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 검사 폭로에 '미투' 공감 확산
- 알면서도 눈감아‥가해자들의 연대
- 왜 이제서야? "2차 피해 걱정에.."
- "피해자 잘못 아녜요" 인식 달라져야
- 검찰·언론 등 남성중심조직 점검해야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남인순(더불어민주당 의원)
서지현 검사의 고백이 대한민국 미투(Me Too) 운동의 서막을 알리는 느낌입니다. 지금 SNS를 들여다보면 '나도 서 검사와 다를 바 없다, 정말 공감한다.' 이런 글이 넘쳐납니다. 서지현 검사는 2010년 서울북부지검 근무 당시에 장례식장에서 당시의 법무부 장관을 수행하고 온 안태근 국장 그 옆자리에 앉게 됐는데요. 안 국장이 허리를 감싸안고 엉덩이를 만지는 행위를 상당 시간 동안 했다. 이것을 공론화한 거죠. 그러자 인사상 불이익이 이어졌다 지금 이런 고백을 한 겁니다. 어제는 성추행을 당한 뒤 겪어온 8년간의 고통을 적은 일기 형식의 글을 공개했어요. 그러자 파장이 더 커진 겁니다. 더불어민주당의 여성 의원들은 어제 서 검사의 지지성명을 내고 검찰 성범죄 특별수사를 촉구한다. 이렇게 밝혔습니다. 어제 지지성명을 주도한 분. 국회 여성가족위원회 위원장이기도 하세요. 더불어민주당 남인순 의원 연결을 해 보겠습니다. 남 의원님, 안녕하세요.
◆ 남인순> 안녕하세요.
◇ 김현정> 서지현 검사 인터뷰도 보셨을 테고 일기 형식의 글도 보셨을 테고. 어떤 부분을 가장 주목하십니까?
◆ 남인순> 정말 인터뷰 보면 굉장히 참 많이 괴로웠었는데요. 특히 결코 당신의 잘못이 아니다라고 하는 그런 메시지를 주기 위해서 굉장히 어렵게 용기를 냈다는 것이 굉장히 인상적이었고요.
◇ 김현정> 다른 여성들을 위해서.
◆ 남인순> 네. 그래서 그것이 가장 우리가 주목해야 될 부분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 김현정> 그래요. 일단 두 가지로 나눠서 볼 수 있을 것 같은데요. 첫째는 성추행 그 행위 자체에 대한 얘기입니다. 당시 장례식장에 사람도 그렇고 많았고 심지어 법무부 장관이 옆에 앉아 있는데 어떻게 성추행이 벌어질 수 있었던 건가. 저는 여기서부터 이해가 안 가요.
서지현 검사의 성추행 폭로가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사진=JTBC 캡처)
◆ 남인순> 저도 정말 그것이 가장 정말 이해가 안 가는 부분인데요.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있는 공공연한 장소에서 더구나 법무부 장관이 있는 자리에서 일어난 사건임에도 누구 하나 제지를 하지 않았잖아요. 그런데 사실 이게 보면 지금 할리우드에서 미투 운동이 일어나고 있는 배우 레아 세이두의 증언과도 사실은 비슷한 상황입니다. 레아 세이두도 뭐라고 얘기를 했냐 하면 많은 사람들이 하비 와인스타인의 이런 행동을 알고 있었지만 그 누구도 아무도 행동하지 않았다라는 거거든요.
◇ 김현정> 스탑이라는 말을 못 했다는 거예요. 알면서도 다 눈감아 줬다는 거예요.
◆ 남인순> 눈감아 줬다는 것이고 특히 권력층에 있는 사람들, 권력을 같이 공유하는 사람들끼리는 그것을 얘기하지 않는다는 거죠. 이번 검찰 조직의 특성도 관련이 있고 바로 성폭력 범죄 가해자들 간의 어떤 잠재적인 연대 같은 것이 있다라는 점, 그 점이 드러났다고 생각을 합니다.
◇ 김현정> 연대가 있었던 거 아니냐. 어제 장문의 일기가 공개된 후에 더 파장이 커진 이유는 뭐냐 하면 그러니까 장례식장에서 벌어진 성추행 그 1회의 사건이 문제가 아니었구나를 많은 여성들이 느끼게 된 거예요.
◆ 남인순> 그렇죠.
◇ 김현정> 그 검사의 일기를 보면. 노래방에서 회식을 하고 나서 열심히 탬버린을 쳤답니다. 손이 아프도록 쳤대요. 그러고 났더니 너 때문에 도우미 비용 아꼈다 이런 얘기를 하고. 회식 자리 끝나면서 한 번만 안아보자. 이런 것들을 많았다는 거고 이런 사례들을 쭉 들고 성적인 이야기를 농담을 빙자해서 계속하는 이런 분위기가 너무나도 자연스러웠다는 게 지금 드러나고 있는 것 아니겠습니까?
