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오너가 비리' 신동빈 롯데 회장이 30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항소심 1차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박종민 기자)
뇌물공여 등의 혐의로 구속수감중인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5일 열린 2심에서 집행유예로 석방되자 롯데그룹은 크게 안도하는 분위기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이날 "그룹 총수가 구속상태에서 면하게 돼 다행스럽다"면서 "경제인으로서 자숙하면서 어려운 경제여건을 감안해 앞으로 국가경제발전을 위해 노력하고 사회적 책무도 다하겠다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1년 가까운 수감생활로 다소 초췌한 모습을 보였던 신동빈 회장도 집행유예 선고가 내려지자 안도하는 표정이 역력했다.
집행유예를 선고받고 234일 만에 석방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서울구치소를 나서면서 "국민 여러분께 죄송하게 생각한다. 앞으로 더 열심히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2심 결과에 대해 롯데그룹 고위임원은 5일 CBS와의 전화인터뷰에서 "1심보다는 2심 재판과정에서 여러 가지 혐의점에 대해 소명을 많이 하고 새로운 증거도 확보해 다퉈볼 여지가 충분히 있다고 판단했는데 기대한 첫 처럼 좋은 결과가 나온 것 같다"고 평가했다.
이 임원은 "집행유예 역시 유죄인 만큼 상고심에서 잘못이 없다고 판단하고 있는 부분들에 대해 법리적으로 적극 소명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롯데그룹 측은 검찰이 신동빈 회장의 경영비리 혐의에 대해 기소한 부분에 대해 '다소 무리했던 것 아니냐'는 불만을 갖고 있다.
한 관계자는 "경영비리 건은 말이 안된다. 검찰이 비자금으로 3천억원을 특정했는데 혐의를 입증할만한 구체적 물증이 나오지 않자 과거의 여러사건을 추가 조사한 뒤 기소했고 무죄가 났다"며 "매점 임대건의 경우 신격호 총괄회장의 카리스마 있는 경영스타일로 미뤄볼 때 아버지의 결정에 누구도 토를 달기 어려운게 롯데의 사내문화였다"고 주장했다.
롯데그룹 내부에서는 그룹의 최고경영자인 신동빈이 회장이 석방됨에 따라 지금까지 전면 중단돼 있던 그룹의 국내외 투자사업이 정상화되면서 그룹이 새로운 성장을 모색할 수 있게됐다고 반기고 있다.
경북 성주골프장을 사드기지로 제공한 롯데에 대한 중국 정부의 보복이 지속되고 있고 신동빈 회장까지 구속되면서 롯데그룹은 그동안 가시밭길을 걸어왔다.
2016년 하반기 이후 전면 중단된 롯데그룹의 주요 M&A사업 가운데 '인도네시아 유화단지 건설사업' 추진이 연내로 제 궤도에 오를 것으로 관측된다.
롯데케미컬은 인도네시아 국영 철강회사인 크라카타우 스틸과 유화단지 부지 50ha 사용권한 매입계약을 체결했고 지난해 토지등기 이전까지 마무리했다. 유화단지 건설에 4~5조원의 돈을 투자할 예정이다.
유화단지 건설은 인도네시아 정부와 롯데 양측 모두의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지는 사업인 만큼 신 회장 석방을 계기로 사업추진의 돌파구가 마련될 가능성이 높다.
이밖에도 신동빈 회장은 2018년 한해 동안 11조원의 자금을 투입해 추진하려던 크고작은 10여건의 M&A건 추진도 본격화할 것으로 관측된다. 여기에는 베트남 제과업체와 베트남.인도네시아 유통업체, 미국.베트남의 호텔체인, 유럽의 화학업체 인수계획 등이 포함돼 있다.
또한 신동주 전 일본롯데 부회장과의 경영권 다툼도 한 시름 덜게 됐다. 신 회장이 2심에서 집행유예로 석방돼 일본 롯데경영권 사수가 훨씬 수월해졌기 때문이다. 일본 경영계에서는 현직 CEO가 실정법 위반으로 인신구속이 되기만 해도 현직에서 물러나는게 관행으로 굳어져 있어 구속상태의 신 회장은 그룹경영과 일본 롯데 경영권까지 이중고를 겪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