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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新보수 아이콘' 이언주 "文정부, 촛불민심 저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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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라 사건' 계기 '공정경쟁' 민심 외면한 채 평등으로 치환"
"朴 탄핵토론, 민주당 유리·보수진영 백해무익"



최근 문재인 정부 저격수로 급부상하고 있는 바른미래당 이언주(46‧경기광명을) 의원은 15일 문재인 정권을 향해 "지난 2016년 겨울 거리로 나와 '공정한 경쟁'을 요구한 촛불민심을 저버렸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소득주도성장과 대북정책 등 주요 현안에서 문재인 정부와 대립각을 세우며 보수진영 목소리를 대변하고 있는 이 의원은 이날 CBS노컷뉴스와 만나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토론은 우파진영에 백해무익한 소모적 논쟁"이라며 "보수분열로 인한 반사이익을 얻으려는 집단에 휘둘리면 안 된다"며 반문(反文‧반문재인)연대 구성을 촉구했다.

오는 2020년 총선을 약 1년 6개월 앞두고 여전히 사분오열된 보수진영을 질타하는 동시에 집권 세력을 정조준하며 보수를 새롭게 재편하겠다는 구상이다.

지난 2012년 19대 총선에선 민주통합당, 2016년 20대 총선은 더불어민주당으로 출마해 당선된 이 의원은 지난해 대선을 앞두고 민주당을 탈당해 국민의당 입당, 현재는 바른미래당에 몸담고 있다. 최근에는 유튜브 계정 '이언주 TV'와 페이스북 등을 통해 보수진영의 목소리를 적극 내면서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을 뛰어넘는 '보수 상징'으로 떠오르고 있다는 평가다.

바른미래당 이언주 의원. 박종민 기자/자료사진

 

▶최근 '반문연대'를 주장하고 있다. 현 정권이 촛불민심을 담아내지 못 한다고 비판하는데, 구체적으로 어떤 부분인가?

▷2016년 겨울, 거리로 나온 시민들은 '공정한 경쟁'을 원했다. 대표적인 사건이 최순실의 딸인 '정유라 사건'인데, 이화여대 입시비리 등 국가 최고 권력과 결탁한 특혜에 분노한 것이다. 공정한 경쟁이 바로 시장경제의 정신이다. 자본주의의 미덕은 공정한 경쟁과 실력주의를 통해 나오는 건데, 문재인 정부는 오히려 결과의 평등만 강조하고 사회주의적 발상으로 가고 있다. 현 정부는 자신들이 추구하는 지나친 평준화가 '획일화'를 만들고, 오히려 사다리를 걷어차고 있다는 걸 모르는 것 같다. 지나친 기계적 평등이 결과적으로 불공정성을 야기한다는 것도 모른다. 이런 정책이 사람들의 의욕을 떨어뜨리고, 전체 집단의 효율을 저하시킨다.

▶친박계 윤상현 의원 등 한국당 내부에서도 반문연대 목소리가 나오는데, 혹시 함께 할 의사가 있는가?

▷국민들이 양쪽의 결이 엄청나게 다르다고 생각할 것이다. 사실 윤 의원을 잘 모른다. 저는 여의도 정치인들 위주로 가치를 재편하는 게 아니라 보수지지층, 국민을 상대로 추진하고 있다. 물론 박근혜 전 대통령이 공천했다고 해서 다 문제가 있는 건 아니다. 계보상 친박이라고 낙인을 찍어 문제아라고 비난할 순 없다. 다만, 국민들이 알고 있는 그들의 행보가 있는데 그게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 가치를 위해 충실히 살아온 행보인지는 잘 모르겠다. 적어도 자유에 대한 감수성 크고, 시장경제질서에 대해 절실함이 있고 확신이 있는 사람이 전면에 나서야 실제로 연대가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

▶최근 보수진영의 최대 이슈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이다. 이 의원은 과거 탄핵에 찬성했는데, 현재 상황을 어떻게 평가하나?

▷저도 박 전 대통령 탄핵에 찬성한 건 사실이다. 그런데 왜 갑자기 탄핵 찬반이 이슈가 됐을까. 탄핵이슈를 두고 찬반 갈등을 유발하는 이들은 두 부류가 있다고 본다. 오로지 그걸 이용해 한국당 내에서 당권을 잡고자 하는 세력과 반대로 그걸 이용해 우파진영을 분열시켜 반사이익을 얻고자 하는 민주당 세력이다. 한국당 내 특정 세력들이 소위 '박근혜 향수' 마케팅을 하고 있다고 본다. 저는 탄핵에 찬성했지만 반대를 했던 사람의 견해도 존중한다. 이미 결론이 나온 것에 대해 각자 행동에 책임을 지는 것일 뿐이다. 비판이 있으면 그것도 달게 받으면 된다. 이제 와서 서로가 싸우는 건 소모적이고 백해무익하다. 특히 문재인 정권을 견제해야 할 우파세력이 이 사태로 궤멸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 모두가 새로운 질서형성에 희생하고 헌신해야 한다.

