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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몰락 3가지 이유…지역주의·반공주의·박정희 신화 약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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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택 교수 "지역 기반, 이념적·정책적 틀 무너져
"우리 보수는 '수구 보수'"
이상일 전 의원 "한국당 해산만이 답"
"민주당도 과거 새누리당과 닮아가...靑에 쓴소리 해야"

자유한국당 김성태 권한대행이 2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윤창원 기자)

 

"단 한 번의 선거 패배가 아니라 구조적 측면에서 보수정치를 지탱해온 지역적 기반과 이념적 ·정책적 틀이 다 무너졌다"

"현재의 보수정당은 세력을 잃었을뿐 아니라 보수의 가치를 상실하게 됐다. 복원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다"

27일 더불어민주당 박광온 의원실 주관(리얼미터 후원, 한국정치조사협회 주최)으로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민선 7기 지방선거 평가와 전망' 토론회에 발제자로 나선 서울대 강원택 정치외교학부 교수가 자유한국당을 향해 쏘아붙인 말이다.

강 교수는 한국당을 향해 "외부에서 비상대책위원장을 데리고 오고, 아무리 바꾸자고 해도 효과가 없을 것"이라며 "유권자가 보기에 (한국당 내부는) '그 사람이 그 사람'이라는 생각을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강 교수는 2020년 총선 이후에 보수의 개혁이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강 교수는 "'개혁하자','혁신하자'고 해도 '나 빼고'라는 자세로는 안된다"며 "2020년까지 보수 정치는 우왕좌왕 하는 모습을 보이며 계속 갈 것 같다. 2020년 총선에서 인적개편을 과감히 하고 참신한 인재를 영입해서, 세대적으로 젊은 보수를 끌어들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강 교수는 이번 지방선거 결과가 보수 정치세력에게 '세 가지 타격'을 줬다고 분석했다.

강 교수는 우선 1990년 3당 합당 이후 고착화 돼 온 지역주의가 약화된 점을 꼽았다. 그러면서 강 교수는 'PK(부산·울산·경남)'와 'TK(대구·경북)'의 정치적 분리를 이번 선거의 특이점으로 지목했다.

강 교수는 "보수 정당은 그동안 부·울·경의 막대한 인구를 기반으로 선거에서 우위를 가져갈 수 있었지만 부·울·경이 민주당 쪽으로 넘어가면서 한국당 등 보수정당이 누려온 유리함을 이제 민주당이 차지하게 됐다"며 민주당의 PK 탈환은 일회적인 현상이 아니라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강 교수는 지역주의 약화라는 구조적 변수 외에 내용적으로는 '반공주의·대북적대 정책의 약화', '박정희 신화로부터의 이탈'이 보수정당 참패의 원인이 됐다고 설명했다.

강 교수는 "홍준표 전 대표는 이번 선거에서도 대북 정책을 중요 어젠다로 삼고 다른 형태의 레드 콤플렉스를 이용한 보수 결집을 시도했지만 유권자들은 2차례 남북정상회담과 북미회담에서 매우 의미있는 변화를 느끼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과거 김대중 정부와 노무현 정부에서 이뤄진 남북정상회담이 미국의 관망 속에서 이뤄졌다면 이번에는 미국의 적극 개입속에서 이뤄졌다"며 "유권자들이 볼 때 일회성 회담이 아니라 북한과 미국 간의 근본적인 관계변화를 기대하게 했다"고 했다.

강 교수는 또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 등을 거치면서 박정희식 패러다임이 더 이상 유효하지 않게됐다고도 지적했다.

강 교수는 그러면서 "이번 선거에서 확인된 보수정치의 몰락은 매우 심각하다"며 "보수가 계속 경쟁력 있는 세력으로 남으려면 시대적 변화를 받아들이는 유연함이 있어야 하는데 한국 보수는 수구적 보수로 '버티고, 버티다' 한계에 이른 상황"이라고 했다.

이날 토론자로 참석한 이상일 전 새누리당 의원은 "자유한국당은 해산이 답"이라며 극단적인 처방을 내놨다. 이 전 의원은 "한국당의 현재 인적 구성으로는 '죽었다 깨어나도 안 바뀐다'"며 " 인적청산을 정당에서 어떻게 하느냐, 인적청산 대상이 되는 사람들이 가만히 있겠냐"고 반문했다.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가 2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윤창원 기자)

 

◇민주당도 청와대에 "싫은 소리도 해야"

강 교수는 지방선거에서 압승한 더불어민주당을 향해서도 '긴장을 놓쳐서는 안된다'고 조언했다.

강 교수는 "선출된 모든 대통령은 성공해야 한다. 문 대통령이 긴 시간 높은 지지율을 유지하는 것은 바람직하지만 야당의 지리멸렬과 인수위 없이 시작한 정부라는 긴장감이 있었을 것"이라며 "이제부터가 정말 중요하다"고 말했다.

강 교수는 "지방선거를 통해 여당에 대한 지지가 명확하게 드러나면서 권력이 긴장감을 놓을 수 있는 상황"이라며 "청와대 중심의 국정운영이 효율적일 수도 있지만 야당이 제역할을 못하는 상황에서 청와대에 힘이 집중 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그는 민주당을 향해 "당이 제 역할을 하기 위해서 의사결정 과정에 참여해 싫은 소리도 하고 야당을 어떻게 설득할지라든과 국민과 어떻게 소통할지에 대한 고민을 해야 하는데 그런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 전 의원 역시 "민주당은 곧 있을 8월 전당대회를 통해 대통령과 가장 가까운 분이 당대표가 될텐데 과거 새누리당처럼 당이 청와대 출장소가 될 것"이라며 "기득권화 되어가는 민주당을 보게 되면 2020년 총선의 민심도 달라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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