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불 피해지역 마구 찍는 외지인…주민들 '두 번 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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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들 "과도한 관심과 궁금증으로 2차 피해" 호소

강원 산불로 피해를 본 일부 마을에서 과도한 관심을 자제해 달라는 글귀를 써 붙였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강원 산불피해 주민들이 과도한 관심으로 때아닌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

16일 오후 취재진이 만난 고성군 토성면 용촌리 마을 주민들은 "무슨 구경거리가 난 듯 마을 곳곳을 돌아다니며 자세하게 사진을 찍는 분들이 있어 피해주민으로서 상처가 된다"고 토로했다.

이번 화재로 집이 완전히 불에 탄 이수남(77) 할아버지는 "피해 상황을 알려주는 것은 좋지만, 일부는 너무 집안까지 구석구석 찍는 분들이 있어 말린 적이 있었다"며 "당장 집이 불에 탄 것도 속상한데 그저 누군가에게는 구경거리가 된 것 같아 언짢을 때가 있는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주민 김경순(72) 할머니는 "고성은 지난 1996년과 2000년대에 화재를 겪으면서 일부 주민들은 화재 피해에 예민한 분들이 있다"며 "산불이 발생한 지 열흘 정도가 지나면서 주민들이 많이 지쳐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런 분위기 속에 일부 주민은 사진 촬영을 금지해 달라는 글귀를 써 붙이기도 해 눈길을 끌었다.

마을주민들은 "여러분들의 관심과 궁금증으로 인해 마을 주민들이 2차 피해를 보고 있다"며 "구경거리는 아닌 듯싶다"며 사진 촬영을 자제해 달라고 요청했다.

용촌1리 최원영 이장은 "이제는 제가 나서서 외지인들의 출입을 막고 있다"며 "당장 집터를 잃은 것도 속상한데 자꾸 와서 사진을 찍고 일부는 심정을 물으니 이재민들이 많이 피로함을 토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런 가운데 일부 피해지역 마을에서는 도난사고가 발생했다는 사실이 알려져 경찰은 빈집털이 등 범죄예방에 적극 나서고 있다.

현재까지 경찰에 공식 접수된 도난사고는 아직 없는 것으로 파악됐지만, 경찰은 순찰을 강화해 주민들이 '두 번 눈물' 흘리지 않도록 만전을 기한다는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피해 지역 일대를 집중순찰 구역으로 지정해 순찰을 강화하고 있다"며 "혹시나 발생할 수 있는 도난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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