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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습기 피해자 "과학적 증명 필요하면 당신들이 써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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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습기살균제참사 피해가정 실태조사 결과 발표
정신건강 전반에 적신호..사회, 심리적 피해 심각
10명 중에 7명 정도는 만성적인 울분 상태
전체 피해 신고자 6409명 중 12. 6%만 인정
자살시도 평균의 4. 5배.. 평생 케어 필요해
‘가습기살균제증후군’ 개념 도입해야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 1 (18:15~19:55)
■ 방송일 : 2019년 3월 14일 (목요일)
■ 진 행 : 정관용 (국민대 특임교수)
■ 출 연 : 최예용 (사회적참사특별조사위 부위원장)

◇ 정관용> 사회적참사특별조사위원회가 가습기 살균제에 피해를 입은 가정 100가구를 심층 조사했는데 오늘 그 결과를 발표했어요. 이런 저런 질환. 즉 신체적 피해뿐만 아니라 정신적, 사회, 경제적 피해도 어마어마하답니다. 사회적 참사 특조위의 최예용 부위원장을 연결합니다. 안녕하세요.

◆ 최예용> 안녕하세요.

◇ 정관용> 이번 조사는 어디가 주체가 돼서 어떻게 실시한 조사입니까?

◆ 최예용> 저희 사회적참사특별조사위원회가 독자적으로 실시한 조사입니다. 그러니까 저희는 참사와 가습기 살균제 두 참사에 대한 진상규명과 피해대책, 안전사회 이런 세 가지 목적으로 특별법에 의해서 만들어진 독립적인 정부 기구입니다.

◇ 정관용> 그 특조위가 방문조사를 위원님들이 직접 하셨어요? 아니면 누가 하신 거예요?

◆ 최예용> 한국역학회라고 그런 질병이 발생하면 그거의 원인을 조사하는 그런 학회가 있습니다. 그래서 거기에 전문가들이 경제학부터 정신건강, 예방의학, 직업, 환경 다양한 그런 전문가들이 참여해서 직접 했습니다.

◇ 정관용> 알겠습니다. 역학조사 전문가들이 피해자들이 굉장히 많은데 이 100가구를 어떻게 추출한 거죠?

◆ 최예용> 저희가 출범한 지 얼마 안 되기 때문에 짧은 기간에 1차 조사한 겁니다. 작년 10월부터 3개월 동안 조사를 했는데 모두 가구 단위로 했습니다. 지금 6000명 넘는 피해신고가 돼 있는데요. 그중에 이렇게 무작위로 분야별로 꼭 필요한 부분 이렇게 사망자, 폐 손상 그리고 정부로부터 인정받은 분들 또 인정 못 받은 분들 다양하게 해서 100가구를 무작위로 선정해서 심층조사를 했습니다, 방문조사죠.

 


◇ 정관용> 직접 가구별로 현장 방문해서 이야기 듣고 이렇게 했다 이 말씀이잖아요.

◆ 최예용> 네.

◇ 정관용> 당연히 이 가습기 살균제로 인한 여러 가지 신체적 질환들을 앓고 계시겠거니 했는데 그것뿐만 아니라 정신과적 질환을 앓고 계신 분이 그렇게 많다고요? 정말입니까?

◆ 최예용> 그렇습니다. 이게 가장 놀랍고 우려스러운 부분 중의 하나인데요. 우울증, 불안장애, 불면증. 심지어는 자살 위험 그리고 실제 자살 시도 이런 부분들이 굉장히 심각한 상태. 그러니까 10명 중에 7명 정도는 만성적인 울분 상태. 이런 거여서 이분들을 더 이상 이 상태로 거의 방치상태에 왔기 때문에 시급히 대책이 필요한 상황으로 그렇게 파악이 됩니다.

◇ 정관용> 자살을 직접 시도한 그게 일반인의 몇 배라면서요?

◆ 최예용> 네, 물론 100가구고 그다음에 성인 한 130명 그다음에 어린이 한 70여 명. 한 200여 명에 대한 조사이기는 합니다마는 실제 자살 충동이 있는 것도 그렇지만 실제 시도를 한 그런 부분들이 일반인의 한 4. 5배쯤 되기 때문에 이분들이 이 피해로 인해서 인정도 받지 못하지 그리고 생활도 삶의 질도 막 떨어져 있지 여러 가지 면에서 해결의 대책은 나오지 않지, 호소를 했는데도 들은 척 만 척하지 이런 문제들이 아주 개인의 그런 마음을 아주 갉아먹고 있는 것으로 그렇게 파악이 되고 있는 거죠.

◇ 정관용> 우리 최예용 부위원장은 가습기 살균제 문제 불거질 때부터 초기부터 이분들과 함께 쭉 운동을 펼쳐 오신 분인데. 이분들이 신체적으로 많은 고통 또 경제적 부담이 있겠구나 하는 건 알고 계셨지만 정신과적 질환 얘기 듣고 느낌이 어떠셨습니까?

◆ 최예용> 말씀대로 그 피해자분들을 계속 만나오는데 그런 것을 충분히 느낍니다. 그렇지만 이번에 학계가 정식으로 조사를 한 결과를 보니까 더욱더 충격적이네요. 심지어 직장을 잃고 건강을 회복하기 위해서 예를 들어서 서울에 살던 분이 제주도로 갔는데 직장도 잃고 엉망인 상태기는 하지만 그래도 폐가 좀 나아지려니 했는데 그분에 대해서 인정이 되지 않으니 더 이상 방법이 없고 이제는 죽는 수밖에 없겠구나라는 그런 자포자기 심정의 상태가 이번에 이런 조사 결과 확인이 된 겁니다.

