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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y 뉴스] 왜 노무현 시절 '올드보이'들이 전면에 나서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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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의 속사정이 궁금하다. 뉴스의 행간을 속 시원히 짚어 줍니다. [Why뉴스]는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통해 들을 수 있습니다. [편집자 주]

■ 방송 : 김현정의 뉴스쇼(권영철의 Why뉴스)
■ 채널 : 표준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권영철 CBS 대기자



여당인 더불어민주당과 제1 야당인 자유한국당, 그리고 바른미래당과, 민주평화당 등 주요 정당들의 당 대표가 고 노무현 전 대통령과 인연이 있는 정치인들로 채워지고 있다.

그래서 '올드보이의 귀환'이니 '노무현 시대의 재래'니 하는 말들이 나온다.

오늘 [Why 뉴스]에서는 <왜 노무현="" 전="" 대통령="" 시절="" '올드보이'들이="" 정치="" 전면에="" 나서나?="">라는 주제로 그 속사정을 알아보고자 한다.

김진표 의원, 송영길 의원, 이해찬 의원 (사진=윤창원 기자/자료사진)

 

▶ 민주당은 아직 당대표가 결정되지 않았는데?

= 세 명의 최종후보가 모두 노무현 전 대통령과 인연이 깊다. 7선의 이해찬 의원은 국무총리를 지냈고 김진표 의원은 경제부총리와 교육부총리를 지냈으며 송영길 의원은
노 전 대통령의 대선 후보 시절 수행비서와 2007년 열린우리당 사무총장을 지냈다.

누가 대표가 되건 노무현 전 대통령의 사람이라는 이미지가 있다.

▶ 야당대표나 후보도 모두 노무현 전 대통령과 인연이 깊은가?

= 자유한국당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은 참여정부에서 청와대 정책실장과 교육부총리를 지냈다. 이후에도 정책특보로서 노 전 대통령에게 조언한 인물이다.

김 위원장은 지난달 30일 경남 김해 봉하마을에 있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묘역을 방문해 추모했다. 참배 후 방명록에 모두, 다 함께 잘 사는 나라'라고 적었다.

공식 추도식이 아닌 기간에 한국당 지도부가 노 전 대통령 묘역을 방문하는 것은 3년 반만의 일이다.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는 이미 잘알려진대로 열린당우리당 당의장과 통일부장관을 지냈다. 정 신임 대표는 8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국회의원 연석회의에 앞서 김대중, 노무현 두 전직 대통령의 사진을 거는 행사를 가졌다.

바른미래당 대표에 출마한 손학규 고문은 함께 근무한 인연은 없지만 악연이 있다. 손 고문이 경기도지사시절(2005년) 당시 노무현 대통령을 '경포대'(경제를 포기한 대통령)라고 공격했고 노 대통령은 (2007년) 한나라당을 탈당한 손학규 고문에 대해 '보따리 장사 같은 정치인'이라고 혹평했다.

자유한국당 김병준 비대위원장이 김해 봉하마을을 찾아 헌화를 하고 있다(사진=이형탁 기자)

 

▶ 이들이 모두 올드보이는 아니지 않나?

= 올드보이라는 말은 꼭 나이가 많아서라기 보다는 이미 참여정부 시절에 정부나 당, 청와대에서 중책을 맡았던 인물들이 다시 정치전면에 나서는 데 대한 평가로 보는 게 맞을 것이다.

나이로 보자면 김진표 의원과 손학규 고문이 1947년생이고 이해찬 의원이 1952년 생
정동영 대표가 1953년생, 김병준 비대위원장이 1954년생이다. 송영길 의원은 유일한 586그룹으로 1963년생이다.

'올드보이의 귀환'이라고 하려면 이미 정계를 떠났다가 다시 복귀하는 경우를 말하는데 손 고문을 제외하고는 올드보이의 귀환이라고 하기는 어렵다. 또 나이가 많다고 올드보이는 아니지 않나?

다만 송영길 의원의 말대로 이해찬 총리는 40대 교육부 장관, 50대 국무총리를 지냈다. 정동영 대표도 50대 초반에 이미 여당 의장과 통일부 장관, 대선후보까지 지냈는데 586그룹은 아직도 소장파로 불리고 있는 현실이다보니 그런 말들이 나오는 것이다.