◆ 남인순> 그것이 과연 검찰 내에서, 그런 폐쇄적인 조직 안에서만의 문제일까. 사실 그런 식의 성희롱적인 부분들은 직장을 다니는 여성들이면 많이 다 경험을 합니다. 여성들끼리 모여서 얘기하다 보면 그런 성희롱이나 성추행적인 그런 피해를 당한 경험들을 얘기하는 경우가 굉장히 많아요. 그리고 이번에 사실은 서지현 검사가 용기를 내서 말하기를 했지만 이미 많은 성폭력 피해자들이 그동안 숨어 있다가 말하기, 침묵에서 깨어나서 말하기라고 하는 것을 이미 오래전부터 해 왔습니다. 부각이 안 돼서 그렇지. 이번에는 검사라는 위치에 계신 분이 언론을 통해서 얘기를 했기 때문이지만 그동안 많은 피해자들이 이런 얘기를 해 왔었습니다.
◇ 김현정> 그렇죠. 그리고 이번에는 엉덩이를 만지는 그 행위가 성추행이라는 걸 이제는 인식해요. 그렇지만 말로 하는 것. 예뻐서 그렇다고 칭찬해 주는데 그게 왜 성희롱이야? 이런 인식들 있지 않습니까?
◆ 남인순> 성희롱에 대한 기본적인 개념을 우리가 국민들을 대상으로 교육을 하게 돼 있거든요. 그런데 일반 직장에서는 성희롱 예방교육이라는 걸 합니다. 그런데 성희롱에 대해서 인식이 아직도 좀 철저하지가 않은 게 있는데요. 성희롱이라고 하는 것은 상대방으로 하여금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끼는 언동 그다음에 성적 요구를 하는 행위. 그다음에 성적 언동 또는 요구에 대해서 불응하는 이유로 불이익을 주는 행위까지 다 포함하는 것입니다.
◇ 김현정> 예쁘다고 얘기했는데 상대가 불쾌해하면 그것 불쾌한 거거든요. 그런데도 '아니, 왜?' 라고 하면서 계속한다면 그건 엄연한 희롱인 건데 이런 것들이 너무나 만연해 있는 분위기. 이런 것들을 서지현 검사가 얘기하는 글을 쓴 거고 많은 여성들이 거기에 공감을 하는 미투 운동으로 지금 벌어지고 있는 건데 이제 첫 번째가 그 성희롱 행위 자체였고 두 번째는 이것을 서지현 검사가 문제 삼았어요. 문제제기를 했어요. 그 후에 벌어진 일. 이게 이제 두 번째 문제입니다.
◆ 남인순> 여태까지 이런 성희롱이나 성폭력 피해자들이 문제제기를 못 한 것이 그 문제제기를 했을 때 그다음에 벌어지는 2차 피해때문입니다. 그래서 지금 저희가 지난 작년 12월에도 법을 개정을 한 이유가 사업장에서 이런 문제를 제기하면 오히려 문제제기를 한 사람이 피해를 봐요. 결국은 자기가 피해를 드러내지 못하는 이런 것이 악순환돼다 보니까 가해자들이 마음놓고 하는 거죠, 성희롱 성추행을. 그래서 관리자로 하여금 아니면 국가기관의 장으로 하여금 이런 가해자들을 철저히 분리하고 2차 피해가 없도록 책임을 지는 의무를 부여를 했습니다.
◇ 김현정> 지금 안태근 전 국장, 그 엉덩이를 만졌다는 그 가해자는 기억이 나지 않는다 이런 거고 최교일 당시 검찰국장이었죠. 지금은 자유한국당 의원입니다마는 이 문제제기를 하는 임은정 검사한테 왜 사건을 들쑤시고 다니느냐, 이렇게 했다는 겁니다. 지금에 와서 왜 그러셨어요라고 하니까 나는 모른다. 나는 서 검사가 누군지도 모른다. 지금 이렇게 얘기가 나오고 있어요.
◆ 남인순> 늘 가해자들이 하는 전형적인 반응이에요. 그동안 정치권에서 있었던 성희롱 사건이나 성폭력 사건 기억해 보시면 다 술 먹어서 기억이 안 난다. 그런데 결국 그 사건이 어떻게 밝혀지냐면 주변에 정황조사를 통해서 많은 사람들이 함께 있는 장소에서 벌어진 일이기 때문에 이번 사건 같은 경우도 그때 같이 함께 있던 사람들 있잖아요. 그런데 분명히 제가 말씀드리는 건 가해자 간의 연대가 있습니다. 이걸 가해자 편을 드는 연대가 있기 때문에 그런 부분에서 불구하고 그래도 그 상황을 분명히 진술해 줄 분들이 있다고 생각을 합니다. 그래서 철저하게 사실은 조사가 저는 이번에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고요. 항상 가해자들은 기억 안 난다. 그렇게 얘기를 여태까지 해 왔습니다.
