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스마트이미지)
지하철 역사 내 장애인 안전·편의시설이 미흡해 안전사고 발생 위험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소비자원이 지난 9월~10월 전국 지하철 역사 35개소를 대상으로 실시한 장애인 편의시설 안전실태 조사결과 승강장과 지하철 간 간격·높이 차이가 커 발빠짐·넘어짐 등 안전사고 위험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35개 역사의 승강장과 휠체어 전용 좌석이 설치된 지하철 객실 간 간격 및 높이를 측정한 결과, 30개소(85.7%)는 기준 간격(5cm 이내)을 준수하지 않았다. 간격은 최대 15cm에 달했다.
10개소(28.6%)는 승강장과 지하철 간 높이가 1.5cm를 초과하고, 최대 3cm까지 측정됐다. 지하철 승·하차 시 휠체어 이용자 등의 안전사고 발생 위험이 높다는 것이 소비자원의 판단이다.
도시철도 정거장 및 환승·편의시설 설계 지침 내 승강장과 지하철 간 높이 차는 ±1.5cm이다.
간격이 넓은 곳에는 주의 표지판이라도 설치돼 있으면 그나마 사고위험을 줄일 수 있지만 기준 간격보다 넓은 30개소 중 18개소(60.0%)는 '간격이 넓다'는 주의표지도 없었다.
◇지하철 내 에스컬레이터, 엘리베이터 시설 개선 시급
엘리베이터에도 문제가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34개소 중 26개소(76.5%)는 에스컬레이터 진행 반대 방향 진입 시 경고음이 울리지 않았다. 수평고정손잡이가 설치된 에스컬레이터 31개소 중 15개소(48.4%)는 점자표지판이 없었다.
지하철역사 6개소(17.1%)는 엘리베이터 문이 닫힐 때 움직임을 감지해 문이 열리는 광감지식 개폐장치가, 21개소(60.0%)는 엘리베이터의 운행상황을 안내하는 음향신호장치가 작동되지 않아 문 끼임 등 장애인의 안전사고 발생 위험이 높았다.
경사형 휠체어 리프트 이용 시, 역무원 호출버튼이 계단과 가까워 추락사고 우려가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실제로 지난해 10월 서울지하철 신길역사에서 호출버튼과 계단 간 거리가 90cm인 휠체어 리프트에서 휠체어 이용자가 휠체어 리프트의 호출버튼을 누르려다 휠체어 뒷바퀴가 계단에 걸려 추락하는 사고도 있었다.
11개소의 역무원 호출버튼과 계단과의 거리는 평균 114cm이었고 61cm에 불과한 곳도 있었다.
35개역사의 출입구 70곳 중 엘리베이터가 없어 휠체어 출입이 어려운 31곳의 이동편의시설 안내표지 설치 여부를 조사한 결과, 12곳(38.7%)이 안내표지가 없거나 있어도 이동 편의시설의 위치가 표시돼 있지 않았다.
한국소비자원은 이번 조사결과를 바탕으로 관계 부처에 ▲지하철 내 장애인 안전·편의시설 개선 및 관리·감독 강화 ▲지하철 내 장애인 안전시설 설치 기준(에스컬레이터 역방향 진입 시 경고음 장치 설치·엘리베이터 광감지식 개폐장치 설치 의무화 등) 마련 등을 요청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