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 왼쪽부터 권민호·강기윤·이재환·여영국 후보, 아래 왼쪽부터 손석형·진순정·김종서 후보(사진=경남선관위 제공)
경남 지역 단 2곳에서만 치러지는 4.3 국회의원 재보궐선거가 오는 21일부터 공식 선거운동에 돌입하는 등 선거전이 본격 시작된다.
이번 재보선은 창원성산과 통영고성 등 경남에만 국한된 단 2석이 걸린 '미니 선거'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PK(부산·경남) 민심의 변화를 읽을 수 있는 중요한 풍향계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여야 모두 물러설 수 없는 승부처가 될 것으로 보인다.
보수색이 강한 경남에서 유독 진보 성향의 표심을 보여준 창원성산에는 모두 7명의 후보가 출사표를 던졌다.
민주당 권민호, 한국당 강기윤, 바른미래당 이재환, 정의당 여영국, 민중당 손석형, 애국당 진순정, 무소속 김종서 후보다.
창원성산은 진보진영 최초로 권영길 전 민주노동당 대표가 국회의원에 당선될 정도로 '진보정치 1번지'로 불리고 있다.
직전까지도 정의당 고 노회찬 의원의 지역구였다.
지난 지방선거에서는 김경수 경남지사와 허성무 창원시장, 다수의 지방의원까지 배출하는 등 민주당이 돌풍을 일으킨 곳이다.
하지만 한국당은 최근 대통령 국정 지지율이 40% 대로 떨어지고 김경수 지사마저 실형을 선고받고 구속되는 등 여권에 실망한 PK 민심을 끌어와 19대 총선 이후 7년여 만에 창원성산 탈환을 노리고 있다.
때문에 이곳은 한국당의 거센 도전을 잠재울 범진보 후보 단일화가 가장 큰 관심이다.
민중당은 불참했지만 민주당과 정의당이 투표 인쇄 하루 전인 25일까지 단일화하기로 합의한 상태다.
민주당은 창원 지역 첫 국회의원 배출을, 정의당은 노 전 의원의 남은 임기를 이어가기를 바라고 있다.
다만 노동정치 복원을 내건 민중당은 진보정당 단일화가 우선이라며 민주당과 정의당 간 양자 단일화에 강력 반발하고 있지만, 막판 단일화 가능성도 여전히 열려 있다.
이에 대해 황교안 대표는 "좌파 진영의 폐색이 짙어지기에 단일화 같은 쇼를 하고 있다"고 비판하는 등 한국당은 정치적 야합이라며 단일화 분위기를 깎아내리고 있다.
바른미래당은 후보 중에 가장 젊은 30대의 이재환 후보를 내세워 '바꾸자 창원, 미래 선택"을 내걸고 도보 탐방으로 바닥 표심을 훑고 있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 이정미 정의당 대표 등이 이곳에 아파트 또는 오피스텔을 얻는 등 선거가 가까워질수록 정당 대표들의 경남 방문은 잇따를 것으로 보인다.
좌로부터 양문석·정점식·박청정 후보(사진=경남선관위 제공)
통영고성은 지난 총선에서 이군현 전 의원이 무투표로 당선될 만큼 보수색이 강한 곳이다.
진보 진영 깃발로는 단 한 번도 이긴 적이 없는 보수 정당 텃밭인 곳이다.
하지만 지난 지방선거에서는 통영시장과 고성군수를 민주당이 모두 차지하는 등 보수의 기세가 누그러진 모양새다.
민주당은 이런 기세를 몰아 방송통신위원회 상임위원 출신인 양문석 후보를 내세워 첫 국회의원 배출을 노리고 있다. 지역 문제를 해결할 힘 있는 집권 여당 후보라는 점을 강조하며 승부수를 띄웠다.
반면, 한국당은 '황교안 키즈'라 불리는 '공안통' 검사 출신 정점식 후보를 내세워 민주당 바람을 차단해 통영고성에서 압승한다는 전략이다.
여기다가 애국당 박청정 후보까지 가세해 3파전 구도가 됐다.
이곳은 한국당 경선 탈락 후보들의 반발이 가장 큰 변수다.
경선에 참여한 김동진, 서필언 예비후보가 결과에 모두 반발하고 있다. 특히, 김 예비후보는 "법적 조치까지 고려하겠다"며 탈당까지 한 상태다.
공직선거법에 따라 당내 후보로 등록했기 때문에 무소속 출마는 불가능하지만, 정 후보가 이들의 지지세를 흡수하지 못할 경우 선거 결과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