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자료사진)
레스토랑 사장 A씨는 여성 직원에게 나이를 물어보며 "내 나이가 조금만 적었어도 아내 삼고 싶다"고 말하는가 하면, 다른 직원에게는 여러 차례 거절하는데도 불구하고 손에 생크림을 짜 주면서 "핥아 먹어보라"고 지시하기도 했다. 애인이 있는 여성 직원에게는 "뽀뽀해봤냐?"고 물었다.
공직유관단체장 B씨는 직원들이 있는 자리에서 여성의 신체부위를 뜻하는 단어로 말장난을 하고, 회식자리에서는 일부러 자기 옆에 여성 직원을 앉게 한 뒤 "여자가 술을 따라야 맛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 같은 직장내 성희롱에 따른 피해를 호소하며 구제를 신청하는 사례가 빠르게 늘고 있다. 10일 국가인권위원회의 성희롱 진정사건 접수 현황 자료를 보면 2017년 인권위가 접수한 성희롱 진정사건은 296건으로 전년(205건) 대비 44.3% 늘었다. 10년 전인 2007년(165건)과 비교하면 80%가량 급증했다.
접수한 성희롱 진정사건 대부분은 직장 내 위계관계에 의한 게 가장 많았다. 인권위가 2004년부터 지난해까지 권고했던 209건의 성희롱 권고사건 중 직접고용 상하관계는 65.6%로 직접고용 동료관계 7.2%보다 10배 가량 높았다.
성희롱을 한 당사자의 직위는 대표자, 고위관리자, 중간관리자가 63.6%로 가장 많은 반면 피해자는 평직원이 72.5%로 가장 많았다.
성희롱이 이뤄진 곳도 공기업과 사기업, 직장 안팎을 가리지 않았다. 권고사건의 63.2%가 기업이나 단체 등 사적 부문에서 발생했으며, 학교나 공공기관, 국가기관, 자치단체 등 공공영역도 36.8%로 적지 않은 수준이었다.
성희롱 발생 장소는 직장내(44.6%)가 가장 많았고 회식 장소(22.3%)가 뒤를 이었다.
성희롱 유형별로는 신체접촉을 포함한 성희롱이 54%로 절반을 넘었으며, 언어에 의한 성희롱도 42.1%로 집계됐다.
인권위는 2007년부터 이같은 통계와 사례를 엮은 '성희롱 시정 권고 사례집'을 발간하고 있다.
인권위는 "오늘날 성희롱 문제는 권력 관계에서 발생한 성차별이자, 성적 괴롭힘이라는 사회적 인식이 확장하고 있다"며 "그럼에도 성희롱 사건이 끊이지 않아 예방하고 시정을 위한 인식 개선과 교육이 필요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