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자료사진)
문재인 대통령의 중재외교로 명분을 얻은 북미가 길었던 교착을 깨고 다시 대화에 나설 채비를 마쳤다.
미국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의 방북과 2차 북미정상회담 등 본격적인 비핵화 협상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남북미 외교수장이 모여 논의를 구체화할지 관심이 모인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최근 KBS와의 인터뷰에서 유엔 총회를 계기로 남북 외교장관 회담을 제안했다고 밝혔다.
앞서 강 장관은 평양 남북정상회담이나,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에서 북한 외교수장인 리용호 외무상과 접촉한 바있다.
하지만, 공식적인 양자 회담은 성사되지 못했다. ARF 때에는 북한이 양자회담을 거절했고, 환영만찬을 통해 북측과 종전선언에 대하여 의견을 교환하는 정도였다.
또 지난 21일 평양 남북정상회담 공식수행원으로서의 방북을 마치고 외교부 청사로 출근하던 강 장관은 리용호 외무상과의 만남에 대해 "별도 만남은 없었다. 잠깐잠깐 볼 기회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간, 남북관계의 특수성 때문에 주로 정보당국이나 통일부가 대북 접촉을 담당해 왔고, 외교부 장관이 이번 정상회담의 공식 수행원으로 포함된 자체가 이례적인 상황이다.
또 외교부가 6자회담 등 북핵 이슈를 도맡아왔지만, 북한은 핵 문제를 미국과만 풀어나가길 바라왔기 때문에 역할이 제한적이었다.
하지만 우리 정부의 적극적인 중재 역할로 교착이 풀렸고, 한반도 비핵화의 촉진자로서의 역할이 더욱 커지면서 실무진에서도 공조와 조율의 필요성이 높아졌다.
또 남북미 종전선언의 당사국으로서 관련국 사이 이해관계를 조정하고 연내 추진하기 위한 조치도 중요하다.
때문에 종전선언 논의의 물꼬를 트고 대화의 흐름을 이어가기에 남북미 외교장관 회담은 적절한 계기가 될 수 있다.
외교부 이도훈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도 지난 20일 "한미 정상회담과 유엔 총회를 계기로 진행될 장관급 회담, 그리고 북미정상회담까지 이어지면 금상첨화"라며 "남북미 장관간의 만남은 매우 중요할 것"이라며 실현 가능성을 내비쳤다.
분위기는 나쁘지 않다. 이미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26일(현지시간) 리용호 외무상과 만나 다음달 방북할 예정이라고 밝혔고, 이는 '북한의 최종적이고 완전히 검증된 비핵화(FFVD)의 진전과 2차 북미정상회담을 준비하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또 강경화 장관도 고노 다로 일본 외무상, 왕이 중국 외교부장과 각각 만나 남북정상회담 결과를 공유했고, 폼페이오 국무장관과의 회담도 개최할 예정이다.
여기에 리용호 외부상이 오는 29일에 유엔총회 일반토의 기조연설이 예정돼 있으므로 그 이전에 한미, 남북, 남북미 등 회담이 추진될 가능성은 열려있다.
아산정책연구원 신범철 안보통일센터장은 "남북 혹은 남북미 회담이 성사되더라도 구체적인 협상 내용이 공개되기는 어렵지만, 정상들이 이끌어낸 합의와 대화기조를 이어가는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