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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게 MB의 진짜 모습일까…'부축받아 입장' vs '미친X 욕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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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턱 부축 받아 넘는 MB, 재판정에선 증인에 '욕설'
임종헌 전 처장은 검사에게 '버럭' 지적
"재판이 정치인가" 비판도

(왼쪽) 부축 받는 이명박 전 대통령(사진=연합뉴스), 입 가리는 이명박 전 대통령 (사진=이한형 기자/자료사진)

 

3월 들어 매주 수요일과 금요일 오전 10시 전후로 서울고법 서관 출입구 주변에는 동선을 통제하는 노란색 테이프가 길게 붙는다. 매주 두 번씩 오후 2시 5분에 이 전 대통령의 항소심 재판이 시작되기 때문이다.

오후 1시 20분 전후로 검은색 세단이 서관 앞에 멈춰서고 미리 대기하던 경호원이 문을 열어주면 이명박 전 대통령과 강훈 변호사 등이 내린다. 이 전 대통령은 천천히 걸으며 지지자들에게 가볍게 손을 들어 보이다 양복 주머니에서 손수건을 꺼내 입을 가린다. 출입구로 향하는 짧은 길에 있는 5㎝ 높이 비스듬한 턱을 넘을 때는 잠시 멈춰서 경호원의 부축을 받는다.

29일 23번째 공판기일 출석을 위해 법정으로 나오는 모습도 똑같았다. 올해 77세인 이 전 대통령은 병환을 이유로 보석을 신청했고 지난달 18일 재판부는 다른 여러 사정을 고려해 보석을 허가했다. 그러나 카메라 촬영이 금지된 재판정 안에서 이 전 대통령의 모습은 사뭇 다르다.

지난 15일 공판기일에 김주성 전 국정원 기획조정실장이 증인으로 나와 약 10년 전 일에 대해 구체적인 진술을 이어가자 이 전 대통령은 옆자리 변호인에게 "천재야"라고 말했다. 27일 공판에서는 이학수 전 삼성그룹 부회장의 증인신문 중 "미친X"라고 욕설을 하기도 했다. 검찰의 즉각적인 문제제기로 재판부에서 공식적으로 경고한 것만 두 번이다. 재판부는 계속 증인들에게 이 전 대통령과 사이에 차폐막을 설치하거나 피고인 퇴정을 원하는 지 묻고 있다.

이는 1심에서는 이뤄지지 않았던 증인신문이 시작되면서 도드라진 모습이다. 기존에 증인 없이 검사와 변호인 측만 번갈아 진술하던 공판기일에 이 전 대통령은 대체로 눈을 감고 조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당시엔 수감 중이기도 했지만, 최근 들어 1심에서 이 전 대통령의 유죄를 끌어낸 주요 증인들이 나오면서 압박용 제스처를 취하는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이 전 대통령 항소심 재판에는 앞으로 9명의 증인이 더 나와야 한다. 뇌물 혐의가 명시된 '비망록'의 작성자인 이팔성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 등 이 전 대통령 측으로부터 압박감을 받기 쉬운 증인들이 대다수다.

재판부는 아직까지 이 전 대통령에게 직접적인 조치를 취하지는 않았다. "피고인은 절대로 말하지 말고 그냥 듣고 계시라"거나 "자꾸 증인을 위축시키는 태도를 보이면 퇴정시킬 수 있다"고 경고만 한 수준이다.

판사 출신 한 변호사는 "최근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장이 재판 중 검사에게 '웃지말라'고 소리친 것이나 이 전 대통령이 욕설을 한 것 등은 일반적인 피고인들이라면 상상할 수 없는 일"이라며 "재판도 일종의 정치로 인식하는 듯 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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