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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리 얼룩진 동아대 태권도학과, 정년교수 전원 직위해제 절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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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원생 반년만에 지도교수 2번이나 바꿔…학사 차질 불가피
태권도학과 수업을 체육학과 교수들로 대체

동아대학교(사진=부산CBS 자료창고)

 

동아대학교 태권도학과 내 각종 비리 의혹이 경찰 조사에서 사실로 드러난 가운데, 비리에 연루된 정년 교수 전원이 직위 해제 절차를 밟는 초유의 사태가 빚어졌다.

당장 학사 일정에 차질이 불가피해 학교와 학생들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정년교수 전원 직위해제 절차…타 학과 교수가 학과장 맡아

동아대는 학내 비리에 연루된 태권도학과 정년 교수인 A교수와 B교수에 대한 직위해제를 검토하고 있다고 7일 밝혔다.

지난 2월 태권도학과의 또 다른 교수인 C씨를 직위해제한 데 이어 6개월여 만에 학교 측이 나머지 정년 교수 2명까지 모두 직위해제하는 절차를 밟게 됐다.

앞서 경찰은 업무방해와 공갈, 사기, 배임수재 등의 혐의로 태권도학과 교수 A씨를 구속하고, C 씨를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은 또 같은 학교 B교수도 시간강사에 논문대필을 강요한 혐의 등으로 불구속 입건했다.

이로써 태권도학과 내 정년 교수 모두가 각종 비리에 연루돼 학부와 대학원 수업에서 물러나고 직위 해제 절차를 밟게 됐다.

경찰의 수사 종료 통보를 받은 학교 측은 이번 학기 A,B교수가 맡은 수업을 부랴부랴 다른 교수로 대체하고 있다. 앞서 직위 해제된 C교수는 지난 학기부터 수업에서 배제된 상태이다.

태권도학과 정년 교수가 모두 학사 일정에 관여할 수 없게 되면서, 현재 학과장은 다른 학과 교수가 맡고 있다.

◇지도교수 비리 연루에 타과 교수 수업 들어야…대학원생들 '혼란'

상황이 이렇자, 대학 생활을 시작한 태권도학과 학부 신입생은 물론 사회 진출을 앞두고 마지막 학기를 보낼 학부 졸업생도 타과 교수와 학사 일정을 소화해야 하는 실정이다.

특히 태권도학과 대학원생들이 가장 큰 피해를 보고 있다.

대학원에 재학 중인 29명의 원생들은 수강 정정 신청기간 마지막날인 7일 지도교수 교체 통보를 받고, 부랴부라 다른 지도교수를 찾는 지경에 이르렀다.

이미 지난 학기 C교수에서 A교수로 지도교수를 바꾼 대학원생은 한 학기 만에 또 지도교수를 교체하게 됐다.

한 대학원생은 "대학원생이 지도교수를 바꾸는 일은 거의 없는데, 1년에 2번이나 이런일 겪게 되다니 황당하다"면서 "학업을 계속 이어가야 할 지 모든 계획이 엉망이 됐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또 다른 대학원생은 "태권도학과 수업을 부랴부랴 체육학과 교수님들이 메우고 있다"면서 "태권도에 대한 전문 지식을 쌓기 위해 들어온 대학원인데, 지금 내가 일반 체육학과생인지 태권도학과생인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학교 측은 경찰 수사는 종료됐지만 앞으로 진행될 검찰 조사와 판결이 나기 전까지 당장 정년 교수를 추가로 채용할 수도 없어 학생들의 불만을 잠재울 수 있는 근본적인 해결책을 제시할 수 없는 상황이다.

◇학생들 사이에서는 학과 존폐 우려까지, 대학 측 "차질 있지만 정상화 노력"

이 때문에 학내에서 태권도학과 자체가 없어지는 것이 아니냐는 위기감까지 감돌고 있다.

동아대 측은 "내년 태권도학과 신입생은 계획대로 뽑고 논란의 교수들은 모두 이번 학기부터 학부 수업에서는 배제했다"면서 "이미 맡은 대학원생 수업에서 다소 차질이 빚어질 수는 있지만 대체 인력을 투입해 모든 수업을 정상대로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한 대학원생은 "진로 결정에 있어 지도교수의 영향력은 매우 크다"면서 "면밀히 관리해 줄 수 있는 정년교수가 없는 상황에서 수업만 개설한다고 끝이 아니다. 이런 지경이 올 때까지 대체 학교 측은 학생들을 위해 진심으로 최선을 다했는지 묻고 싶다"고 토로했다.

한 졸업생은 "요즘 동아대 태권도학과를 졸업한 선수들이 각종 대회에서 메달을 거머쥐며 좋은 성적을 보여주고 있어 기뻤다"면서 "하지만 정작 학교를 지키여할 교수들 모두가 경찰 조사를 받았다는 소식을 듣게 되니 원망스럽고 동아대 태권도학과를 졸업했다는 얘기를 자랑스럽게 꺼내고 싶은데 그렇지 못하게 됐다"고 한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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