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미정상회담, 탄탄한 시나리오 준비 중
- 비핵화 CVID-PVID 논란? 사실상 동의어
- 중국 보증역할도 필요, 대화 참여 바람직
- 北 억류 미국인 송환…한국인도 고려할것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이수혁(민주당 의원, 前 6자회담 수석대표)
북한에 억류됐던 미국인 3명이 폼페이오 국무장관의 손을 잡고 미국으로 돌아오고 있습니다. 어제 저희가 행간 시간에 말씀을 드렸죠. '폼페이오 장관의 손을 주목하라. 억류자들이 그 손잡고 돌아오면 이건 좋은 시그널이다' 말씀을 드렸는데, 그렇게 된 겁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밤 띄운 트위터에서 '사흘 내로 북미회담의 장소와 날짜를 공식 발표하겠다' 이런 말도 했습니다. 사실 그제 김정은 위원장은 중국 가서 시진핑 주석 만나고 왔고요. 어제 폼페이오 국무장관 만났고요. 또 역시 어제 한중일 정상도 만났습니다. 지금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숨가쁘게 상황들이 돌아가고 있습니다. 참 중요한 시점이라 저희가 다양한 스피커들을 통해서 논평을 듣고 있죠. 오늘은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6자 회담의 초대 수석대표를 지낸 외교관 출신이세요. 더불어민주당 이수혁 의원 연결을 해 보죠. 이수혁 의원님 안녕하세요.
◆ 이수혁> 네, 안녕하세요.
◇ 김현정> 일단 밤 사이에 들어온 소식, '북한에 억류 중이었던 미국인 3명이 폼페이오 장관과 함께 지금 미국으로 돌아오고 있다.' 이거 좋은 시그널 맞죠?
◆ 이수혁> 그렇습니다. 아마 시나리오를, 각본을 아주 잘 만들어가고 있는 '외교의 붐'인 시기를 만나고 있습니다.
◇ 김현정> 탄탄한 시나리오로 지금 북미회담이 진행되고 있다고 보시는 거예요?
◆ 이수혁> 굉장히 탄탄하다 평가를 받을 만한 분위기가 지금 조성되고 있고. 여러 움직임들이 미북 간에, 북중 간에, 그전의 남북한 간에 있습니다. 그런 걸 봐서 저는 정상회담이 크게 어려움 없이 성공적으로 끝나리라고 그렇게 생각을 합니다.
◇ 김현정> 아니, 그런데 불과 어제까지 그제까지만 해도 무슨 일이 있었냐면 미국의 발언이 갑자기 강경해졌었잖아요. '영원한 비핵화, PVID를 해라.' 그러자 북한은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였고 김정은 위원장은 바로 중국으로 날아가서 시진핑 주석 만나가지고 '우리는 단계적으로 가는 방식을 원한다.' 이렇게 볼멘소리를 했고. 미국 들으라고 한 소리죠. 이런 흐름들 보면서 북미회담 이상하네, 적신호네. 이랬던 거 아니에요?
◆ 이수혁> 저는 꼭 그렇게 보지 않았어요. 지금 현재 북한의 핵 문제를 지금 북미 간에 논의하는 과정에서 미국이 이란 핵협정 파기를 선언했지 않습니까?
◇ 김현정> 이란과 핵협정 맺었던 걸 파기했죠.
더불어민주당 이수혁 의원
◆ 이수혁> 그것이 갑자기 나온 문제는 아니고, 쭉 트럼프가 집권한 후에 이 협정의 문제점을 제기해 왔고 이미 예고된 거였죠. 미국은 이란 핵 합의를 파기할 것이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같은 핵 문제를 다루고 있기 때문에요. '북한은 내용상 이란 핵협상과는 다를 것이다' 하는 그런 시그널과 그런 암시를 지금 계속 줘왔지 않습니까?
◇ 김현정> 그렇죠. 이란처럼 우리 허술하게 핵협정 안 할 거다. 이번에는 강하게 할 거다.
◆ 이수혁> 그렇죠. 그것은 미국이 견지해 온 입장이지, 갑자기 입장을 돌변해서 더 강화하기 위해서 한 것은 아니고요. 이란 협상의 예를 들면서 북한 협상도 영구적으로 못 하게 하겠다. 그런 의미로 강조해서 '퍼머넌트(permanent, 영원한)'라는 말을 '컴플리트(complete, 완전한) 대신에 쓴 것 같아요. 그러니까 큰 허들이 있어서, 장애가 있어서 그랬다. 그렇게는 보이지 않습니다.
◇ 김현정> CVID의 '컴플리트', PVID의 '퍼머넌트'. 사실 이 단어 바뀐 걸 가지고 우리는 의미 부여를 상당히 여럿 했잖아요. 이거 왜 이렇게 강해진 거야? 이거 판 엎어지는 거 아니야? 여러 가지로 해석들을 했는데. 이 의원이 보시기에는 C나 P나 이건 더 강조하는 것일 뿐이지 크게 흐름이 바뀐 건 아니라고 보시는 거군요?
