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치원 앞에서 피켓 시위 중인 유족 모습. 연합뉴스 경기도 부천의 한 사립유치원 20대 교사가 고열을 동반한 독감에도 계속 출근하다 숨진 사건과 관련해 직무상 재해 인정 여부 결정이 보류됐다.
6일 교육계에 따르면 사립학교교직원연금공단은 숨진 A씨의 직무상 재해 인정 여부를 논의하기 위한 사립학교교직원연금급여심의회를 지난 4일 열었으나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다시 논의하기로 했다.
사학연금공단 관계자는 "같은 위원들로 구성된 급여심의회를 다시 열어 논의하기로 했다"면서도 "날짜와 장소는 공정한 심의를 저해할 수 있어 공개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앞서 유족 측은 지난해 10월부터 A씨가 사망한 올해 2월까지 전체 원아 120명 가운데 43명과 교사 2명 등 총 45명이 독감에 걸렸다는 통계 자료와, 병가 사용이 꺼려졌다는 A씨 동료들의 진술 등을 사학연금공단에 제출했다.
A씨는 지난 1월 27일 독감 판정을 받은 뒤에도 사흘간 출근했고, 이후 증상이 악화해 중환자실에서 치료받다가 지난 2월 14일 숨졌다.
교육시민단체들은 사학연금공단의 심의 보류 결정을 강하게 비판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은 이날 입장문을 내고 "현장의 특수성과 감염병 상황에서의 살인적인 업무 강도를 철저히 외면한 처사"라고 지적했다.
이어 "공단은 이번 결정을 즉각 취소하고 2차 급여심의회에서 반드시 직무상 재해를 인정하라"며 "2차 심의에서도 상식 밖의 결과가 나온다면 전국의 교사 단체·시민사회와 연대해 강력한 투쟁에 나설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국국공립유치원노조는 "직무상 재해 여부는 단순히 감염 경로만을 기준으로 판단할 것이 아니라 병가 사용이 어려운 구조 속에서 무리한 근무가 지속됐는지, 교육기관 운영 환경이 질병 악화에 영향을 미쳤는지까지 종합적으로 판단해야 한다"고 밝혔다.
교사노조연맹은 "공단이 더 이상 책임을 미루지 말고 해당 교사에 대한 직무상 재해를 조속히 인정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며 "아울러 정부와 교육당국은 교사의 희생에 의존하는 유치원 운영 구조를 근본적으로 개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