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러스트=연합뉴스)
상습적으로 길거리에서 젊은 여성들을 표적 삼아 이들의 집까지 따라간 30대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중부경찰서는 주거침입 혐의로 30살 천 모 씨를 구속했다고 4일 밝혔다.
천 씨는 지난달 9일부터 27일까지 서울 중구의 길거리에서 모르는 여성들을 세 차례 쫓아가 엘리베이터에 같이 타는 등 이들이 사는 아파트나 빌라에 침입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에 따르면 천 씨는 지난달 9일 길거리에서 30대 여성 A씨를 뒤쫓았다. 천 씨는 이 여성이 사는 중구의 한 아파트까지 따라갔고, 외부인의 출입을 통제하는 공용 출입문까지 밀착해 통과했다.
천 씨는 A 씨와 함께 엘리베이터에 탑승했으며, 겁에 질린 A 씨는 자신이 사는 집 앞에서 내려 계단을 뛰어내려왔다. 뒤쫓아 내려오던 천 씨는 A 씨를 지나쳐 그대로 도주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천 씨의 범행은 같은 달 22일에도 이어졌다. 이 때도 같은 장소에서 한 여성을 뒤쫓기 시작했고, 이 여성이 사는 빌라까지 따라왔다가 도주했다.
그로부터 5일 뒤인 27일에도 천 씨는 같은 방식으로 20대 여성 B씨가 사는 중구의 한 아파트까지 따라왔고, 엘리베이터에도 함께 올랐다. 이 때는 같은 층에서 내린 게 아니라, 한 층 위에서 내려 B 씨의 행동을 지켜보다가 발각된 것으로 알려졌다.
B씨도 황급히 계단으로 내려왔고, 천 씨는 이번에도 뒤쫓아 내려온 뒤 도주했다. 세 차례 신고를 받은 경찰은 추격 끝에 31일 천 씨를 긴급체포했다.
미혼인 천 씨는 세 차례 범행과정에서 여성에게 말을 걸거나, 신체 접촉을 시도하는 등의 행위는 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 관계자는 "폭행, 또는 협박 시도는 없었다"고 했다.
천 씨는 자신이 다니던 공장에서 퇴근 시 이용한 버스 하차지점 인근에서 뒤쫓을 여성들을 특정한 것으로 파악됐다. 때문에 범행이 이뤄진 시각은 대부분 오후 7시 이후였다.
경찰은 천 씨에 대해 성범죄 의도를 수차례 추궁했지만, 천 씨는 여성의 특정 신체부위에 관심이 있었다는 취지의 답변만 반복한 것으로 알려졌다. 천 씨의 휴대전화에서는 여성의 사진은 발견되지 않았다. 경찰은 조만간 천 씨를 검찰에 넘길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