◆ 이수혁> 그렇습니다. 본래 15년 전에 제가 초대 6자회담 수석대표를 할 때. 이제 CVID를 논의할 때 왜 꼭 3개의 형용사여야만 되냐. C, V, I 그 세 가지 형용사는 그 당시도 그랬고 지금도 그랬고 형용사적, 사전적 의미밖에 없어요. '컴플리트(Complete)'는 뭐고 '베리파이어블(Verifiable, 검증가능한)'은 뭐고 '이리버시블(Irreversible, 불가역적)'은 뭐다, 개념을 법적으로나 기술적으로나, C, V, I의 정확한 의미 규정은 없었어요. 그래서 제가 농담처럼 '그 3개의 형용사만이 꼭 필요한 건 아니겠다'고도 했었고요. 그래서 미국이 그 당시에는 1개를 쓰거나 2개를 쓰거나 3개를 쓰거나 순서도 바꾸고 그랬거든요.
◇ 김현정> 그때는. 막 바꿨어요?
◆ 이수혁> CVID를 약어로는 그렇게 쓴 적은 없지만요. 제가 CVID 약어를 만들어낸 사람인데요.
◇ 김현정> 이 의원님이 만들어내신 거예요, CVID?
◆ 이수혁> 네, CVI를 어떤 때는 VCI라고도 하고 ICV라고도 하고 그랬어요. 그래서 농담으로 '퍼머넌트'라는 단어를 하나 그럼 더 집어넣자. 농담으로 그랬죠. 그랬더니 미국 측에서 '이터널(eternal)'이라는 단어를 넣자고도 했었습니다. (웃음)
◇ 김현정> 그것도 '영원'이라는 뜻이죠. 동의어죠.
◆ 이수혁> 비슷한 말이죠. 지금도 '퍼머넌트'를 전문가들이 의미를 좀 새겨보려고 얘기들을 많이 하고 있는데요. 뿌리까지도 없애겠다. 그래야지 나중에 미래에 생산을 못 해내죠.
◇ 김현정> 그러니까 이제 CVID의 저작권자시네요, 달리 말하면. (웃음) 저작권자의 말에 따르면 'CVID나 VCID나 PVID나 그 당시에는 다 혼용해서 쓰던 거다. 이게 크게 의미를 둬서 C가 왜 P로 변했어? 이렇게까지 해석할 필요 없다'는 말씀이시고요?
◆ 이수혁> 그렇습니다. 그 개념이 사전적 의미 이상의 내용을 설명한 적은 없어요.
◇ 김현정> 그러면 의원님, CVID가 PVID로 바뀐 건 이해가 됐고. 미국 측 이야기를 보면 '대량살상무기(WMD)도 폐기하라.'고도 했고요. '인스턴트(instant, 즉시)', '위드아웃 딜레이(without delay, 지체없이)' 같은 안보이던 단어들도 최근에 등장했거든요. 이거는 그럼 어떻게 보세요?
◆ 이수혁> 그렇지 않습니다. 대량살상무기는 핵무기와 화생방무기, ICBM 그런 것들 포함하는 겁니다. 그런데 그 말을 미국이 이번에 처음 쓴 건 아니고 국제법적으로도 폐기해야 되는 그러한 내용이기 때문에 초기에는 굉장히 많이 쓴 용어예요.
◇ 김현정> 그럼 이거는 예전부터 당연히 써오던 걸 이번에 한 번 더 말한 것뿐이다?
◆ 이수혁> 네. 당연히 북한의 의지만 있으면 그것도 핵무기를 폐기하는 마당에, '화학무기는 가지고 있겠다'고 얘기하기는 어렵겠죠.
◇ 김현정> 핵도 버리는 마당에 대량살상무기는 가지고 있는 것은 사실 어려울 것이다.
◆ 이수혁> 맞습니다.
◇ 김현정> 정리를 좀 해 보겠습니다. 그러니까 폼페이오 장관이 마지막 의제 조율하러 갔다가 미국인 억류자들 손까지 잡고 나온 것 봤을 때 이건 굉장히 좋은 시그널이다. 그전에 있던 잡음들은 크게 걱정할 것 없는 줄다리기였다. 지금 이렇게 보시는 입장. 그러면 사실 남북 정상회담 때를 우리가 돌이켜보면 제일 중요한 관전 포인트가 '비핵화를 어느 수위까지 언급할까. 직접 김정은 위원장 입에서 그 얘기가 나올까' 그 부분 아니었습니까? 이번에 북미정상회담 열릴 겁니다. 합의도 지금 된 것 같고요. 다만 비핵화를 어느 수위까지. 어느 정도 단어로까지 언급할 것인가. 이게 핵심일 텐데요. 어떻게 예상하세요?
◆ 이수혁> 이미 컴플리트, 완전한 폐기를 주장을 미국은 해 왔기 때문에. 부분적 폐기를 하면 트럼프 대통령이 수용하기가 어렵겠죠.