◇ 정관용> 지금까지 전체 피해 신고자가 6409명인데 12. 6%밖에 인정이 안 됐다면서요, 이건 왜 그렇습니까?

◆ 최예용> 정부가 굉장히 엄격한 그런 의학적 인과관계만을 이제 피해자로 인정하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지금 폐 손상을 비롯해서 최근에서야 겨우 태아와 천식에 대해서 이제 인정이 됐지만 여전히 그 인정 기준이 협소합니다. 그래서 일반적으로는 저런 질환들을 걸린 사람들은 다 인정되나 보다 하지만 실제로는 예를 들어서 천식이 인정된 분들이 꽤 많은데도 불구하고 실제 천식 피해자로 인정된 사람은 아주 극소수에 불과해서 전체 피해자 10명 중에 1명 정도만 인정하니까. 문제는 나머지 9명에 대해서는 어떻게 되느냐? 피해자가 아닌 게 되는 겁니다. 다른 말로 하면 사실은 이분들에 대한 기업의 책임을 면죄해 주는 그런 결과를 낳은 것이죠.

14일 오전 서울 중구 사회적 참사 특별조사위원회에서 열린 '가습기 살균제 참사 피해가정 실태조사 결과 발표회'에서 조사기관인 한국역학회의 연구책임자인 김동현 교수(왼쪽에서 세번째)가 조사결과를 발표한 뒤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 정관용> 오늘 이 발표에 참여한 한 피해를 주장하시는 분께서 오죽하면 피해자한테 자꾸 피해를 증명하라고 하는데 그러면 나는 지금부터 다시 그 가습기 살균제를 쓸 수밖에 없다. 그러면서 또 임신을 해서 또 아픈 아이를 낳아야 한다는 얘기냐? 이렇게 호소했더라고요. 어떻게 들으셨어요?

◆ 최예용> 그러니까 오죽하면 그런 말씀을 하셨겠습니까? 사실 피해자분들이 국회나 여러 가지 모임에서 이거에 대해서 그렇게 증명과 과학적인 게 필요하면 당신들이 직접 써봐라. 이런 얘기를 수없이 했는데 그렇게 하는 사람들이 없지 않습니까? 그러니 그러면 내가 다시 한 번 써보겠다라고 사실 그 피해자들로서는 할 말은 아니지만 더 이상 어떤 방법으로 하란 말이냐, 왜 우리한테 그런 과학적인 인과관계를 다 요구하는 것이냐, 왜 당신들은 안 하는 것이냐.

◇ 정관용> 각종 신체 질환 또 인정 못 받으니까 또 정신적으로 시달리고 그러다 보니 우울증, 울분, 자살 시도. 이런 실태가 일단 부분적 조사입니다만 드러난 셈인데 앞으로 이거 어떻게 해야 되겠습니까?

◆ 최예용> 연구자들이 이제 제안한 걸 잘 우리가 살펴봐야 될 것 같습니다. 그러니까 질병 단위로 하나하나 이렇게 인정하는 지금과 같은 방식으로는 이런 큰 문제가 있으니 가습기 살균제를 사용하고 난 다음에 나타나는 모든 신체 질환에 대한 인정, 정신 피해를 포함해서. 그래서 이제 이분들이 표현을 가습기 살균제 증후군이라고 해서 이 제품을 쓰고 난 다음에 나타나는 모든 그런 문제점들을 다 포괄하는 그런 개념을 만들고 굉장히 폭넓게 피해자를 인정하는 방식으로 문제 해결의 큰 방향을 제시했다고 봅니다. 그래서 이번 결과를 토대로. 물론 이제 100가구이기 때문에 올해 다시 100가구를 또 합니다. 그래서 비슷한 결과가 나온다면 이걸 굉장히 무겁게 받아들여서 지금 정부가 하고 있는 방식이 크게 개선이 돼야 되고 또 저희 특조위가 2년밖에 활동을 안 합니다. 기간이 딱 정해져 있어서. 2년 안에 이러한 해결책이 제대로 제시되고 적용까지 되는 그러한 문제 해결을 제대로 하는 그런 과정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 정관용> 가습기 살균제 제반증후군 이렇게 해서 인정비율을 높여야 한다는 말씀 주셨고 지금 이미 인정된 분들에 대해서 이른바 정신과적 상담치료라든가 이런 것까지는 안 되고 있으니까 그것도 꼭 필요하지 않겠어요?

◆ 최예용> 그렇습니다. 그러니까 돈 조금 줬다고 해서 그냥 방치상태에 있는데 사실은 그분들의 삶의 질은 여전히 떨어져 있는 상태이기 때문에 그분들에 대한 케어. 그러니까 거의 사실상 평생 케어를 해야 되는 것이죠.

◇ 정관용> 알겠어요. 사회적참사특별조사위원회 하실 일이 참 많습니다. 빨리빨리 서둘러주시기를 부탁드릴게요. 고맙습니다.

◆ 최예용> 감사합니다.

◇ 정관용> 특조위의 최예용 부위원장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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