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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사랑이 무슨 죄? 대종상 측 사과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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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종상 영화제, 졸속 진행 논란
대리수상자 한사랑? 선택 근거도 없어
애니깽·블랙리스트...영화인들 외면
대종상 조직위 신뢰부터 회복해야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김성수 (문화평론가)

 


지난 월요일 제55회 대종상 영화제가 있었죠. 이런 시상식 끝나고 나면 누가 감독상 탔는지 누가 주연상인지, 수상자들이 주목되기 마련인데요. 그런데 이번에는 희한하게도 한사랑이라는 무명 트로트 가수가 실시간 검색어에 올랐습니다. 대종상 영화제 그 중계 보신 분들은 알 거예요. 일본 작곡가 류이치 사카모토가 영화 음악상을 받았는데요. 갑자기 한사랑이라는 가수가 나와서 대리 수상을 하는 겁니다. ‘이상하다. 류이치 사카모토랑 무슨 관계일까?’ 많은 분들이 의아해 했는데요. 참 매년 잡음이 끊이지 않는 이 대종상 영화제. 뭐가 문제인지 오늘 화제 인터뷰 문화 평론가 김성수 씨와 함께 짚어보죠. 김 선생님, 안녕하세요?

◆ 김성수> 안녕하세요. 김성수입니다.

◇ 김현정> 일단 이번 대종상 영화제를 보신 총평?

◆ 김성수> 심사는 정말 공정했다. 특히 독립 영화들까지 심사 대상에 넣어서 의미 있는 수상을 했고 그리고 작품성 있는 영화가 상을 받아서 이런 수상들이 뭐 한 4-5년 계속된다면 권위를 다시 회복할 수 있지 않을까. 그래서 수상자를 선택하는 그런 눈은 정말 탁월했다. 이렇게 평가를 할 수 있는데요. 문제는 진행에 있어서는 정말 이건 마이너스 점수를 받은. 참 좋은 결과를 만들 수 있는 자리를 스스로 싸구려로 변질시켰다. 이렇게 평가를 할 수 있습니다.

◇ 김현정> 어떤 댓글 보니까 ‘동네 잔치도 이것보다는 낫겠다.’ 뭐 이렇게 이런 정도 댓글까지 있던데요?

◆ 김성수> 그게 기본적으로 하나의 이벤트를 만든다고 하는 것은 결과로서 보여지는 무대도 힘이 되어야 되거든요.

◇ 김현정> 시상식이잖아요. 행사잖아요.

◆ 김성수> 그렇죠. 그래서 무대 연출을 하기 위해서 필요한 것들이 있는데 그중에서 또 가장 중요한 것은 수상 후보들에 대한 의전이라든가 이런 겁니다. 그런데 그 의전은 미리 치밀하게 연락을 하고 오지 못한다고 한다면 어떤 대안을 세우고 이런 것들이 굉장히 중요한데 그런 게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것이죠.

◇ 김현정> 제일 논란이 된 장면부터 짚어보죠. 작곡가 류이치 사카모토하고는 전혀 관련이 없는 일면식도 없는 한사랑이라는 트로트 가수고 또 사실 대중도 잘 모르는 무명의 가수가 대리 수상을 했어요. 어떻게 된 거예요, 이게?

◆ 김성수> 이걸 조직위원회 측에서는 이렇게 설명을 하고 있습니다. 류이치 사카모토 씨하고 연락을 취했지만 연락이 되지 않았다. 그래서 제작사 측에게 또 연락을 취했는데 연결이 되지 않았다. 그래서 대리 수상자를 누군가는 구해야 됐기 때문에 한국영화음악협회 측에다가 양해를 구했다는 거예요.

◇ 김현정> 한국영화음악협회라는 곳에 전화를 해서 ‘영화 음악상 대리 수상자를 하나 섭외해 주세요.’ 이렇게?

대종상영화제 캡처

 


◆ 김성수> 이게 상식적인 그런 판단이 아니죠. 한국영화음악협회라고 하는 것은 사실은 영화 음악인들이 모인 그런 곳이기는 합니다마는 모든 영화 음악인들을 아우르고 있는 그런 협회라고 보기는 어렵거든요. 가령 저도 연극을 아직까지도 극작을 하고 있습니다마는, 발표를 잘 못 할 뿐이지. 그런데 저는 한국연극협회 협회원도 아니거든요. 한국연극협회 저를 대신할 수 있는 그런 협회는 아니잖아요. 그러니까 이런 부분들이 전혀 고려되지 않은 주먹구구식 판단이었다, 이렇게 볼 수 있죠.

◇ 김현정> 한국영화음악협회는 어떻게 류이치 사카모토의 수상 대리인으로 트로트 가수 한사랑 씨를 생각했대요?

◆ 김성수> 전혀 거기에 대한 입장들이 나오지 않고 있습니다.

