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박인경 (맨머리유니언)
여러분, 자전거 좋아하세요? 요즘 자전거 타기 딱 좋은 날씨인 데다가 오늘은 또 한글날, 공휴일이라서 자전거 타러 야외로 나가는 분들 꽤 많으실 것 같은데요. 그런데 이제 자전거를 타시려면 반드시 헬멧을 써야 된다는 거 알고 계시죠? 하다못해 집 앞에 슈퍼마켓 가더라도 반드시 헬멧을 쓰셔야 합니다. 최근에 도로교통법이 개정되면서 자전거도 오토바이와 똑같이 헬멧 없이는 어디도 갈 수도 없는 겁니다. 저는 이 소식 들으면서 이건 안전을 위한 거니까 그냥 끄덕끄덕하고 넘어갔거든요. 그런데 웬걸요. 일부 자전거 애호가들은 강력한 반발을 넘어서 강력 반대 기자회견까지 열고 있습니다. 이분들 얘기에 귀를 기울여보죠. 오늘 화제의 인터뷰 이름이 맨머리유니언이네요. 맨머리유니언의 박인경 씨 연결을 해 보겠습니다. 박인경 씨 안녕하세요.
◆ 박인경> 반갑습니다.
◇ 김현정> 맨머리유니언? 헬멧 반대운동 때문에 만들어진 모임인 거예요?
◆ 박인경> 저희가 지난 5월에 같이 모여서 모임을 시작했고요. 저희가 하고 싶었던 얘기는 헬멧을 쓰고 싶지 않다는 개념이 아니라 헬멧 없이도 도로에서 안전하게 다닐 수 있는 권리를 요구하는 그런 모임입니다.
◇ 김현정> 우리 박인경 씨는 자전거를 어느 정도나 즐겨 타세요?
◆ 박인경> 저는 항상 자전거로 출퇴근을 하고 있고요.
◇ 김현정> 출퇴근을, 그럼 꽤 오래 타시겠네요?
◆ 박인경> 보통 출퇴근 하는 데 1시간 정도. 그리고 그것 말고 운동을 좀 더 하려고 타다보면 1시간 더 타고. 그래서 하루에 1, 2시간 정도는 타는 것 같아요.
◇ 김현정> 그러면 그동안은 쭉 헬멧 안 쓰고 다녔던 거예요?
◆ 박인경> 아니요, 저는 항상 써요.
◇ 김현정> 항상 쓰세요? 이번 법 개정되기 전부터?
◆ 박인경> 저는 처음부터 항상 썼습니다.
◇ 김현정> 그러면 정작 본인은 쓰시면서 왜 기자회견까지 해서 헬멧 의무화법에 반대하시는 겁니까?
◆ 박인경> 헬멧 의무화라는 것 자체가 어떻게 보면 자전거 타는 사람들에게 안전하게끔 보호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모든 국민을 잠재적인 범죄자로 만드는 그런 탁상행정처럼 생각이 됐어요, 저희들은. 자전거를 어디서든 마음놓고 편하게 타고 싶은데 일단 자전거 헬멧을 의무화해버리면 자전거 이용률이 급감할 게 뻔하고 그렇게 되면 생활 속 자전거들이 점점 사라질 게 뻔하거든요.
◇ 김현정> 출퇴근 우리 박인경 씨처럼 1시간씩 하루에 2시간씩 타는 사람은 헬멧 쓰지 말라고 해도 이미 사실은 쓰고 다닌다, 자율적으로.
◆ 박인경> 맞습니다.
◇ 김현정> 다만 집 앞의 5분 거리, 마트 가거나 아니면 동네 한 바퀴 산책하는 사람까지 헬멧 쓰는 걸 의무화해버리면 그때부터는 생활 속 자전거들이 줄어들 것이다? 지금 그러면 진짜로 5분 거리 슈퍼마켓 가는데도 꼭 써야 된다는 거예요?
◆ 박인경> 지금 법이 바뀌었기 때문에 그렇게 되었습니다.
◇ 김현정> 강제규정입니까? 안 지키면 처벌 같은 게 따르는 거예요?
◆ 박인경> 처벌규정은 없고 그냥 의무화만 법에 들어간 거죠.
◇ 김현정> 처벌도 안 하고 단속도 안 할 법을 굳이 남겨둬서 자전거 이용자들 마음만 찜찜하게 만들지 말아라 이런 말씀이세요?
◆ 박인경> 찜찜한 걸 떠나서, 일단 제가 행안부 2016년 기준 자전거 이용 현황이라는 자료가 있거든요. 그거 찾아봤더니 자전거 사고가 1만 5000건 정도 되거든요. 그 1만 5000건 중에서 사망 비율이 1.6% 정도 됐었거든요. 그러니까 저희 입장에서 봤을 때는 이 1. 65%를 줄이기 위해 98% 이상의 이용자들한테 헬멧을 의무화하는 법이라고 생각이 됩니다. 그랬을 때 자전거 이용자가 줄면 교통수단으로서의 자전거가 설 자리가 점점 좁아지는 거고 그럴수록 자전거 인프라 확충이라든지 그런 것들을 요구할 수 있는 권한도 적어지는 거죠.
