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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서울대, 반지성의 요람이 되려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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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영한 칼럼

(사진=자료사진)

 

서울대 미술대학 소속 한 대학원생의 죽음을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서울대 미술대학 석사과정을 밟다 지난 5월에 스스로 목숨을 끊은 학생은 발견 당시 만해도 유서 등 유품에서 이상한 점을 찾지 못해 단순 자살로 종결 처리됐다.

하지만 최근 유족들이 숨진 학생의 컴퓨터 저장 자료를 확인하면서 단순 자살로 보기엔 미심쩍은 정황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CBS 노컷뉴스 보도(관련기사 : 서울대 대학원생 아들, 학내 따돌림으로 숨진 것)에 따르면 유족들이 확보한 고인의 각종 메모와 기록 등엔 '학내 따돌림'의 충격적인 정황이 적나라하게 담겨있다.

대학원 입학 직후 소속 대학원의 한 교수는 신입생 환영회 자리에서 숨진 학생에게 "난 너를 뽑지 않으려 했다"고 말했다고 한다.

사석도 아닌 공개석상에서 스승으로서 할 발언인지 놀라 울 뿐이다. 만약 잘 못 선발했다면 그것은 학생의 문제가 아니라 해당 학과와 교수들의 책임이 아닌가.

또 같은 대학원의 동료로부터는 "서울대 학부 학생이 올 자리인데, 너 때문에 못 왔다"거나 작품 전시회 때엔 "우리학교 출신이 아니다"는 말까지 들었다고 한다.

'서울대 순혈주의' 문화에 기인한 배제와 차별이 아닌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지성의 전당인 대학, 그것도 대학원에서는 도저히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다.

숨진 학생은 미국의 명문 시카고 예술대학를 졸업한 전도유망한 예술가 지망생이었다. 만약 유족의 주장대로 편협하고 폐쇄적인 학내 따돌림이 있었다면 심각한 범죄행위이다.

경찰은 사건의 원인과 배경에 대해 재수사하고 진상을 규명해야 할 것이다.

'서울대 순혈주의'의 문제와 폐해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더불어 민주당 안민석 의원이 2017년도에 조사한 바에 따르면 서울대 전임교원 10명중 8명이 서울대 학사 출신이다. 여기에다 서울대 출신 비율이 70%이상인 학과가 95%에 달한다고 한다.

정부가 나서 서울대 출신의 독식을 막으려 했지만 관련 법령의 허점을 이용하면서 '서울대 순혈주의'는 개선되지 않고 있다.

오히려 서울대 학부에는 '지균충(지역균형선발전형입학생)'이니 '기균충(기회균등선발전형입학생)'이니 하는 차별적 신분주의가, 사회적으로는 '학벌지상주의'가 확대 재생되고 있을 뿐이다.

동종교배의 끼리끼리 문화에서는 새로운 학문도, 시장 경쟁력도 창출할 수 없다. 다양한 융합과 통섭만이 능력 있는 인재 육성도, 사회적 번영도 가능하다.

서울대의 진지한 각성과 성찰을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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