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루킹' 일당의 댓글 공작에 연루된 의혹을 받고 있는 김경수 경남도지사가 7일 새벽 서울 서초구 허익범 특별검사 사무실에서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마친 뒤 귀가하고 있다. (사진=박종민 기자)
드루킹 댓글조작 사건을 수사하는 허익범 특별검사팀이 7일 김경수 경남도지사 진술 분석에 매진하고 있다.
특검팀 관계자는 이날 오전 "드루킹 일당 등 핵심 관계자에 대한 소환조사는 오늘 없다"고 밝혔다.
전날 오전부터 18시간여 동안 마라톤 조사를 받은 김 지사의 진술 내용 분석에 수사력을 모으고 있는 것이다.
김 지사는 특검 조사에서 모든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특검팀은 수사 내용이 방대한 만큼 △김 지사 진술의 일관성 △드루킹 일당의 진술 △그동안 확보한 증거 등을 비교해 신빙성을 따져보겠다는 입장이다.
특검팀은 이를 통해 김 지사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 여부를 검토할 예정이다.
허익범 특검은 이날 출근길에 취재진과 만나 김 지사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 여부에 대해 "너무 앞서가지 말라"고 말했다.
특검팀으로서는 김 지사의 신병확보 여부가 곧 특검 수사의 성패와 맞닿아 있기 때문에 신중하게 결정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구속영장이 기각되면 '표적수사'라는 거센 역풍과 함께 빈손수사에 따른 예산 낭비라는 비판에 직면해야 하기 때문이다.
반면 김 지사를 구속하게 되면 특검 수사는 탄력을 받게 될 전망이다.
허익범 특별검사 (사진=황진환 기자/자료사진)
앞서 특검팀은 드루킹 일당과 연루된 송인배 청와대 정무비서관과 백원우 민정비서관에 대한 수사에 대해 "아직 한 게 없다. 시간이 좀 더 있어야 할 것 같다"고 밝힌 바 있다.
드루킹을 김 지사에게 소개한 송 비서관은 경공모에서 간담회비 명목으로 200만원을 받았고, 백 비서관은 드루킹이 오사카 총영사로 추천한 도모 변호사를 만나 검증한 인물이다.
따라서 오는 25일 수사종료를 앞두고 있는 특검팀은 김 지사를 지렛대로 이들에 대한 소환조사를 위해 문재인 대통령에게 수사기간 연장을 요청할 동력이 생기게 되는 셈이다.
결국 특검팀은 김 지사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 여부를 결정하는 게 '배수의 진'을 친 격이라는 분석이다.
특검팀은 구속된 피의자를 최소 10일 동안 수사할 수 있는 만큼, 김 지사에 대한 결정은 이르면 이번주 말이나 늦어도 다음주 초까지 결정할 것으로 관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