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뉴스9는 지난 25일 문재인 대통령의 개헌안 보도 직후 '궁지 몰린 日 아베 총리, 자위대 명기 개헌안 발표'를 연이어 보도했다. (사진=KBS 뉴스 캡처)
문재인 대통령 개헌안 발의와 이명박 전 대통령 구속 등을 보도한 KBS 뉴스의 적절성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 25일 KBS 뉴스9는 다음날 예정된 문 대통령의 개헌안 발의 소식을 세번째 꼭지로 배치했다.
해당 리포트는 개헌안 발의로 여야간 강대강 대치가 심화 될 조짐을 보인다는 예측보도였다.
문제는 다음에 이어지는 꼭지가 아베의 개헌안 발표 소식이었다는 점이다.
'궁지 몰린 日아베 총리, 자위대 명기 개헌안 발표'라는 제목의 보도에서 기자는 "평화헌법조항을 사실상 무력화시킨다는 비판 속 여론은 그리 우호적이지 않다"며 "아베 총리의 개헌 여정은 현재로서는 순탄치 않아 보인다"고 부정적 전망을 이었다.
해당 뉴스 자체에 문제의 여지가 있던 것은 아니다. 하지만 뉴스의 꼭지 배열에 뉴스 제작진의 정치적 의도가 반영되지 않았냐는 의구심을 낳고 있다.
한 현직 언론인은 "사학 스캔들로 정치적 위기에 몰린 아베 총리의 극우 개헌안과 문 대통령의 개헌안이 동일 선상에 보이도록 교묘하게 배치했다"며 "악마의 편집이 떠올랐다"고 평가했다.
KBS 뉴스9에서 이명박 전 대통령의 영장 발부 사유를 해석하고 있다. (사진=KBS 뉴스 캡처)
23일 이 전 대통령 구속을 다룬 KBS의 보도는 더욱 눈길을 끈다.
우선, 이날 같은 이슈에 대해 SBS 8뉴스는 10건, MBC 뉴스데스크는 8건, JTBC 뉴스룸은 9건을 보도했다. 그러나 KBS 뉴스9가 보도한 뉴스는 불과 5건이었다.
이 전 대통령 구속이라는 사안의 중대성을 고려하고, 타사와의 양적 측면을 비교했을 때 매우 적은 분량이다.
KBS 뉴스9는 "모든 것 내 탓"이라는 이 전 대통령의 입장문을 다룬 뒤, '이례적'이라며 영장 발부 의미를 짚는 꼭지를 뒤이어 배치했다.
기자는 "법원이 구속영장을 발부하며 심사하는 것이 3개 있다"며 "범죄혐의 소명 여부, 범죄 중대성, 증거 인멸 여부"라고 설명했다.
이어 "영장은 이 조건에 맞으면 발부된다"며 영장 발부에 큰 의미를 두지 않는 듯한 보도를 이어갔다.
"범죄혐의가 유죄로 인정된 것이 아니라는 의미"라는 분석도 '새삼' 덧붙였다.
기자는 '범죄의 많은 부분이 소명됐다'는 발부 사유를 해석하는 대목에서는 "검찰 측의 주장이 대부분 받아들여졌다", "독특하면서도 이례적"이라는 평가를 내렸다.
'독특하고 이례적'이라는 건 다름 아닌 영장에 적시된 '많은 부분'이 소명이 됐다는 부분이다.
그는 "범죄의 많은 부분이 소명됐다는 말은 역으로 혐의가 소명되지 않은 부분이 남았다는 의미"라고 다소 자의적인 해석을 내놓았다.
피의자 측이 범죄 혐의가 적시된 영장을 직접 공개한 부분을 이례적이라고 기술한 다른 언론들의 평가와도 다른 지점이다.
해당 리포트에 한 포털 이용자는 "KBS는 이 전 대통령의 개인방송이냐"며 따져 물었다.
이 이용자는 "이 전대통령의 심경을 쭉 나열한 후 구속영장 발부를 설명할 때 이 전 대통령 입장에서 설명한다"고 꼬집었다.
KBS에서는 전임 고대영 사장이 물러난 뒤에도 여전히 고 전 사장이 임명한 간부들이 보도본부의 주요 보직을 맡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