청와대 국민청원에도 "사각지대를 외면하지 말아달라"는 내용의 글이 올라왔다.

15일 청와대 홈페이지에는 '어린 아이가 아사로 죽었습니다'는 글이 올라와 이날까지 약 1900명의 동의를 받았다.

본인을 '탈북민이자 5살 된 남자아이를 키우고 있는 주부'라고 밝힌 글쓴이는 "대통령님 왜 대한민국 국민이 굶어 죽어야 합니까? (탈북민은) 사람답게 살려고 목숨 걸고 대한민국으로 온 것뿐"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동물보호법도 있는 나라에서 사람이 보호받지 못하고 이렇게 죽어 나가는 것이 저로서는 이해 불가"라며 "대통령님의 '사람이 먼저다!'라는 말씀이 무색하게 느껴진다"고 적었다.

이어 "제발 사각지대에 있는 사람들을 외면하지 말고 이미 시행되고 있는 정책과 복지들이라고 잘 운영될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글을 끝맺었다.

앞서 10년 전 탈북해 한국에서 거주하던 탈북민 한모(41)씨는 아들 김모(6)군과 함께 지난달 31일 서울 관악구 은천동 임대아파트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에 따르면 이 모자의 시신은 이미 상당히 부패가 진행된 상태였다. 수도 검침원이 계량기를 확인하러 갔다가 "이상한 냄새가 난다"고 관리사무소에 얘기하면서 뒤늦게 발견됐다.

경찰 관계자는 "타살이나 자살 정황이 없어 정확한 사인을 확정할 수 없다"며 "사망 원인을 밝히기 위해 부검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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