◇ 김현정> 한사랑 씨도 저는 어이가 없을 것 같아요. 많은 사람들이 어떻게 생각했냐면 ‘처음에는 한사랑 씨 저 사람 이상한 사람 아니야? 무대 한번 서 보고 싶어가지고 저 드레스 입고 기다리고 있다가 올라간 거 아니야?’ 이런 얘기들을 하다가 나중에 그게 아니라는 걸 알고 한사랑 씨한테도 미안해지더라고요.

◆ 김성수> 그렇죠. 실제로 한사랑 씨 주장이 사실이라면 영화음악협회와 대종상 조직위원회는 한사랑 씨한테 정말 크게 잘못을 한 겁니다.

◇ 김현정> 사과해야 돼요, 그분한테는.

◆ 김성수> 네. 실제로 이분은 그리고 보면 류이치 사카모토 씨가 누구인지도 몰랐고 남한산성을 보지도 않은 거예요.

◇ 김현정> 영화도 안 봤고? 거절하시지않고 또 올라가셨어요. 하여튼 여러모로 이상해요.

◆ 김성수> 그런데 이제 좋은 일이라고 생각을 했고 선의로 돕는다고 생각해서 올라갔다라고 하는 건데 가장 큰 건 조직위원회의 책임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 김현정> 대표적인 해프닝으로 한사랑 씨 대리 수상 얘기를 우리가 했습니다만 대종상 영화제 보고 있자니 영화제가 전반적으로 썰렁하더라고요. 중계 장면을 보는데 귀빈 좌석 대부분 비어 있고 대리 수상도 절반이 넘었어요.

◆ 김성수> 19개 부문 중에서 11개 부문이 대리 수상을 한 건데. 대종상 영화제가 얼마나 신뢰를 잃었는가. 다시 말해서 영화인들이 대종상 영화제가 있다고 자기 스케줄을 빼놓지 않는 그런 영화제가 돼버렸는가를 보여주는 모습입니다.

◇ 김현정> 그러네요.

◆ 김성수> 사실 대종상은 참 많은 질곡을 겪었어요. 상의 권위를 스스로 훼손하는 일들이 많이 벌어졌죠. 대표적인 그런 사건이 ‘영화 애니깽’ 사건이라고 해가지고 제대로 만들어주지도 않은 러시 필름(편집 전의 촬영된 영상) 을 상을, 작품상을 주는 그런 해프닝이 있었는데.

◇ 김현정> 아직 완성이 되기 전의 영화한테 상을 줬던 거죠.

◆ 김성수> 사실은 개봉이 된 영화를 기준으로 해야 되는 것인데 개봉은커녕 완성이 되지 않은 그런 필름이 제출되었는데도 그게 상을 받는 그런 일이 벌어졌었거든요.

◇ 김현정> 맞아요.

◆ 김성수> 그런데 그 감독님께서 사실 이 한국영화인총연합회라고 하는 사실상 영화인 원로들의 기구, 이 기구의 주요 보직을 계속 맡으셨죠. 그러니까 나눠먹기 아니냐. 이런 얘기가 나오는 그런 상황들을 굉장히 오랫동안 방치했고 블랙리스트라고 하는 그런 사건에 직격탄을 맞으면서 정부의 입김이라든가 이런 것들에 다시 노출되고 우여곡절들이 지금까지 있어 왔고요. 앞으로 대종상 영화제가 신뢰를 찾지 않는 한 영화인들이 외면을 해서 썰렁하게 비어 있고 또 연락이 잘 안 돼서 대리 수상자를 찾아야 되는 그런 일이 반복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 김현정> 한번 확 문제 제기를 크게 해서 막 보이콧하고 이런 시련들 겪으면서, 심사 결과 획기적으로 바꾸겠다 이런 선언도 하고, 또 이번 심사 결과가 나름대로 평이 괜찮아서 괜찮은가 보다 했는데 진행이 또 엉망이 되면서 이거 예전 신뢰 회복하려면 참 갈 길이 멀구나 싶더라고요.

◆ 김성수> 예전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한국영화인총연합회에서 손을 떼야 될 것 같아요. 지금 여기가 사실은 이전의 영화 애니깽 사태부터 시작해서 대종상 영화제의 해프닝들의 사실상 책임자거든요. 그래서 정확하게 대종상만을 고민하는 그런 조직위원회가 다시 만들어지고 그리고 그 조직위원회를 통해서 하나씩 문제를 풀어나가는 것이 필요하지 않을까, 그런 생각들을 합니다.

◇ 김현정> 참 역사와 전통이 깊은 한국 영화의 큰 축제였는데 어쩌다가 이렇게 된 건지, 하여튼 아쉽습니다. 참 아쉬워요, 아쉽습니다. 제 궤도로 다시 올라오기를 바라면서.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 김성수> 고맙습니다.

◇ 김현정> 문화평론가 김성수 씨였습니다. (속기=한국스마트속기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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