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김병학 AI Lab 부사장 (사진=카카오 제공)
카카오가 인공지능(AI) 기술에 사활을 걸었다. AI 플랫폼을 기반으로, 자동차·집 등 일상 공간 깊숙히 침투하는 동시에 과감한 개방을 통해 AI 생태계를 구축하겠다는 포부다. 카카오는 현재 집 안에서는 카카오미니, 외부에서는 카카오톡, 차에서는 카카오 내비로 가전을 제어하는 작업을 진행중이다.
카카오는 4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카카오 개발자 컨퍼런스 'if kakao 2018'을 개최했다. AI, 메신저, 택시, 결제/송금, 검색 등 수많은 영역에서 쌓인 카카오의 기술과 노하우를 실제 개발 사례를 중심으로 외부 개발자 및 참석자들과 공유했다. 세션은 카카오 현직 개발자들 중심으로 AI, 머신러닝, 멀티미디어 처리, 챗봇, 클라우드, 오픈소스, 추천 등으로 구성됐다.
김병학 AI랩 부문 총괄 부사장은 "카카오의 수많은 서비스에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발전을 도모하기 위해 AI를 도입했다"며 "AI에 사활을 건 투자를 시작했다"며 기조연설을 시작했다.
그가 밝힌 카카오의 AI 첫 단계는 "사용자와의 인터렉션에 AI 기술을 적용하는 것"이다. '카카오아이(i)' 플랫폼과 '카카오미니'도 여기서 비롯됐다.
카카오에 따르면 AI 스피커 카카오미니는 출시 이후 6개월 동안 약 2억건의 음성명령이 들어왔다. 이는 음성인식과 대화 처리 등 핵심 AI엔진의 학습에 사용됐다. 현재 하루 30만건 이상의 음성명령이 입력되고, 음성명령 인식 실패율은 출시 초기 12% 수준에서 지금은 5.9% 수준으로 낮아졌다.
김병학 총괄 부사장은 "카카오가 AI 기술을 통해 특별히 집중하고자 하는 공간은 '자동차'와 '집'"이라고 강조했다. AI 플랫폼 '카카오 아이(i)'를 가전과 차량, 아파트에 심어 음성과 카카오톡으로 제어하는 생태계를 만들겠다는 설명이다.
이를 위해 카카오는 차량 협력은 현대자동차와,'스마트홈' 시장 공략을 위해 GS건설·포스코건설과 손 잡았다.
카카오는 현대·기아차에 자사의 AI 기술을 탑재한다. 운전 중에도 음성으로 검색이나 길 안내, 음악을 감상하고 카카오톡·보이스톡 등도 제공한다. "에어컨 아래 방향으로 틀어줘" 또는 "선루프 열어줘"처럼 차량 내 장비도 음성으로 제어하는 서비스도 준비중이다. 내년 출시 차량부터 AI 기술을 순차적으로 적용할 예정이다.
'소사벌 더샵 마스터뷰'가 카카오 i를 적용한 첫 사례다. 카카오미니에게 음성 명령을 내리거나 카카오톡 챗봇에게 메시지를 보내 '가스밸브 잠가줘' 또는 '엘리베이터 불러줘'라고 요청할 수 있다.
카카오는 아파트 뿐만 아니라 단독주택에서도 여러 가전이나 기기를 제어할 수 있도록 '카카오 홈'이라는 스마트홈 플랫폼을 출시한다. 가전·사물인터넷 제조사들과 협력해 카카오 i로 제어할 수 있는 기기를 늘려가겠단 방침이다.
구글이나 아마존처럼 AI 스피커 기능 확장을 위해 AI 플랫폼 문호도 개방한다. 누구나 카카오아이를 통해 개발할 수 있는 개발자 사이트도 연내 오픈 예정이다. 개발자들이 카카오톡 챗봇과 카카오미니용 음성 서비스를 함께 개발할 수 있도록 '카카오아이 오픈빌더'라는 플랫폼을 내놨다.
김 부사장은 "하드웨어 업체와 전략적으로 제휴해 '카카오아이 인사이드' 제품을 만들고 싶은 생각이 크다"고 말했다.
신정환 최고기술책임자(CTO)는 "카카오가 큰 성장을 이룬 이유는 과감한 개방"이라며 "개발자 커뮤니티와 함께 성장하기 위한 노력을 본격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최근 두 가지의 큰 기술적 화두는 AI와 블록체인"이라며 "이 두 가지에 주목하고 투자하는 이유는 새로운 기술이 새로운 가치를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패러다임 변화는 카카오 같은 회사에 큰 위기이자 기회"라며 "카카오는 변화의 시기에 성장한 회사로 그 DNA를 유지하기 위해 계속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다른 업체와의 차별점에 대해 이석영 AI서비스 기획팀장은 "우리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기능 갯수가 많은 것보다는 실용적이고 생활에 침투할 수 있는 기능"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