◇ 김현정> 당연한 거군요, 지금까지는. 매뉴얼이군요. 기억 안 난다. 내가 문제가 아니라 술이 문제다, 항상.
◆ 남인순> 그렇죠. 술이 문제고 피해자가 문제가 있다, 이런 식으로 다 흘립니다. 피해자 책임론.
◇ 김현정> 피해자 꽃뱀 아니야, 이런 거.
◆ 남인순> 그런 식으로 하고 이 서 검사조차도 검찰에 있는 분이 8년 동안 이걸 얘기를 못 했다고 하는 것은 일반 성폭력을 당한 사람들은 어떻겠습니까? 왜냐하면 이게 피해자 유발론이라고 하는 우리 사회가 만들어놓은 성폭력에 대한 잘못된 인식. 그것이 여전히 우리 안에 있고 내 실수다,내가 틈을 보인 것이 아닌가라고 하는 부분인데요. 이건 성폭력 범죄에 대해서 성적 자기결정권을 침해하는 범죄를 이걸 규정해 주지 않으면 이런 문제는 계속적으로 반복된다고 생각을 합니다. 이 법도 고쳐야 됩니다.
더불어민주당 남인순 의원 (사진=남인순 의원 블로그)
◇ 김현정> 서 검사의 고백이 지금 어떤 흐름을 만들고 있는 느낌이에요. 어제 일기장이 공개된 후에 그러니까 일기 형식의 글이 공개된 후에 나도 다를 바 없더라. 공감합니다. 이런 SNS 글이 넘쳐나는 상황. 이게 대한민국의 미투 운동. 미국처럼요. 대한민국의 미투 운동으로 일어날 수 있을까요. 아니면 우리 현실에서는 아직 좀 어려울까요?
◆ 남인순> 이미 사실 민간 차원에서는 많은 피해자들이 이 운동을 하고 있었고요. 거의 10년 이상 하고 있었습니다. 매년 성폭력 상담소에서 말하기 대회라는 걸 했었고. 그렇지만 드러내기 어려웠던 이런 권력층 아니면.
◇ 김현정> 유명인들.
◆ 남인순> 군대 아니면 유명인들 아니면 공직사회, 대학. 이런 데서 드러내기를 해야 된다고 생각을 합니다. 그래서 이런 드러내기가 저는 또 다른 여검사의 이야기도 있었고, 이어가는 흐름이 저는 되지 않을까. 그런데 그것은 전제는 뭐냐 하면 정치권이나 언론이나 많은 시민사회가 이 부분에 대한 지지해 줄 수 있는 그런 부분이 형성이 돼야 가능하다고 생각을 합니다.
◇ 김현정> 맞습니다. 그거 굉장히 중요한 부분. 지금 특히 문제가 있고 특히 점검이 필요한 조직이라고 하면 어디를 꼽으세요? 왜냐하면 제가 남인순 의원에게 이 질문을 드리는 이유는 의원이지만 동시에 전문가이시기 때문에.
◆ 남인순> 저는 제일 필요한 부분이요. 정치권도 정말 필요하고요.
◇ 김현정> 정치권도. 정치권에서도 이런 일이 있을 수 있어요?
◆ 남인순> 그럼요. 그리고 저는 특히 기자들 사회, 언론 그다음에 정치권 그다음에 이런 법조 분야 그다음에 학계 분야. 그러니까 지식인 사회나 권력 분야가 이런 부분이 굉장히 은폐되어 있습니다.
◇ 김현정> 왜 그럴까요.
◆ 남인순> 그것이 드러나면 자기가 가진 걸 다 잃는다고 생각을 하기 때문에 더더욱 그것이 은폐되는 거죠.
◇ 김현정> 그리고 여전히 남성주의적인 시각.
◆ 남인순> 남성 중심적인 조직 문화가 있고 이걸 문제제기한 사람에 대해서, 이번에도 과정을 보면 그 주변에서 서 검사가 이걸 얘기하고자 할 때, 아니면 다른 검사가 감찰에서 이렇게 얘기를 하고자 했을 때 다 말리지 않습니까? 너만 손해 본다, 이렇게 얘기하지 않습니까? 그런데 이것을 바꾸지 않으면 이 성폭력 해결이 안 됩니다.
◇ 김현정> 정치권에서도 미투 운동이 일어날 거라고 보세요? 여성 정치인들.
◆ 남인순> 그 여성 정치인에만 해당하는 것이 아니고 정치권이라고 한다면 정당도 있고 이 안에서.
◇ 김현정> 당직자도 있을 수 있고.
◆ 남인순> 여러 경험들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요. 광범위하게 저는 이번에 함께 일어났으면 좋겠다라고 생각합니다.
◇ 김현정> 그래요. 지켜보도록 하죠. 여기까지 남인순 의원님, 고맙습니다.
◆ 남인순> 감사합니다.
◇ 김현정> 국회 여성가족위원회 위원장이세요. 남인순 의원이었습니다. (속기:한국스마트속기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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