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이 돈이 샌다 |
① 학교 안전사고 치료비는 왜 절반 수준만 받나 (계속) |
적자운영에도 매년 교육부 산하 안전공제중앙회에 분담금을 내고 있다.
야외교육의 다양화와 방과 후 활동 등으로 학교 내 안전사고는 매년 늘고 있지만, 치료비 등의 지급률은 뒤쫓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학교에서 생긴 사고로 청구된 의료비를 지급하는 전국 17개 시도교육청 산하 안전공제회는 청구 대비 지급률이 하향 곡선을 그리는 추세다.
서울시 학교안전공제회는 2013년 청구대비 지급률이 88% 수준이었지만, 2014년엔 78%로 떨어지더니 2015년엔 55%로 급감했다. 2016년에도 68%에 머물렀다.
학교 안전사고가 초등학교는 2009년 2만4332건에서 2015년 3만7075 건으로, 고등학교는 같은기간 1만8941건에서 3만3704건으로 늘어난 것과 대조적이다.
각 시도 안전공제회 관계자와 전문가들은 지급률 급감 원인으로 재정악화를 지목하면서, 교육부와 그 산하 '학교안전공제중앙회'가 공제료 기준을 각 시도의 사정에 대한 고려 없이 '같은 금액'을 책정하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서울과 부산 등 광역시는 수십억원의 적자가 있지만 크기가 작은 곳들은 흑자를 내고 있는데, 병원간 의료비 차이, 학생수, 사고발생 건수 등이 반영되지 않아 '씀씀이'에 따라 양극화가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서울은 2011년 2억 7000만 원이던 적자가 2014년 22억 원, 2015년 18억 원이었다. 부산 역시 2014년 10억 원, 지난해엔 3억 원이 '마이너스'였다.
서울시 학교안전공제회 김형태 이사장은 "대도시와 지방소도시의 차이를 고려하지 않고서 똑같은 공제료를 책정해 생긴 문제"라며 "결국 피해는 아이들 몫"이라고 지적했다.
각 시도의 상황을 반영 못 한 공제료 탓에 만성적자에 지급률도 낮아지고 있다.
각 시도 공제회가 만성적자를 해결하기 위해 깐깐한 보상심사를 하다 보니 지급률은 낮아지고 학부모의 불만과 의료소송은 늘어나고 있다.
한 지역 공제회 관계자는 "법에서 반드시 주라고 명시된 것 외에는 안 줬다"며 "학부모들이 '너무하다' 생각할 정도로 제한했다"고 밝혔다.
또 다른 문제는 만성적자로 보상비 지급조차 힘겨워 하는 시도교육청 공제회가 매년 교육부 산하 공제중앙회에는 돈을 내고 있다는 점이다.
각 시도교육청 공제회는 공제중앙회에 매년 분담금 형식의 돈을 내고 있다. 공문에 따라 올해에도 서울은 6000만 원, 경기도는 1억 원의 돈을 냈다.
지방정부 소속인 시도교육청 공제회가 중앙정부인 교육부 산하 기관에 돈을 내는 것에 대해 한 시도공제회 관계자는 "적자에 시달리는 시도교육청 산하 공제회가 왜 교육부에 돈을 내야 하는지 이해가 안 간다"며 "사실상 상납금"이라 비판했다.
이에 공제중앙회 관계자는 "법령에 따라 분담금을 받은 것"이라 설명했고 "공제료 기준에 대해 현실 반영이 안 되고 있다는 지적은 알고 있어 연구를 진행 중"이라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