▶한국당 인적쇄신에 실패한 전원책 변호사가 보수진영 의원들과 함께 포럼 구성, 신당 창당까지 고려한다고 하는 가운데 이 의원 이름이 거론된다. 합류할 의사가 있는가?

▷지금으로선 뭐라고 언급할 형편이 아니다. 다만 관심을 가져주신다니 감사하다. 전 변호사 나름대로 보수진영에서 활동하신다면 그 분의 진정성을 알 수 있는 기회들이 오지 않겠나. 가장 중요한 게 진정성이라고 생각한다. 전 변호사 뿐만 아니라 나라를 걱정하시는 분들과 언제든 대화할 수 있다. 그러나 정치결사체 구성은 또 다른 문제다. 초기부터 엉성하게 접근하다간 지금의 바른미래당처럼 된다. 그 실수를 반복하면 안 된다.

▶민주당에서 정치를 시작해 국민의당을 거쳐 여기까지 왔다. 스탠스가 변하게 된 주요 원인이 시대 환경 때문인가 아니면 본인이 바뀐 건가?

▷한가지로 딱 잘라서 말할 수 있겠나. 2011년 즈음 입당할 당시의 민주당은 지금보다 오른쪽에 있었다. 제가 우(右)클릭한 부분도 있지만, 민주당이 좌(左)클릭한 것도 있다. 원래 중도개혁을 표방한 민주당이 친노세력들이 들어오면서 바뀌기 시작했다. 본격적으로는 문재인 당대표 시절부터 변했다. 2016년 총선을 앞두고 호남 의원들 탈당 후엔 중도성향 의원들이 극소수로 전락했다. 안철수 전 대표가 만든 국민의당에서 '신보수 플랫폼'을 만들고자 했지만 실패했다. 안 전 대표도 의외로 정치철학에 대한 고민이 깊지 않다는 걸 알게 됐다. 이후 저와 비슷한 생각을 하는 분들을 찾다가, 유승민 전 대표 세력이 보수 가치를 구현하는 것 같아 바른정당과 통합을 주도했다.

▶정당을 옮기다 보면 '배신자 프레임'에 시달리기도 하는데, 어떤 방식으로 대처하는가?

▷그런 비판에 대해서도 결국 스스로 감내해야 할 몫이라고 본다. 정치적으로 갈림길에 설 때가 있다. 가치를 따를 것인지, 조직의 논리를 따를 것인지 그 사이의 선택이다. 많은 정치인들이 조직논리로 쏠린다. 전반적으로 조직 논리에 순응하는 분위기가 우리나라 정치의 문제점이다. 다들 '모범생 콤플렉스'에 빠져 있다. 당 지도부에서 지시하면 자신의 철학과 달라도 정작 의원총회에서 말도 못한다. 좀 불편해도 조직 안에서도 치열하게 싸워야 한다. 소신껏 갈 길을 가야 정치가 정상화된다.

이언주 의원. 박종민 기자/자료사진

 

▶대선 전 탈당으로 기존 민주당 지지자들에게서 평가가 엇갈리는데?

▷그 분들이 볼 땐 서운할 수도 있다. 그런데 공적인 영역에서 정치를 하고 있는 거다. 저는 '사람'을 추종하지 않는다. 문 대통령에 개인에 대해선 유감도 없지만, '대통령 문재인'은 다르다고 본다. 저 역시 개인 '이언주'로선 난민문제에 대해서도 인도주의적으로 보이기 위해 포용하는 모습을 보였을 수 있다. 그런데 지금 전 국회의원이다. 책임감이 있어야 한다. 문 대통령도 개인으로선 모르겠지만, 대통령으로선 부적절한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잘못된 경제 정책인 소득주도성장 때문에 많은 이들이 길거리로 쫓겨나게 생겼다.

▶최근 시민단체, 학계 등과 함께 학술모임도 운영하고 있다는 하는데?

▷공부하는 모임이 하나 있다. 모임에서 현역 국회의원은 나 혼자다. 소위 '태극기 부대' 등 성격을 띠는 단체는 없다. 제 인맥은 거기까진 미치지 못한다. 보수진영이 단일대오를 형성하기 위해선 정치권에서 먼저 희생이 필요하다. 지나간 일로 싸우기보다는 책임 있는 분들의 '살풀이'가 필요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정치인들이 보수 지지층에게 상처를 줘 놓고선 다시 이들을 분열시키면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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