◇ 김현정> 그 말씀이 어떤 뜻인지는 충분히 이해를 했습니다. 하지만 한편으로 생각해 보면, '자동차 운전자들이 운전벨트 메는 것 당연한 거고 오토바이 운전자들이 불편해도 헬멧 쓰는 거 당연하게 생각하는데 왜 자전거 운전자들만 우리는 불편하니까 헬멧 안 쓰겠소.'라고 하는 것이냐 이렇게 물을 수 있거든요?
◆ 박인경> 불편해서 헬멧을 쓰지 않겠소라는 그런 뉘앙스는 아니에요. 이건 오해하시면 절대 안 되는데요. 결국 자전거가 사고가 나는 이유는 자전거랑 자동차랑 박았을 때 자전거가 많이 다치기 때문에 그렇거든요. 그렇다고 하면 자동차가 속도를 좀 줄여줘야 되고 자전거가 지나갈 때 자동차가 측면으로 한 1.5m 떨어져서 추월을 한다든지 이런 방어 운전을 해 주셔야 되는데 자전거가 앞에 있을때 빵빵 경적을 울린다거나 아니면 옆으로 정말 칼치기 하듯이 스쳐서 추월을 하실 때 그럴 때 보면 굉장히 위험 부담이 크거든요. 그런 상황들을 계도하고 못 하게 해 주셔야지, 자전거 운전자들한테 너희들 목숨을 지키려면 헬멧을 알아서 각자 써라. 그것조차 안 하면 이건 법으로 강제하겠다. 순서가 앞뒤가 안 맞다는 거죠.
◇ 김현정> 오토바이하고 비교하면 어떻게 생각하세요?
◆ 박인경> 오토바이랑 비교했을 때는 사실 속도가 차이가 많이 나잖아요. 라이더든 사이클리스트 같은 경우는 빨리 달린다고 하지만 생활 속의 일반 자전거들은 그렇게 빨리 달리지 않는단 말이죠. 자동차 속도를 낮추고 자전거 인프라를 확충해서 자전거가 교통수단으로써 제대로 자리잡을 수 있게끔 정부랑 지자체가 노력을 해 줬으면 좋겠다. 그런 요구를 하는 겁니다.
◇ 김현정> 여기에 대해서는 사실 다양한 생각들이 있을 수 있지만 어쨌든 자전거 애호가들 사이에서는 지금 이런 움직임이 있다는 것 여러분들께 전해 드리고 있는 건데 정리를 하자면 헬멧 의무화를 법으로 규정하기보다는 우선 자전거가 좀 편히 다닐 수 있는 인프라 구축하고 또 자전거를 보호하도록 운전자들에 대한 교육을 먼저 해야 된다는 말씀. 그 말씀이신 거죠?
◆ 박인경> 맞습니다.
◇ 김현정> 해외의 경우는 어때요, 박인경 씨?
◆ 박인경> 해외 같은 경우에는 10년 전쯤에 호주랑 뉴질랜드에서 법으로 의무화를 하고 그쪽은 정말 벌금까지 매겨서 강제를 하고 있는 상황인데요. 그랬더니 자전거 이용률이 37% 이상 떨어졌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최근 호주에서는 다시 이 법을 없애자. 우리 자전거 이용률 너무 많이 떨어졌다.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추세라고 들었습니다.
◇ 김현정> 알겠습니다. 지금 상황에서는 일단 헬멧을 써라라는 데 사실은 동의하는 분들도 적지 않을 거기 때문에 이건 찬반이 있을 수 있습니다마는 일단은 애호가들의 얘기를 지금 듣고 있는 겁니다. 여러분의 의견 좀 받겠고요. 박인경 씨. 지금 반대 기자회견까지 하셨죠?
(사진=맨머리유니온 페이스북)
◆ 박인경> 저희가 7월에도 한 번 했고 지난 달에도 한번 했습니다.
◇ 김현정> 계속 이어가실 생각이세요, 없앨 때까지?
◆ 박인경> 국회의원께서 이 법을 바꾸겠다고 하시면서 재개정 발의를 하시기는 하셨지만 그게 언제 통과될지도 모르는 상황이고 그러니까 저희는 계속 진행을 하겠죠.
◇ 김현정> 이야기가 나온 김에 자전거를 사랑하는 분을 만났으니까 이런 날씨에 자전거 타기 좋은 길 하나 추천받으면서 인터뷰 마칠까요? 어디 가면 좋습니까?
◆ 박인경> 사실 저는 서울에 살고 있으니까 서울 같은 경우는 한강은 자전거 타기 너무 좋은 것 같아요. 정말 어느 나라를 비교해도 한강은 참 좋은 것 같고 특별히 생각하면 한강에서 양수리로 해서 춘천까지 가는 그 길이 굉장히 예쁘고 특히 지금 가을철 되면 단풍도 아름답게 들기 때문에 더 좋을 것 같습니다.
◇ 김현정> 얼마나 걸려요?
◆ 박인경> 한 5시간에서 6시간 정도면 충분히 가실 수 있어요.
◇ 김현정> 알겠습니다. 자전거 애호가들이 반대하는 이유는 뭔가 오늘 한번 직접 들어봤습니다. 박인경 씨 고맙습니다.
◆ 박인경> 고맙습니다.
◇ 김현정> 맨머리유니언이라고 아예 모임을 만드셨어요. 자전거 애호가 박인경 씨였습니다. (속기=한국스마트속기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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