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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승민의 '도장깨기'…다음 타깃은 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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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스트트랙→김관영 사퇴→김성식 차단' 안철수와 연합군
몇 차례 승부처마다 세(勢) 불려, 8명→11명→15+α
安 측과 '막판 담판', 바른정당계 오신환 '연합 후보' 관철

바른미래당 유승민 의원 (사진=황진환 기자/노컷뉴스 자료사진)

 

바른미래당 오신환 원내대표가 과반을 뛰어넘는 예상 밖의 낙승을 한 배경에는 유승민 전 대표가 존재한다.

유 전 대표로선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 과정에서 겪은 묵살의 굴욕을 자신이 추천한 원내대표 후보를 당선시킴으로써 일부 만회했다. 이 과정에서 안철수 전 의원 측과 호남 출신들로 엮여있던 국민의당계를 반으로 갈라 우군으로 만든 전략이 주효했다.

유 전 대표와 호남계의 대결은 바른정당과 국민의당의 합당 1주년(지난 2월11일)을 앞두고 2월 8일 실시된 소속 의원 연찬회에서 시작됐다.

당시 유 전 대표는 내년 총선을 준비하기 위한 '개혁보수' 노선을 주장한 반면, 호남계는 연동형 비례제와 민주평화당과의 통합을 요구해 맞부딪혔다. 이날 선명히 엇갈린 의견은 3월 의총에서 더 큰 갈등으로 비화됐다.

당시 결론은 공수처 설치안에 대한 바른미래당의 당론(공수처 기소권 없음)을 민주당과 협상해보고, 수용되지 않을 경우 패스트트랙을 포기하자는 것이었다. 그리고 4‧3 보궐선거가 있었고, 바른미래당 후보가 참패하면서 패스트트랙 문제는 손학규 대표의 거취 문제와 맞물리게 됐다.

갈등이 분당(分黨)에 가까운 국면으로 전환된 것은 지난달 23일 의총에서였다. 찬성 12명 반대 11명으로 패스트트랙이 추인됐지만, '3분의 2 동의'라는 당헌에 걸려 당론 추인이 불발됐다.

당론 추인 여부의 의미는 사‧보임 문제와 직결된다. 비공개 의총에서 김관영 원내대표는 "사‧보임을 안 하겠다고 말해왔다"고 말한 뒤 24일 오신환 당시 사개특위 간사에 대한 해임 의사를 밝혔고, 다시 25일 권은희 의원의 위원직마저 사임 및 보임 처리했다.

유승민계가 손학규 체제를 무너뜨리기로 작정한 것은 이때쯤으로 보인다. 유 전 대표 주변에선 강제 사‧보임과 김관영 원내대표의 '거짓말' 논란이 있은 후 "차례차례 조용히 처단하겠다"는 험한 말이 나왔다.

일련의 반격들은 김관영 사퇴→ 새 원내대표 당선→패스트트랙 사‧보임 철회 등의 순서로 진행됐다. 김관영, 김성식 의원이 차례로 쓰러졌다. 최종적인 목표 지점은 '손학규 퇴진'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 과정에서 불리했던 세(勢)를 극복하기 위한 치열한 물밑작업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당초 보수 노선 채택에 동의한 의원은 바른정당계 8명에 그쳤다. 패스트트랙 반대 국면에서 11명으로, 김관영 원내대표를 사임시키는 과정에서 15명으로 동참 의원이 늘었다.

지난 8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바른미래당 의원총회에서 손학규 대표(좌측), 유승민 의원(우측) 등 의원들이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사진=윤창원 기자)

 

이번 원내대표 경선에선 그 숫자가 더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당초 바른정당계 8명에 안철수 전 의원 측 3명(김중로‧이태규‧이동섭), L4(Lady, 권은희‧김삼화‧김수민‧신용현) 등 15명이 최대치로 분석됐으나, 실제 표결에는 1~2명의 의원이 더 동참한 것으로 관측된다.

때문에 당내에선 "L4가 L5으로 늘어났다", "호남계에서 이탈 표가 나왔다"는 등의 소문이 오가고 있다.

후보를 오신환 의원으로 추천하는 과정도 순탄치 않았다. 후보가 최종 선정된 것은 후보 등록 마감일이었던 지난 12일이다. 서울 모처에 모인 유승민계는 "안 되면 유의동 의원이라도 나가라"고 압박하는 등 주저하는 오 의원에게 최대치의 지원사격을 약속했다.

안 전 의원 측 및 국민의당계와의 후보 단일화 협상도 드러나지 않게 막판까지 진행됐다. 당초 권은희 의원에 대한 추대론이 호남계와의 타협안으로 제기됐으나 조기에 일축됐다. 안 전 의원 측이 자신들 쪽에서 1명의 단일 후보를 내자며 투표 전날까지 줄다리기를 했으나, 14일 밤늦은 시각 결국 오 의원이 안철수-유승민 연합군의 단일 후보로 결정됐다.

남은 싸움은 정책위의장 선임 건이다. 오 신임 원내대표가 '임명 논의'를 요구했으나, 손 대표 측에선 당 대표의 고유 권한이라고 맞서고 있다. 원내대표와 함께 당연직 최고위원이 되는 정책위의장 선임 문제, 지난 지명직 최고위원(주승용‧문병호) 임명에 대한 철회 요구가 손 대표와의 최종 결투에서 승부처가 될 것이란 얘기다.

김관영 원내대표가 보임한 사개특위 위원인 채이배‧임재훈 의원은 오 원내대표 당선 즉시 자진 사퇴했다. 손 대표가 임명한 박태순 바른미래연구원 부원장도 이날 사직서를 제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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