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물.다스 횡령' 등 혐의로 구속영장이 발부된 이명박 전 대통령이 지난달 23일 서울 논현동 자택에서 서울동부구치소로 압송되고 있다. (사진=자료사진)
110억대 뇌물수수와 350억대 횡령 등 혐의로 구속기소된 이명박(77) 전 대통령의 첫 재판이 2일 열린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 27부(정계선 부장판사)는 이날 오후 2시 10분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등 혐의를 받고 있는 이 전 대통령의 첫 공판준비기일을 연다.
이날 이 전 대통령은 법정에 직접 나오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앞서 이 전 대통령 측 변호인 강훈 변호사는 "(이 전 대통령이) 공판준비기일에는 출석하지 않는다"고 밝힌 바 있다. 정식 공판과 달리 공판준비기일에는 피고인이 직접 법정에 나올 의무가 없다.
공판준비기일에는 정식 재판을 앞두고 공소사실에 대해 검찰과 피고인 측이 의견을 확인하고 향후 재판 진행방법 등을 논의한다.
지난달 22일 구속 이후 이 전 대통령이 검찰 조사를 거부하며 혐의를 전면 부인해온만큼 이날 이 전 대통령 변호인은 적극적으로 무죄를 주장할 가능성이 크다.
앞서 이 전 대통령 측 강 변호사는 "검찰이 수사를 진행하며 일방적으로 (혐의) 주장을 했다"며 "(이 전 대통령은) 기본적으로 재판 과정에서 사실 관계가 명확히 밝혀지는 것을 기대하고 있다"고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이 전 대통령 측 변호를 맡은 법무법인 열림은 지난 1일 서울중앙지법에 담당변호사추가지정서를 제출하고 재판에 대비해 변호인단을 보강했다.
현재 이 전 대통령 변호인단은 법무법인 열림 소속 강훈·피영현·김병철 등 6명, 법무법인 비전 소속 박명환 변호사, 국회의원 출신 최병국 변호사로 구성됐다.
이 전 대통령은 다스를 실소유하면서 약 349억원대 비자금을 조성한 혐의 등으로 지난 9일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은 이 전 대통령이 비자금을 빼돌려 각종 선거자금으로 사용하거나 고급 승용차를 사들이거나 쇼핑을 한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이 전 대통령은 2007년 11월부터 4년간 삼성전자가 다스 소송 비용을 대납하게 하는 명목으로 총 67억여원 상당의 뇌물을 챙긴 혐의도 받고 있다.
여기에 이팔성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으로부터 22억여원, 최등규 대보그룹 회장에게서 5억원, 김소남 전 새누리당 의원으로부터 4억원 등을 공직임명 대가 명목으로 받은 혐의도 있다.
한편 이 전 대통령의 집사로 통하던 김백준(78) 전 청와대 총무기획관은 전날 보석으로 풀려났다. 이에 따라 불구속 상태로 남은 재판을 받게 된다.
이 전 대통령의 국정원 특활비 수뢰, 다스자금 횡령 등 각종 혐의에 깊이 관여한 혐의를 받는 김 전 기획관은 검찰 수사에 협조적 태도를 보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