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사진=자료사진)
정부가 공공디자인을 대폭 개선하는 5개년 종합계획을 발표했다. 범죄 사각지대를 없애기 위해 거리를 쾌적하게 만들며, 누구나 걷기 편하게 도로가 정비되고 미관을 고려한 동네 맞춤형 디자인이 도입된다.
문화체육관광부는 국토교통부, 행정안전부 등 10개 부처와 함께 2일 '공공디자인 진흥 종합계획(2018~2022)'을 발표했다.
이번 계획은 '공공디자인의 진흥에 관한 법률'에 따라 만들어지는 국가 차원의 첫 법정계획으로 5년간 정부와 지방 예산 1397억원이 소요될 예정이다.
'5대 추진 전략'으로 ▲ 범죄, 사고 예방을 위한 '생활안전을 더하는 공공디자인', ▲ 고령자, 장애인, 일반국민 등 모두가 이용하기 편리한 '모든 이를 위한 디자인', ▲ 안내체계 개선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생활편의를 더하는 공공디자인', ▲ '생활품격을 높이는 공공디자인', ▲ '기초가 튼튼한 공공디자인'을 정했다.
우선, '생활안전을 더하는 공공디자인'으로 마을단위 범죄, 학교폭력, 여성대상 범죄를 예방하기 위한 통합적인 협력체계를 구축해 시범 적용하기로 했다.
방범 시설물을 밝은 색채로 디자인하고, 순찰 경로 재설계, 각종 감시용 카메라·가로등 재배치, 자연감시기능 강화 프로그램 등을 추진한다.
학교 안팎의 범죄 사각지대를 없애기 위한 대책을 마련하고 지하철역, 공공화장실 등 공공장소에서 발생하는 여성대상 범죄를 예방하기 위해 오작동을 최소화한 안심벨 도입 등을 추진하기로 했다.
'모든 이를 위한 디자인'으로는 보행자가 누구나 걷기 편한 가로(街路)를 조성하기 위해 장애인, 고령자, 유모차·휠체어 이용자도 다니기 쉽도록 도로의 턱을 없애고 벤치, 가로수 등 편의시설을 적정하게 재배치하기로 했다.
엘리베이터 등과 도로의 연결도 개선하고, 문화재, 박물관, 체육관 등 문화생활 공간의 시설 디자인도 이용자의 이동 동선을 우선으로 고려해 개선하기로 했다.
'생활편의를 더하는 공공디자인'은 길 찾기 쉬운 도시를 만들기 위해 사용자 중심의 지도 표기, 걷기 소요 시간 표시 등을 도입하기로 했다.광역철도·지하철 노선도 다자인 개선, 지하상가 출입구 번호체계 정비, 버스 환승센터 플랫폼 종합 안내도 설치도 추진한다.
'생활품격을 높이는 공공디자인'으론 건물의 색채 난립을 막기 위해 지자체와 함께 건물(지붕), 도로, 옥외 간판 및 조형물 시각이미지에 대한 통합가이드라인을 마련해 개별 심의에 적용하기로 했다. 시각이미지 개선이 필요한 마을 3곳을 선정해 시범 조성한 뒤 평가·개선 과정을 거쳐 지자체에 보급할 계획이다.
'기초가 튼튼한 공공디자인' 정책으로는 어린이·청소년 대상 유니버설디자인 교육프로그램을 보급하고, 전문인력을 양성하기 위한 교육과정을 운영하며, 공공디자인 실태조사와 연구개발도 지원하기로 했다.
그동안 공공디자인은 부처별, 기관별로 개별적으로 진행돼 통합적 관점이 필요하고, 보여주기식 디자인에서 벗어나 국민들이 일상에서 체감할 수 있어야 한다는 요청이 있어 왔다.
문체부는 이번 종합 계획을 수립하기 위해 '한국공공디자인학회'의 연구용역과 포럼, 공청회 등을 거쳐 의견을 수렴했으며 지난달 말 관계 부처 차관급 및 민간전문가로 구성된 '공공디자인위원회' 심의를 거쳐 계획을 확정했다.
문체부 도종환 장관은 "공공디자인은 품격, 안전, 복지, 경제를 실현하는 좋은 수단"이라며 "도시의 품격을 달라지게 하고 어린이보호구역에서 차량의 속도를 늦추게 할 수 있으며 장애인, 고령자, 유모차 이용자들이 편하게 이동할 수 있게 한다. 영국 런던처럼 걷기와 대중교통 중심 보행체계를 정비해 동네 상권이 살아나게도 할 수 있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문체부 이우성 문화예술정책실장은 "이번 종합계획은 부처 간 칸막이를 없애고 정부와 지자체의 협치를 통해 통합적 관점에서 공공디자인을 구현하려 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이를 기반으로 지자체의 지역별 계획 수립을 유도하고 제도 개선, 예산 확보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