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 랭킹 뉴스

"비리 유치원인걸 알면서도 보내야죠"… 입학시즌 임박 학부모 발만 '동동'

노컷뉴스 이 시각 추천뉴스

닫기

- +

이 시각 추천뉴스를 확인하세요

입학관리시스템 '처음학교로' 도입 놓고 한유총 정면 거부
신청 마감 이달 15일… 경기교육청 보조금 '중단' 강경책
학부모들은 '비리 유치원' 명단 보고서도 '울며 겨자 먹기'

(사진=자료사진)

 

"비리 유치원인 걸 알면서도 '울며 겨자 먹기'로 보내야 하는 부모 심정은 타들어갑니다."

경기도 수원 영통에 거주하는 맞벌이 남편 이모(37)씨는 내년에 5살이 되는 딸의 유치원 입학을 앞두고 이같이 토로했다.

딸을 보내고자 하는 유치원이 최근 불거진 '비리 사립유치원 명단'에 올라있는 것을 확인한 이씨는 "다른 유치원에 보내자니 등원 거리와 안전상의 문제가 걸리고, 집 근처의 유치원은 또 다른 비리를 저지를까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이달부터 유치원별 신입 원생모집 요강이 발표되고 있는 가운데 내년에 자녀를 유치원에 보낼 예정인 학부모들은 이씨처럼 발만 구를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교육부와 17개 시·도 교육청이 9일 현재 온라인 입학관리시스템인 '처음학교로' 도입을 추진하고 있으나, 사립유치원 단체인 한국유치원총연합회(한유총)가 정면으로 거부하면서 한유총 소속 유치원들은 '처음학교로' 없이 원생모집을 진행하고 있다.

'처음학교로'는 유치원 입학설명회와 추첨을 위해 학부모가 직접 유치원에 방문해야 하는 불편을 해소하고, 입학과정의 투명성을 확보하기 위한 취지로 정부차원에서 추진하는 시스템이다.

한유총은 '처음학교로'를 이용할 경우 교사인건비와 물가상승률이 반영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처음학교로' 도입 자체가 유아교육법을 위반하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반면 교육부와 지역 교육청들은 "'처음학교로'는 원생 선발과 관련된 것일 뿐, 현행법과는 전혀 무관하다"는 입장으로, '처음학교로'를 이용하지 않는 유치원에 한해 보조금 지원 중단 등의 강경책을 내놓고 있다.

전국에서 가장 많은 1096곳의 사립유치원이 소재한 경기지역은 '처음학교로' 이용률이 17%대로 저조한 편이다.

경기교육청은 오는 15일 '처음학교로' 신청 마감을 앞두고 미참여 사립유치원에 한해 월별 학급운영비 40만원, 원장 기본급보조금 46만원 지원을 전액 중단하기로 했다.

월별 86만원의 보조금은 7학급 유치원 기준으로 연간 3300여만원으로 환산할 수 있다.

경기교육청은 보조금 지원 중단과 함께 현재 수사중인 비리 유치원들에 대해서도 재차 수사 요청을 하는데 이어 앞서 수사기관에 고발한 18개 유치원에 대해서는 즉각 특별 감사에 나설 방침이다.

이재정 경기교육감은 특히 폐·휴원 등 집단행동을 하는 유치원들을 겨냥해 강력히 경고했다.

이 교육감은 "(집단행동) 유치원들에 대해 정원감축 및 유치원 폐쇄 등 다양한 대책을 강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8일 경기도교육청에서 '동탄유치원사태 비상대책위원회'가 '처음학교로' 도입 등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사진=신병근 기자)

 

학부모들은 이같은 강경책을 환영하면서도 무엇보다 조속한 '처음학교로' 도입을 바라고 있다.

경기 화성 동탄지역 유치원에 자녀를 입학시킬 강모(36·여)씨는 "아무리 정부에서 떠들어봤자 유치원이 움직이지 않으면 결국 학부모들만 가슴을 졸여야한다"며 "재력 있는 유치원 이사장들이 과연 교육청에 순종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는 "사립유치원에서 이사장의 말은 곧 법이라 하던데, 우리 아이에게 혹시라도 피해가 갈까봐 걱정이 태산"이라고 했다.

한편 전국의 '사립유치원 비리 사태'를 촉발시킨 동탄지역의 유치원생 학부모 30여명은 '동탄유치원사태 비상대책위원회(동탄비대위)'를 구성해 '처음학교로'의 신속한 도입을 촉구했다.

동탄비대위 장성훈 대표는 "동탄은 지금 2곳의 유치원을 제외한 모든 사립유치원들이 직접 설명회를 개최해 추첨권을 나눠주는 등 매우 불편한 시스템을 고집하고 있다"며 "'처음학교로' 도입과 국가회계관리시템인 '에듀파인' 실행, 화성신도시지역 국공립 단설유치원 추가 설립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0

0

오늘의 기자

실시간 랭킹 뉴스

상단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