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가 (사진=윤창원 기자/자료사진)
부유세 확대와 규제개혁 등을 놓고 더불어민주당과 경제단체 대표격인 대한상공회의소(대한상의) 간 논의가 급물살을 탈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는 7일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박용만 대한상의회장이 규제완화와 분배확대를 위한 빅딜을 제안한 점에 저는 상당히 주목한다"며 "박 회장의 취지를 잘 파악해 조만간 대한상의와 우리당이 협의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겠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박 회장의 빅딜 제안에 대해 "얼마 전에 만나서 오래 같이 이야기 한 적이 있었다. 그때 얘기 한 것을 공식화 해 제안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 대표의 발언은 지난 5일 광주에서 열린 '2018 전국 상공회의소 회장단 회의'에서 나온 박 회장의 제안에 대한 일종의 화답으로 해석 된다.
박 회장은 "혁신과 변화의 과정에서 소외되는 이들에 대한 배려도 잊지 않아야 한다"며 "분배 방법은 민간의 비용부담을 높이기보다는 직접적인 분배를 활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이 많다"고 말했다.
이어 "사회안전망 확충과 재원 조달에 대한 고민과 공론화를 거쳐 큰 그림을 갖고 분배정책을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지난 9월 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예방, 인사를 나누고 있다. (사진=윤창원 기자/자료사진)
◇ 9월 회동서 '부유세 확대-규제완화' 논의
이 대표와 박 회장은 지난 9월 6일 국회에서 만나 경제 활성화 방안에 대해 논의한 바 있다.
이때 두 사람은 양극화 해소와 재원조달 방안, 규제완화 등에 대해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중점적으로 다뤄진 사안은 부유세 확대와 규제완화에 대한 부분이었다.
양극화 해소를 위한 분배정책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재원조달이 필수적인데, 이런 부분을 부유세 확대를 통해 어느정도 해결할 수 있다는 공감대가 형성된 것으로 전해졌다.
법인세 확대의 경우, 기업 활동을 위축시킬 우려가 있기 때문에 고소득층을 대상으로 한 증세가 답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박 회장이 말한 "직접적인 분배"도 이런 논의와 맥이 닿아 있는 것으로 풀이 된다.
아울러 기업 활동에 활기를 불어넣고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하기 위해서는 규제완화가 뒷받침돼야 한다는 점에도 두 사람의 의견을 같이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대표와 박 회장 간의 이같은 논의는 실제 성과로 이어지기도 있다. 지난 9월 정기국회에서 민주당은 규제완화 부분에 상당한 공을 들였다.
민주당은 지난 9월 △행정규제기본법 △금융혁신지원특별법 △산업융합촉진법 △정보통신진흥융합활성화특별법 등 '규제혁신 5법'을 통과시켰다.
또 △도서지역 신재생에너지의 직접공급 허용 △관광단지 내 단독주택 및 공동주택 건립 허용(관광공사나 지방·지역 공공기관에 한해) △관광지역 내 외국인 국내공연 추천 허용 등 규제프리존법도 처리했다.
◇ '유세 확대·규제완화'모두 첩첩산중그럼에도 불구하고 향후 부유세 확대나 규제완화 모두 넘어야할 산들이 많다.
일단 부유세 확대는 거센 조세 저항을 불러올 수 있다.
대한상의가 모든 초고소득자를 대표하는 단체가 아니기 때문에 민주당과 대한상의 간 협상이 초고소득자들의 세저항을 잠재울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또 규제완화와 관련한 부분도 당내 의견 통합이 어렵고, 일부 지지층의 이탈을 불러올 수 있다는 점에서 쉽지 않은 과제다.
지난 9월 통과된 인터넷전문은행특례법의 경우에도 막판까지 당내 의견 조율에 진통이 있었고, 규제완화 움직임에 대해 참여연대 등 전통 지지층의 반발이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