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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렵게 합의해 놓고…뒷순위로 밀려난 '채용비리 국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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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초 국조 주장한 한국, 김태우·신재민에 꽂혀 채용비리는 뒷전
최흥집 유죄판결에 권성동·염동열은 재판 중…김성태 딸 KT 비리 연루 의혹도 부담
합의돼도 정의당이 "강원랜드 엄중 조사" 벼르고 있어 또 파열음 예상

(일러스트=연합뉴스)

 

여야가 지난해 말 우여곡절 끝에 합의한 공공기관 채용비리 국정조사가 기약 없이 뒤로 밀리고 있다.

야당에서는 박원순 서울시장을, 범여권에서는 강원랜드를 겨냥한 동상이몽에도 계획서 작성 시기까지 정했었지만, 김태우·신재민 등 새로운 이슈가 등장하면서 흐지부지되는 형국이다.

바른미래당 김관영 원내대표는 지난 8일 원내대책회의에서 "더불어민주당 소속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위원장이 사립유치원법 통과를 연계시키며 차일피일 미루고 있다"고 지적한데 이어 자유한국당, 민주평화당과의 야(野) 3당 원내대표 회동에서도 "그동안 논의됐던 채용비리 국정조사가 지지부진하다"고 이슈를 꺼내들었다.

당초 지난달 임시국회에 앞서 여야가 채용비리 국조에 합의해 회기 내에 계획서를 마련하기로 했음에도 해가 바뀌고 일주일이 지났지만 아무런 진전이 없는 상황을 비판한 것이다.

여야 5당이 합의했던 채용비리 국조이지만 합의까지 갈 길은 산 넘어 산이다.

우선 위원장을 맡고 있는 민주당은 당초 합의 때 채용비리 국조를 유치원 3법과 연계하기로 한 만큼 국조만 따로 떼어서 합의할 수 없다는 입장을 일관되게 유지하고 있다.

민주당 원내지도부 관계자는 "유치원 3법이 한국당의 반대로 인해 처리되지 못한 채 교육위원회에서 최장 330일이 걸리는 패스스트랙(신속처리) 법안으로 지정됐다"며 "우리만 합의를 이행할 이유가 없지 않느냐"고 말했다.

채용비리 국조를 최초로 주장했던 한국당 내의 추동력이 크게 상실된 점도 험로를 예고케 한다.

한국당은 최근 지난 연말 연이어 불거진 청와대 특별감찰반 김태우 수사관 사건과 신재민 전 기획재정부 사무관 사건에 대한 국정조사와 특별검사, 청문회 등 추진에 초점을 맞추며 채용비리 국조에는 크게 신경을 쓰지 않고 있다.

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는 원내대표 회동에서 "국조에 합의했다. 1월 임시국회 안에 고용세습 국조 계획서가 채택되도록 여당에서 논의를 해야 한다"고만 밝혔을 뿐 공식적인 대여 압박에는 전혀 나서지 않는 모습이다.

한국당의 소극적인 태도에는 채용비리 국조의 조사 대상에 강원랜드가 포함될 경우 자칫 역풍을 맞을 수도 있다는 우려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채용비리 의혹에 연루됐던 최흥집 전 강원랜드 사장은 지난 8일 1심에서 징역 3년을 선고받은 데다 한국당 권성동, 염동열 의원 또한 현재 재판을 받고 있다.

때문에 당초 채용비리 국조를 박원순 시장을 겨냥한 서울교통공사 국조로 만들려던 한국당의 계획과 달리 강원랜드 국조가 될 수도 있다.

여기에 김성태 전 한국당 원내대표의 딸이 KT 채용비리에 연루됐을 수 있다는 의혹도 불거진 상태여서 이에 대한 조사 부담도 적지 않다.

이같은 민주·한국 두 거대 정당의 소극성 때문에 어떻게든 양당을 설득해 선거제도 개혁을 이끌어내려던 바른미래당과 평화당도 채용비리 국조에 대한 힘이 다소 빠지고 있다.

야당들이 뜻을 모아 민주당을 압박함으로써 국조 이행에 대한 큰 틀에서의 여야 합의가 다시 성사되더라도 세부적인 조사 계획을 작성하는 과정에서 또 한 차례 파열음이 일 가능성도 있다.

어떻게든 강원랜드 리스크를 줄이려는 한국당과 달리 친노동 성향의 정의당은 민주노총의 연루 의혹이 있는 서울교통공사에 대한 집중포화를 막기 위해 관심을 강원랜드에 집중시키려 하기 때문이다.

정의당 윤소하 원내대표는 CBS노컷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공공기관 채용비리 국조를 해야 한다는 데는 다른 당과 뜻을 같이 한다"면서도 "국조가 성사되면 강원랜드에 대해서는 분명하게 조사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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