민주평화당 정동영 대표가 8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국회의원 연석회의에 앞서 노무현 전 대통령의 사진을 걸고 있다. (사진=윤창원 기자/자료사진)

 

▶ 노무현 전 대통령과 인연이 있는 정치인들이 전면에 나서는 건 우연 아닌가?

= 아마 정치권의 주류가 그렇게 자리잡다보니 일어난 우연일 수 있다. 이들의 공통점은 정치뿐만아니라 행정 경험이 있다는 것이다. 청와대 참모나 장관, 총리 외에도 광역단체장을 역임하기도 했다. 지도력이 검증된 정치인이라는 공통점이 있는 것이다.

우연이 겹치면 필연이라고 한다.

▶ 왜 이렇게 노무현 시절의 사람들이 다시 전면이 나서는 것이냐?

= 첫 번째는 새로운 신진그룹이 성장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민주당 내 586그룹이 주력이지만 당대표 후보에 8명 중 4명이 출마했지만 송영길 의원만 컷오프를 통과했다. 송영길 의원은 81학번으로 86그룹이긴 하지만 전대협 세대와는 결이 다르다는 평가가 많다.

86그룹이 정치권에 두각을 나타낸건 탄핵역풍으로 열린우리당이 과반이상을 차지한2004년 17대 총선 때다. 우상호·이인영·정청래·최재성 의원 등 열린우리당 공천을 받은 12명이 대거 당선됐다. 이른바 탄돌이들의 등장이다.

그렇지만 이들 중 우상호 의원이 원내대표를 지냈을 뿐 아직 당대표로 선택받지 못하고 있다.

비판적인 인사들은 "86그룹이 정치를 잘하고 싶겠지만 운동과 정치외에는 전문성을 쌓아본 경험이 없다. "국회에 진입한 586그룹에 대한 불신이 생각보다 크다." 말한다.

故 노무현 전 대통령 (사진=자료사진)

 

▶ 386, 486, 586으로 성장하면서 상당한 개혁그룹으로 자리잡지 않았나?

= 학생운동시절에는 전대협의장이나 각 대학 총학생회장을 지내다보니 상당한 개혁그룹으로 분류되기도 한다. 그렇지만 현실적으로 당내에서나 청와대나 정부를 향해 쓴소리를 제대로 하지 못한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 86그룹 국회의원은 "전대협, 한총련 시절에서 더 이상 성장하지 못했다. 학생운동시절과 달리 정치권의 범생이가 됐다"고 말했다.

민주당의 한 중진의원은 "그 세대가 학생운동시절에는 지도적 역량을 발휘했지만 정치에 들어와서는 지도자적 역량을 키우지 못했다. 1차적인 책임은 그 세대에 있다"고 말했다.

현안이 있으면 매를 맞거나 비판을 받더라도 자신의 목소리를 내고, 시련을 겪더라도 적극적으로 나서야 하는데 그러지 못하다보니 현안에 대해 뭘했는지 대중들은 기억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현안마다 자기 목소리를 내다보면 '당에 부담을 준다'거나 '돌출적'이라거나 '싸움꾼' 등으로 비쳐지면서 어느새 선생님 말 잘듣는 모범생만 남게 됐다는 것이다.

오히려 6.13 지방선거 공천에서 잡음이 많았는데 그 중심에 86그룹이 자리잡고 있다는 말까지 나오는 실정이다.

두 번째는 역설적이지만 신진그룹의 성장을 선배그룹이나 지지자들이 용납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이해찬 의원이 1988년 국회에 입성했고 정동영 의원은 1996년, 손학규 고문은 1992년(1993년 재보궐 선거로 국회의원 당선) 정치를 시작했다.

추미애 대표도 1996년 국회의원이 됐고 홍준표 전 한국당 대표도 1996년 국회에 입성했다. 3김으로 불리는 김영삼의 신한국당, 김대중의 국민회의, 김종필의 자민련이 신인들을 대거 영입하면서 초선의원 137명이 당선됐다.

3김의 과두체제가 30년을 이어왔다면 그 이후에는 3김이 영입한 96년 이전 국회에 진입한 정치인들이 주류를 차지하는 과점체제가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3김 정치는 막을 내렸다. 그렇지만 정치권이 그 영향력에서 완전히 벗어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이다.

