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는 전현직 아시아경기대회·올림픽 메달리스트가 잇따르면서, 이들에게 지급하는 '경기력향상연구연금'(이하 체육연금) 규정을 합리적으로 손질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체육연금은 국제대회 입상 선수들의 경기력 향상과 생활 보조를 위해 지급된다. 국제대회 종류와 메달 색깔에 따라 점수를 차등 부여하는데, 합산점수가 20점이 넘으면 월정금 또는 일시금 형태로 받게 된다.
1974년 체육연금이 생긴 이후 비장애인체육 47종목, 장애인체육 31종목의 국제대회 메달리스트가 혜택을 받고 있다.
그러나 음주운전·불륜 의혹 등 사생활 문제로 구설수에 오르는 메달리스트가 끊이지 않으면서 일각에서는 이들의 체육연금 수령 자격 박탈 주장이 나오는가 하면, 체육연금 지급 관련 규정을 손 봐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국민체육진흥공단 체육인복지사업 운영규정에 따르면, 체육연금 수령 자격은 1. 대한민국 국적을 상실했을 때 2. 연금 수수권을 타인에게 양도했거나 담보의 제공 이와 유사한 행위를 했을 때 3. 금고 이상의 형이 확정됐을 때 4. 사망했을 때 5. 선수나 지도자 대상 폭력·성폭력 행위와 국제대회 입상에 불공정행위를 해서 경기단체·체육회로부터 자격정지 이상의 징계를 받았을 때 상실된다.
1974년 이후 금고 이상의 형이 확정돼 체육연금 수령 자격이 박탈된 선수는 김동선(승마)과 강정호, 안지만(이상 야구) 3명이다.
김동선은 2017년 주점 종업원 폭행·순찰차 파손 혐의로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 강정호는 2016년 음주운전 사고로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 안지만은 2018년 불법 스포츠 도박 사이트 개설 연루 혐의로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 확정 판결을 받았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위에서 언급한 5가지 체육연금 수령 자격 상실 규정에 선수의 도덕성과 윤리의식에 문제가 있을 경우를 포함시켜야 한다고 주장한다.
전 쇼트트랙 국가대표 김동성이 이러한 주장에 불을 지폈다. 김동성은 지난 18일 'CBS 김현정의 뉴스쇼' 보도를 통해 친모 살해청부 여교사 A씨 내연남으로 기론됐다.
과거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당시 최순실의 조카 장시호 씨와 불륜설에 휩싸였던 김동성은 이번에 또다시 불륜 의혹이 불거지면서 도덕성에 치명타를 입었다.
이번 사건이 보도된 후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사생활이 문란하고 도덕적·사회적 모범을 보이지 못한 김동성의 연금 자격을 박탈해 달라" "왜 국민의 혈세로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금메달리스트에게 평생 연금을 지급해야 하나"라는 청원이 올라왔다.
김동성은 1998년 나가노 겨울올림픽에서 금1·은 1개를 땄고, 2002년 세계선수권대회 6관왕에 올랐다.
지난해 9월 만취 음주운전으로 형사처분을 받은 이아름(2014년 안천 아시아경기대회 태권도 금메달) 역시 규정상 체육연금 자격 박탈은 면했지만, 여전히 "음주운전자에게 연금을 지급해서는 안 된다"는 비난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이에 대해 문체부의 한 관계자는 CBS노컷뉴스에 "국가대표 선발규정 제5조 결격사유 7항에 '사회적으로 물의를 일으켜 체육인의 품위를 손상시킨 사람은 국가대표가 될 수 없다'고 명시하고 있다"며 "해당 규정이 문제 있는 선수를 걸러내는 장치 역할을 한다"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