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손혜원, 송언석, 장제원 의원. (사진=자료사진)
무소속 손혜원 의원에 이어 자유한국당 송언석 의원과 장제원 의원도 '이해충돌' 논란이 불거진 가운데 정부에서 이해충돌 방지 관련 법안을 추진하고 있다.
여권 핵심 관계자는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국민권익위원회에서 관련 법안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사안이 복잡하고 민감한 만큼 의원 입법이 어려워 정부에서 추진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권익위 관계자는 "최근 불거진 논란과 상관없이 1년 전부터 이해충돌에 관한 제도를 논의하고 있었다"며 "일단 공무원 행동강령으로 시행하면서 이해충돌에 관한 제도들이 어떻게 실생활에서 작용하는지 살펴보는 중"이라고 했다.
이어 "처벌 규정, 적용 대상, 기준 등이 모호하다"며 "법으로 제정되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며 덧붙였다.
현재 정치권 안팎에서는 이해충돌 논란과 관련해 국회의원 모두를 전수조사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논란이 여야를 불문하고 불거진 만큼 차제에 현황을 파악하고 관련 제도를 정비하자는 것이다.
더불어민주당 홍익표 수석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장제원 의원과 송언석 의원의 이해충돌 문제를 거론하며 "이번 기회에 필요하다면 국회의원의 '이해충돌' 여부에 대한 전수조사와 그 기준을 마련하는 데 여야가 함께 논의를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홍 수석대변인은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특정 정당의 문제가 아니"라며 "국회 차원에서 논의해 윤리규정을 강화한다든지 관련 법을 발의해야 한다"고 부연했다.
국회 차원에서도 이해충돌 관련 문제를 풀어내기 위한 움직임은 감지된다.
박수현 국회의장 비서실장은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이해충돌과 관련해) 모호한 부분들이 있다면 기준을 명확히 세주는 게 필요하다"며 "국회혁신자문위원회에서 관련 내용을 논의해볼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계성 국회 대변인은 "차제에 관련 내용을 살펴보는 것이 좋다"면서도 "아직 공식적으로 이해충돌에 대한 논의가 다뤄진 적은 없다"고 전했다.
정부와 국회 양측에서 이해충돌 관련 문제를 대응하기 위한 물꼬를 텄지만, 현실적으로 법제화하기까지는 첩첩산중이다.
행정기관이 미처 챙기지 못한 지역 현안들을 해결하고 지역사회를 발전시키는 게 국회의원의 주된 업무 중 하나이므로, 해당 지역구에 집이나 사무실 등 재산이 있는 경우 이해충돌이 불가피하다는 주장이 나온다.
정무위 소속 의원은 "고위공직자나 국회의원들은 삶 자체가 이해충돌과 항상 연루될 수밖에 없다"며 "예를 들어, 법조인들이 법제사법위원회를 맡는 경우가 많은데, 그럴 경우 어떤 사안이든 직.간접적으로 이해충돌 논란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고 설명했다.
과거 이해충돌 방지법 제정에 대한 정치권의 논의가 있었지만, 결론은 내지 못한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 이른바 '김영란법'에는 애초 이해충돌 방지에 관한 법률도 하나의 중요한 축으로 설계됐었다. 그러나 논의 과정에서 워낙 사안별로 내용이 복잡하고 이견이 커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국회 관계자는 "김영란법을 추진했던 김기식 전 의원마저도 이해충돌 방지법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의견을 전달한 것으로 안다"며 "실제로 법이 만들어지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릴 것 같다"고 전망했다.
앞서 장제원 의원은 지난해 예결위 간사로 활동하며 교육부에 역량강화대학 지원 예산 확충을 주문해 이해충돌 논란이 일고 있다. 장 의원의 가족이 운영하는 대학이 지난해 8월 교육부가 지정한 역량강화대학 30곳에 포함됐기 때문이다.
경북 김천 지역구의 송 의원은 김천역 바로 앞에 4층 규모 상가 건물을 소유하고 있는 상황에서 김천역 주변 개발을 추진하고 있어 공직자의 이해충돌 금지 규정을 위반했다는 의혹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