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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 운전대 잡았다는 남·북·미…반전 드라마 주인공은 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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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남북-북미 정상회담은 팀추월 경기…남북만 너무 앞서 나가도 안돼"

(사진=자료사진)

 

"남조선 및 세계 언론들은 '가장 강한 운전대를 틀어쥐고 정세주도의 자신감을 표시하고 있다'고 보도하고 있다"

노동신문이 5일자에서 보도한 기사의 숨은 주어는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다.

문재인 대통령의 '한반도 운전자론'을 다분히 의식한 표현으로 보인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 역시 '북한이 미국의 최대 압박 작전에 굴복해 대화에 나왔다'며 역시 운전자를 자청하고 있다.

차량은 1대 인데 운전자는 3명인 형국이다. 그만큼 북한의 비핵화를 통한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으로 가는 과정이 복잡하고, 잘못하면 차량이 엉뚱한 곳으로 갈 우려가 높다는 것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 때문에 북한과 미국 사이에서 문재인 정부의 창의적인 조정자 역할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 "김정은, 전략적 시간표 대로 움직였다"…집권 초부터 정상국가화 큰 그림

남북정상회담 자문을 맡은 조성렬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최근 몇 년 사이 북한의 행보를 종합해보면 김정은 위원장이 단순히 미국의 대북 제재에 굴복해서 비핵화 대화에 나선 것이 아니라고 분석하고 있다.

5일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가 주최한 통일전략포럼에 나온 조성렬 위원에 따르면 북한은 이미 지난 2013년 6월 '국방위원회 대변인 중대담화'를 통해 조선반도 비핵화는 선대의 유훈이라며 북미 고위급회담을 제의했고, 2015년 1월 9일에는 핵미사일 시험발사 일시중지와 한미군사연습 일시중지 교환을 제안했다.

또 2016년 7월에는 공화국 정부 성명을 통해 남한 내 주한미군 핵무기 공개와 철폐 및 검증, 핵사용권을 쥔 주한미군의 철수 등 5대 조건을 제기하면서 한반도 비핵화를 언급했고, 2017년 11월 29일 국가핵무력 완성을 선언했다.

이어 김정은 위원장은 올해 1월 신년사에서 평창 동계올림픽 참가를 선언했고, 이어 비핵화 의지를 표명하면서 군사위협 해소와 체제안전 보장을 조건으로 핵 포기 의사를 밝히고 남북 및 북미정상회담을 제의했다.

즉 김정은 위원장은 지난 2012년 집권하면서부터 비핵화와 체제안전 보장을 맞바꾸고 정상국가로 가기 위한 큰 그림을 그려왔고, 자신에 세운 '전략적 시간표'에 따라 움직여왔다는 것이다.

조 위원은 "북한의 이같은 정책변화는 미국 주도의 대북 경제제재와 군사공격 위협이 영향을 미치기는 했지만 부차적 요인이고 김정은 위원장의 전략적 구상이 주요한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그렇기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도 압박만으로는 자신의 임기 내에 북한 문제를 풀기 어려울 것임을 파악하고 '최대 압박'에서 '최대 관여'로 전환해 북미정상회담 조기 개최에 나선 것으로 봐야 한다는 설명이다.

그러면서도 조 위원은 "회담은 참여자 모두가 당사자이기 때문에 누가 운전대를 잡고 있느냐 하는 논쟁은 큰 의미가 없다"며 "다만 현재 미국과 북한의 이견이 크기 때문에 우리 정부가 조정자 역할을 적극 해나가야 하는 과제가 있고, 그런 차원에서 한반도 운전자론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토론자로 참석한 인제대 김연철 교수도 남북정상회담만 너무 앞서 나가서는 안된다며 우리 정부의 지혜로운 조정 역할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김 교수는 남북정상회담과 북-미정상회담을 스피드 스케이팅의 '팀 추월' 경기에 비유하면서 "남북한만 먼저 결승선을 통과한다고 해서 기록으로 인정되지 않는다"며 "북미 정상회담과 너무 벌어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더 중요한 것은 이 모든 드라마의 주인공은 주인공이 되고 싶어하는 트럼프 대통령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가능하면 남북정상회담의 성과를 한반도 평화정착에 활용하면서도 한반도 종전선언이나 비핵화와 관련해서는 북미 정상회담과 이후 다자 정상회담을 위해 남겨두는 지혜도 중요하다"고 덧붙엿다.

북한의 비핵화에 상응해 미국이 어떤 체제안전 보장 방안을 내놓느냐에 따라 협상의 성패가 갈리는 만큼 트럼프 변수가 그 어떤 변수보다 중요하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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