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나는 中 고령화, 2억 4천명 노인층 모시기 골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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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9-03-31 0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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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노인이 실버타운 화원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인민화보)

 

중국 국가통계국이 2018년 1월 발표한 데이터에 따르면, 2017년말 중국 대륙의 만 60세 이상 인구는 약 2억4100만명으로 총인구의 17.3%를 차지했다.

세계 최초로 노인 인구가 억이 넘은 나라인 중국은 '고령화'라는 심각한 상황에 직면했다.

'은발의 물결'이 거세게 몰아치면서 중국의 전통적인 양로 모델에도 변화가 시작됐다. 본지 기자는 베이징(北京)시 창핑(昌平)구에 위치한 옌위안(燕園)실버타운을 방문했다.

◇퇴직했지만 공부는 지금부터 시작

천이위안과 부인 쑨류팡은 실버타운의 방 하나 거실 하나가 있는 집에서 살고 있다. 집에는 설비가 잘 갖춰져 있다. 쑨류팡은 사람들에게 “이곳이 내 집”이라고 늘 말한다. (사진=인민화보)

 

올해 84세인 천이위안(陳宜元)과 85세인 쑨류팡(孫珋方) 부부는 실버타운의 첫번째 입주민이다.

그들은 젊었을 때 베이징과학원에서 같이 일한 중국 위성 분야의 과학자였다. 퇴직 후 두 사람은 항천부의 직원주택에서 살았다.

그곳은 각종 시설이 잘 갖춰져 있고 친한 친구도 많았지만 마음은 늘 공허했다. 천이위안은 "수십 년 동안 휴일도 없이 연구에만 매진했는데 퇴직해 갑자기 한가해지니 적응하기 힘들었다"고 말했다.

2015년 7월 자녀들의 지원으로 천이위안 부부는 실버타운으로 이사했다. 실버타운에 있는 노인대학에는 스도쿠(수학퍼즐), 퀼트, 회화, 음악, 서예는 물론 위챗 사용법, 모바일뱅킹 사용법, 인터넷 쇼핑법 등 다양한 과목이 개설돼 있고, 실버타운 주민이 선생님으로 활동한다.

부부는 날마다 시간표를 보면서 흥미 있는 과목을 찾아 듣는다. 천이위안도 전공을 살려 '선생님'으로 변신해 주민들에게 '우주비행 과목'을 가르친다.

이 부부는 오래전부터 옌위안을 자기의 집으로 삼았다. 3년 동안 이곳에서 생활한 소감에 대해 천이위안은 "이 보다 더 보람찰 수가 없다! 시간이 부족하다. 실버타운에 입주한 뒤로 일은 퇴직했지만 공부를 시작했다. 지식을 배우고 젊은이의 생활방식도 배운다"고 말했다.


◇자녀에게 부담주기 싫다

올해 76세인 멍판민(孟繁敏)이 실버타운에 입주한 지도 3년이 넘었다. 그녀는 "몇 년 전까지만 해도 건강이 안 좋아 날마다 집에서 멍하게 시간을 보냈다. 그때는 지금처럼 즐거운 날이 올 거라고 상상도 못했다"고 말했다.

멍판민과 남편 류바오카이(劉葆锴)는 퇴직 후 삶이 녹록치 않았다. 2009년 멍판민은 요추가 골절됐다. 침대에서 못 일어나는 그녀를 돌보느라 남편은 체중이10kg이나 빠졌다.

몇 년 뒤 멍판민은 또 여러 차례 골절상을 당해 몸과 정신 건강이 모두 나빠졌다. 그래서 늘 집에서 앉아만 있었고 바깥 활동을 하고 싶은 생각이 들지 않았다. 2014년 그녀는 건강이 더 나빠져 자주 의식을 잃었다.

부부는 스스로 적당한 양로원을 찾기 시작했다. 그들은 집을 팔아 실버타운에 입주했다.

옌위안에 입주한 뒤 멍판민은 실버타운을 선택하길 정말 잘했다고 생각한다. "2017년 7월 어느 날, 산책에서 돌아왔는데 남편이 몸이 불편하다고 하더니 혈압이 급속하게 떨어졌다. 다행히 방에 긴급호출기가 있어 호출기를 누르자 간호사 스테이션에 설치된 벨이 울렸고 의사와 간호사가 빨리 달려왔다.

뇌경색이었다. 일년이 지났지만 그때 빨리 발견해서 후유증이 거의 남지 않았다." 그때 일을 생각하면 멍판민은 아직도 심장이 벌렁거리지만 그래도 운이 좋았다고 생각한다.

멍판민은 "우리 세대는 양로원에 대해 뿌리깊은 편견이 있다. 대부분 '자식 없는 노인이나 가는 곳'이라고 생각한다. 또한 '시설이 열악하고 인력도 부족하다'는 인식이 아직도 팽배하다. 국내 양로산업이 얼마나 발전했는지 모르는 것이다. 나도 예전에는 그랬기 때문에 집에서 살겠다고 고집했다. 하지만 그건 내가 병이 나면 온가족이 같이 '불행해지는' 길이었다. 자식에게 부담주지 않으려면 실버타운이 최선의 선택"이라고 말했다.

실버타운의 전문적인 의료서비스 덕분에 부부는 건강이 많이 좋아졌고, 자기가 좋아하는 일에 시간과 정력을 더 많이 쏟을 수 있게 됐다.

실버타운에 개설된 발레수업. 84세의 자원봉사 선생님 리헝(李蘅)이 강의를 진행했다. 그녀도 실버타운 주민이다. (사진=인민화보)

 

타운에서는 또한 류바오카이가 만든 '조롱박 공예'와 멍판민의 자수 작품을 위한 전시회도 개최해주었다. 류바오카이는 작품 <낭도사(浪淘沙)>에서 '거문고, 바둑, 글, 그림 등 온갖 취미가 가능하고, 노래와 웃음이 끊이지 않아 행복과 장수를 다 누리게 됐다'고 실버타운의 생활을 묘사하기도 했다.

우리가 실버타운을 나설 때 마침 휠체어에 앉은 노인들이 잔치에서 공연할 춤을 연습하고 있었다. 다소 감상적인 음악이었지만 그들이 휠체어를 돌리며 추는 우아한 춤사위는 매우 안정적으로 보였다. 세월을 되돌릴 순 없지만 유한한 시간이 정신적 추구와 향유 속으로 파고 들어 인생의 넓이를 확장시키고 만년의 삶에 다시 생기를 불어넣어 주었다.

※본 기사는 중국 인민화보사에서 제공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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