김대중 전 대통령, 김영삼 전 대통령, 김종필 전 국무총리 (사진=자료사진)

 

▶ 정치권 주류들이 신진그룹의 성장을 막고 있다는 거냐?

= 먼저 언급한 신진그룹들이 성장하지 못하고 '범생이'로 머무르고 있는 점이 더 크겠지만 그에 못지않게 그들의 성장을 돕지않고 가로막고 있다는 점도 부인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86그룹의 한 현역의원은 "기득권 층이나 지지자들이 그럴 환경을 만들어주지 않았다."면서 "그럴 환경이 되려면 경쟁하고 그 그룹이 성장할 여건이나 환경을 만들어줘야 하는데 당의 단합이나 안정감 이런걸 강조하면서 백가쟁명이 없어졌고 토론이 없어졌다"고 말했다.

세상을 바꾸는 사람은 사실 범생이들이 아니다. 튀는 사람들 뭔가 앞서가는 사람들인데 그런 신진 정치인들을 고무해주면서 어려움을 겪을 때 힘도 실어주고 그런 여건을 만들어야 하는데 조금만 당에 부담이 되면 입 다물어라는 그런 분위기라는 것이다.

민주당에 영입된 한 초선의원은 "합리적인 비판을 해도 지지자들이 이를 용납하지 않는 분위기"라면서 "이렇게 하다가는 정치가 어디로가게될지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세 번째는 지지자들도 신선한 새로운 정치인의 출현을 그렇게 반기지 않기 때문이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대중정치인으로 성장한 계기는 5공 청문회였다.

노 전 대통령은 무성의한 답변을 일관하던 전두환 전 대통령을 향해 의원 명패를 집어 던지기도 했고 정주영 현대그룹 회장으로부터 "칼 든 강도한테 빼앗겼다"는 답을 끌어내는 맹활약을 했다.

2016년 국정농단 국정조사 당시 청문회에서도 스타 정치인들이 많이 등장했다. 자유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와 장제원, 하태경 의원은 당시 박영선, 안민석 등 야당의원 못지않게 활약을 펼쳤다.

사실 정치는 정당간 총칼없는 투쟁을 벌이는 전장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그런데 정치권에서 현안 문제를 두고 갈등을 빚으면 '정치권 싸우는 꼴 보기 싫다'며 외면하다.이는 언론의 책임이기도 하다. 모든 논쟁을 여야간 대결구도로 몰고가기 때문이다.

국회에서 토론이 사라지면 어떻게 될까? 국회는 거수기로 전라하거나 통법부가 되고 말 것이다. 뜨거운 토론과 밀당이 활발해져야 한다. 그래야 갈등을 조정하고 국민이 원하는 방향으로 나가는 계기를 만들 수 있는 것이다.

(사진=자료사진)

 

▶ 여당의원들이 청와대에 대해 쓴소리를 못하는 게 더 큰 문제 아닌가?

= 당청관계는 사실 건전한 긴장관계가 유지되어야 한다. 박근혜 정부가 어떻게 몰락했는지 잊어서는 안 된다.

더불어민주당의 초선 의원 30여명이 지난 5일 정권 교체 이후 처음으로 토론회를 열고 당내 현안을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 조응천 의원은 "정부와 긴장관계를 유지할 수 있는 차기 지도부가 나왔으면 좋겠다"며 "대통령이 아니다 싶을 땐 고언을 할 수 있는 사람이어야 한다"고 수평적 당청 관계를 주장했다.

김영호 의원도 "이번 전당대회에서서도 당대표 후보들이 전당대회 이슈를 못 만들고 있다"며 "결국 대통령과 친분 관계로 치르게 돼 부적절하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대선 출구조사 발표 직후 민주당 개표상황실을 찾아 "문재인 정부가 아닌 민주당 정부다. 앞으로 개혁과 통합을 반드시 이루겠다"고 밝힌바 있다.

민주당의 한 중진의원은 "여당에 왜 토론이 없냐고 하는데 토론을하면 정부정책에 문제를 제기할 수밖에 없다. 그렇게하면 비판이 쏟아진다. 그게 지나치다보니까 대통령에 대해 아무런 말도 못하는 구조가 됐다"면서 "심지어 대통령뿐만아니라 정부 장관들에 대한 비판도 함부로 할 수 없는 구조가 되고 있다"며 답답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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