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터피자 창업주 정우현 전 MP그룹 회장 (사진=이한형 기자/자료사진)
토종피자 브랜드 '미스터피자'를 운영하는 MP그룹이 한국거래소 기업심사위원회로부터 상장폐지 결정을 받았다.
외부 전문가 등으로 구성된 자문기구격인 기업심사위원회는 지난 3일 회의를 개최해 MP그룹 주권의 상장폐지 여부를 심의했고 심의결과는 '상장폐지'라고 밝혔다.
이에따라 한국거래소는 영업일 기준으로 15일 이내에 독립 심의기구인 코스닥시장위원회를 개최해 상장폐지 또는 개선기간 부여 여부 등을 심의.의결할 예정이다.
코스닥시장위원회 역시 기업심사위원회와 같은 결정을 내릴 경우 MP그룹은 이의신청을 통해 다시 한번 코스닥시장위원회로부터 최종 심사를 받게 된다.
MP그룹은 이미 지난해 10월, 1년간의 개선기간을 부여받았음에도 이번에 상장폐지 결정을 받아든 만큼 코스닥시장위원회 역시 상장폐지 결정을 내릴 가능성이 높다는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다만, 코스닥시장위원회가 기업심사위원회의 상장폐지 결정을 뒤집고 개선기간을 부여한 선례가 몇차례 있다는 점에서 최종 결정은 지켜봐야 한다는 지적이다.
토종 피자브랜드 '미스터피자'로 지난 2009년 코스닥 시장에 상장된 MP그룹은 공교롭게도 성공신화의 주인공인 정우현 전 회장의 '갑질'로 내리막길을 걷기 시작했다.
지난 2016년 2월 정 전 회장의 경비원 폭행으로 여론의 집중조명을 받기 시작한 MP그룹은 이후 정 전 회장 동생의 회사를 통한 소위 '통행세' 빼돌리기와 회삿돈 횡령 등의 혐의가 드러났다.
결국 정 전회장은 지난해 7월 구속 기소된 뒤 올해 1월 유죄 판결을 받았다. 이에 한국거래소는 지난해 7월 MP그룹 주식의 거래를 중지시키고, 10월에는 1년간의 개선기간을 부여했다.
이 과정에서 MP그룹은 전문 경영인을 영입해 재기를 노렸지만 정 전 회장의 잇따른 갑질로 이미 브랜드 신뢰가 땅에 떨어지며 실적도 곤두박질 쳤다.
특히, MP그룹의 외부감사를 맡은 안진회계법인이 올해 반기보고서에서 '의견거절'을 낸 것이 이번 기업심사위원회의 상장폐지 결론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는 후문이다.
MP그룹 측은 4일 입장문을 내고 "이번 상장폐지 결정에 대해 무거운 심정으로 깊은 유감을 표한다"면서 "상장폐지 여부를 최종 결정하는 코스닥시장위원회에서 이번 결정이 잘못됐다는 것을 적극적으로 해명, 상장사의 지위를 찾을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