◇ 김현정> 그건 어렵겠고. 문제는 '컴플리트라는 단어를 쓰느냐, 혹은 퍼머넌트라는 단어를 쓰느냐'입니다. 의원님께서는 비슷하다고 말씀은 하셨습니다만, 미국에서는 좀 다른 뉘앙스도 있기 때문에요. 이 퍼머넌트까지도 북한이 수용하느냐. 게다가 '미국이 원하는 일괄 타결로 가느냐, 아니면 북한이 원하는 단계적으로 보상 받으면서 하나하나씩 가는 것으로 가느냐.' 이런 게 다 관건 아니겠습니까?
◆ 이수혁> 그것은 핵을 협상해 본 사람이 볼 때는요. 기술적으로 따져봤을 때. 전반적인 건 일괄해서(comprehensive) 패키지로 합의를 하더라도, 그것을 시행하는 과정은 어쨌든 시간이 필요한 것들이거든요.
◇ 김현정> 그렇죠, 그렇죠.
◆ 이수혁> 그렇죠? 핵무기를 저장하고 있는 장소를 가보고 봉인(seal)을 하고. 그다음에 카메라를 설치하고. 그다음에 폐기하려면 그것을 분해를 해서 플루토늄을 빼내고 농축 우라늄을 빼낸다든지.
◇ 김현정> A, B, C, D 순서대로 가는 거죠, 사실.
◆ 이수혁> 그렇죠. 그 시행은 시간이 필요한 거잖아요. 그런데 결국 폐기까지 다 갈 때까지 미국이나 한국이 해 주는 게 아무것도 없다고 한다면 북한은 그냥 온 몸을 다 줘버리는 격이 되지 않겠어요?
◇ 김현정> 몇 년이 걸릴지 모르는데.
◆ 이수혁> 그것은 주고받는 협상에서는 상상하기가 어렵죠. 그런 과정을 뜯어보면 그걸 단계적이라고 하고 우리가 나쁘게 얘기하면 살라미 전법이라고 하는데 물리적으로 그럴 수밖에 없는 그런 상황들이 있을 것이다 하는 거예요.
◇ 김현정> 알겠습니다. 그러면 의원님, 저는 언뜻 드는 생각이요. 트럼프 대통령도 모양이 빠지면 안 되고 김정은 위원장도 모양 빠지면 안 되는 이런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원하는 방식대로 패키지, 일괄 합의를 하고. 대신 물밑으로는 당연히 그 과정에서 의원님 말씀대로 단계적으로 뭔가를 협상이니까 이거는 제공해 주는 방식으로 약속을 한 다음에. 그걸 중국이 보증하는 이런 식의 합의가 가능하지 않겠는가, 저는 언뜻 그 생각도 드네요.
◆ 이수혁> 그렇습니다. 미국도 이걸 너무 경쟁적으로 보니까 사랑싸움 같이 독점하려고 하는 모습도 외교에서 왕왕 보여왔지만요. 실질적으로 중국이 보장도 해야 되고 또 북중 관계에 요즘 순치관계를 다시 복원하는 그런 얘기들을 시진핑 주석도 하고 있고요. 그러니까 저는 중국의 참여는 바람직하다고 봅니다. 굳이 뭐 중국은 빼고 미국 혼자 다 했다는 것처럼 보이고 싶고 하는 것이, 그렇게 합리적이고 설득력 있는 것인가? 그런 생각을 합니다.
◇ 김현정> 핵 폐기라는 것이 아무리 일괄 타결, 완전한 비핵화라고 해도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결국 그 사이사이에 뭔가를 제공해야 되는 거. 조금씩 경제도 풀어주고. 그것을 우리와 중국이 보증하는 형식을 예상하시는 거에요. 여기까지 일단 말씀 듣도록 하고요. 지금 북미정상회담 장소로 싱가포르가 장소는 유력해 보이죠, 의원님?
◆ 이수혁> 네. 그런 것 같습니다.
◇ 김현정> 알겠습니다. 청와대가 '지난 정상회담 때 북한에 억류된 우리 국민 6명 송환을 북한에 요청했다.' 이걸 지금 밝혔거든요. 이 6명도 돌아오겠습니까, 조만간?
◆ 이수혁> 한국계 미국 사람만 풀어주고 한국 국적의 사람들은 풀어주지 않는다면, 우리 한국 정부 입장을 굉장히 어렵게 만드는 거겠죠. 국민들의 여론도 있을 테고. 저는 그 문제도 낙관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네, 하긴 청와대가 이걸 밝힌 걸 보면 이미 물밑으로는 어느 정도 합의가 된 것 아닌가. 이런 생각도 들어요?
◆ 이수혁> 당연하죠. 지금 문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의 관계, 남북한 간의 관계, 북한이 들어갈 수 있는 자리를 만들어준 한국 정부의 역할, 문재인 대통령의 역할을 배려하겠죠. 저는 그러리라고 봅니다.
◇ 김현정> 여기까지 말씀 듣겠습니다. 이수혁 의원님 고맙습니다.
◆ 이수혁> 네, 감사합니다.
◇ 김현정> 초대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6자회담의 수석대표 지내셨던 분이죠. 더불어민주당 이수혁 의원이었습니다. (속기=한국스마트속기협회)김현정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