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외교 최악의 날이냐 노벨평화상 감이냐...판문점 회동, 美 정치쟁점 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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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9-07-03 0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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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회 위원장,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판문점에서 회동이 이루어진 30일 서울역 대합실에서 시민들이 관련 뉴스를 보고 있다. 박종민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판문점 회동이 대선 국면으로 접어든 미국 정치권에서 논란거리로 떠올랐다.

야당인 민주당은 미국의 외교정책이 장기적 안목 없는 리얼리티 TV쇼로 전락했다고 비판한 반면, 트럼프 행정부 측은 판문점 회동이 평화를 가져오기 위한 행보라며 노벨 평화상 감이라고 반박하고 나섰다.

척 슈머 미국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는 1일(현지시간) 저녁 미국CNN 방송에 출연해 “그(트럼프 대통령)는 독재자를 숭배한다”며 “그는 법치가 무엇인지, 민주주의가 무엇인지에 대한 원칙도 없고, 장기적으로 보면 미국 외교사에서 그것(판문점 회동)은 최악의 날 중에 하나였다”고 비판했다.

슈머 대표는 “독재자를 칭찬하고, 외교정책을 뒤흔들어놓으면서, 그가 북한 땅을 밟고 한 일이라고는 김정은을 친구로 부르고 어깨를 두드리면서 김정은이 원하는 것을 준 것 뿐이며, 그 대가로 아무 것도 받아온 것이 없다. 완전히 빈손으로 돌아왔다”고 독설을 날렸다.

그는 그러면서 “이것은 리얼리티 쇼 외교정책”이라고 규정하면서 “그는 사진찍기 행사를 원했고, 히트를 치고 싶었을 뿐이다. 전략도 없고, 장기적으로 어디로 갈지 감도 없다”고 지적했다.

판문점 회동이 장기적 안목 없이 잠시 동안의 관심끌기용 사진찍기 행사로 계획됐을 뿐이어서 장기적으로 보면 미국의 대외정책에 나쁘게 작용할 것이라는 주장이다.

그러자 다음날인 2일 켈리언 콘웨이 백악관 선임고문은 폭스뉴스와의 인터뷰를 통해 척 슈머 대표의 발언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콘웨이 고문은 “오바마 대통령이 노벨 평화상을 받았고, 트럼프 대통령도 실제로 노벨 평화상으로 가는 길 위에 있다”고 말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적어도 지도자들과 만나 다른 나라들과 이야기하고, 자신이 할 수 있는 곳에 평화를 가져오기 위해 노력하며, 제재가 계속 유지되는 동안 실제로 핵 역량을 줄여야할 의무가 있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의무를 다하고 있으며, 판문점 회동은 한반도 평화를 증진시켜 노벨 평화상을 받을 가치가 있는 정도의 행동이라고 항변하고 나선 셈이다.

사실 트럼프 대통령 스스로도 현직 대통령 가운데 자신이 처음으로 북한 땅을 밟았다는 점을 치적으로 내세우며 대선에서 이슈화를 시도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특히 전임 오바마 행정부에서 북핵 문제에 대해 아무런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는 점을 강조해, 오바마 대통령과 함께 국정을 이끌었던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을 정면으로 겨누고 있다.

자신의 대북 성과를 부각시켜 민주당에서 가장 지지율이 높은 대선주자인 바이든 전 부통령의 아픈 곳을 공략하고 있는 셈이다.

그는 앞서 지난달 30일 비무장지대를 방문하기 전 문재인 대통령과 공동기자회견 자리에서 “오바마 행정부는 (김정은 위원장과의) 만남을 구걸했다. 그들은 끊임없이 만남을 구걸했지만 김 위원장은 그와 만나려 하지 않았다”고 오바마 행정부의 대북정책을 비판했다.

또 1일(현지시간)에는 자신의 트위터에 ‘한반도 이슈에 있어서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1년 반 동안 한 일이 오바마 대통령이 8년 동안 한 것보다 더 낫다고 본다’고 밝힌 해리 카지아니스 미 국익연구소 한국담당 국장의 발언을 인용하기도 했다.

그러자 바이든 전 부통령도 반격에 나섰다. 바이든 전 부통령은 같은 날 트위터에 "도널드 트럼프가 미국인을 위한 결과를 얻는 것보다 자신을 위한 사진찍기에 더 관심이 있다는 걸 또 한번 입증했다"고 판문점 회동을 깎아 내렸다.

그러면서 "그는 사람을 죽이려 하는 폭군 김정은을 거듭 국제무대에 띄워주고는 거의 아무것도 얻지 못했다“며 "트럼프가 얻은 것이라고는 중단되지 말았어야 할 실무협상을 재개한다는 약속에 불과하다"고 덧붙였다.

또, "세 차례의 TV용 정상회담에도 우리는 여전히 북한에 구체적 약속을 하나도 받지 못했다“며 "한 개의 미사일이나 핵무기도 파괴되지 않았고 사찰단도 현장에 없다. 오히려 상황은 악화됐다. 북한은 핵물질을 계속 만들어내고 있고 더는 국제무대의 왕따가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그동안 미국의 대외정책 특히 한반도 이슈는 미국 대선에서는 큰 쟁점으로 떠오른 적이 없었고, 대선 판도에도 이렇다할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판문점 회동으로 거둔 자신의 대북 성과를 상대편인 민주당을 공격하는 무기로 들고 나오면서, 한반도 이슈가 미 대선판에서 쟁점으로 부상하는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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