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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중은행, 해외서 안정적 실적…아직 갈길 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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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 시중은행 3분기 누적순이익 7477억원, 연말 1조원 전망
동남아·소매금융에 치중…"산업연계·다각화 해외진출 필요"

시중은행이 해외시장에서 올들어 매분기 2000억원 이상의 순이익 달성으로 꾸준한 실적을 내고 있다. 은행들이 동남아 등 해외시장 개척에 발빠르게 나서면서 안정적인 실적이 예상되는 가운데 한계도 분명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7일 은행업계에 따르면 국민·신한·하나·우리 4대 시중은행은 9월말 현재 7477억원의 해외 사업부문 누적 순이익을 거뒀다. 지난해 3분기(6341억원)보다 18% 늘었다. 4개 은행은 올들어 1분기 2572억원, 2분기 2585억원, 3분기 2320억원으로 안정적 순익 규모를 유지하고 있다.

은행연합회는 앞서 4곳 은행이 올해 1조원대 해외부문 순이익을 실현할 것으로 전망했다.

3분기 은행별 누적순익 규모는 하나은행이 2975억원으로 가장 크고, 신한은행 2448억원, 우리은행 1459억원, 국민은행 595억원 순이다. 전년동기 대비 증가율은 국민은행 260.6%, 신한은행 24.4%, 우리은행 10.4%, 하나은행 3.0%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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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사업의 수익원은 동남아에 집중된 양상이다. 신한은행은 3분기 해외 순이익 가운데 31%를 베트남 현지법인이 올렸다고 공시했는데, 이는 일본(18%)·중국(10%) 현지법인 실적이나 본사 해외지점 합산 순이익(26%)보다 크다.

국민은행의 전분기 대비 3분기 영업이익 신장률도 중국(107.4%)과 함께, 미얀마(510.4%), 베트남(41.3%), 캄보디아(28.6%) 등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하나은행 3분기 영업수익에서도 싱가포르(39.6%)의 전분기 대비 신장률이 현저했다.

 


각 은행은 베트남·미얀마·캄보디아 등 동남아 진출에 사활을 거는 분위기다. 전체 해외 지점·출장소·현지법인 등 영업소 대비 동남아 지역 영업점 수는 신한은행이 63%로 가장 많고, 국민·하나은행이 56%에 달한다. 우리은행이 40% 수준이지만 인도 영업점들까지 포함하면 52%대가 된다.

하나은행은 인도네시아와 미얀마 현지법인의 지점을 내년 1분기까지 각각 5개와 6개 증설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기업은행·농협은행 등 특수은행도 시중은행에 비해 큰 성과는 아직 없으나 해외진출에 적극적이다.

이같은 동향은 국가별로 7% 안팎인 동남아 지역의 높은 경제성장률과 현 정부의 '신남방 정책'에 따른 정책지원 기대감 등이 낳은 현상으로 해석된다. "중국도 경제성장률이 3%대로 주저앉은 만큼, 급성장세인 아세안 시장에서 가시적 성과를 꾀할 수 있다"(금융권 인사)는 게 업계 생각이다.
IMF 동남아 지역 대비 전세계 실질경제성장률 비교 그래프

 


다만 외국 거대은행에 비해 우리 시중은행의 해외시장 개척은 아직 걸음마 단계로 평가된다. 일본의 3대 시중은행인 미쓰비시UFG은행의 해외부문 이익률은 2018년 상반기(9월말 현재) 전체 순익 대비 37%로 전년동기 대비 2%포인트 증가한 것으로 발표됐다. 2.9~16.9% 수준인 국내 시중은행들과 대조된다.

외국은행의 국내지점 실적과도 비교된다. 6월말 현재 누적당기 순이익은 홍콩상하이은행 690억원, 중국공상은행 412억원, BNP파리바 205억원 등이다. 3분기 실적을 더하고, 국내 뿐 아니라 전세계 영업실적을 합산하면 순이익 규모는 훨씬 더 커진다. 홍콩상하이은행은 66개국에 3800여개 지점을 운영 중이다.
미쓰비시UFJ은행 IR자료 발췌

 


궁극적으로는 소매금융 중심의 사업에서 다각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최근 인도네시아 환율 급등처럼 동남아 현지의 정치·경제적 환경이 다소 불안정한 만큼 훨씬 안정적 사업기반이 요구되기 때문이다. 한 관계자는 "현지업체 인수 등 현지화에 성공하고 교포 대상 거래 위주에서 많이 벗어났지만, 아직 리테일 영역이 사업의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외신에 따르면 미국 씨티그룹, 일본 미쓰이스미토모은행, 중국공상은행 등은 항공기 리스회사를 인수하는 등 사업영역을 넓히고 있다. 해외 에너지·항만 등 인프라투자에도 장기적 안목으로 접근할 필요성이 제기된다. 이 경우 은행 혼자가 아니라 비은행 금융의 동반 진출을 통한 '규모의 경제'가 요구된다.

송두한 NH금융연구소 소장은 "은행과 비은행 부문이 조화되는 방식으로 해외진출이 이뤄져야 장기적으로 지속가능성이 확보된다"며 "농협이 동남아에서 농업인프라 연계 사업을 벌이듯 산업과 연계된 해외진출 모델을 다각적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또 "동남아 지역은 고성장·고금리 체제여서 은행 중심으로 기반을 잡을 수 있겠지만, 금융투자 부문은 선진국 중심으로 진행해서 선진국 경제영토에 진입하는 이원화 전략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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