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대문
최근 서울 동대문구 장안동의 불법 안마시술소에 단속 칼바람이 불고 있는 가운데, 한 불법 안마시술소 업주가 자신의 처지를 비관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29일 오후 3시쯤 동대문구 장안동 경남호텔 부근 모 안마시술소 주차장에서 최 모(48)씨가 목을 매 숨져있는 것을 최 씨의 부인이 발견했다.
유가족들은 "동대문 경찰서장이 오지 않으면 시신을 옮길 수 없다"며 법적 절차에 따라 시신을 경찰에 인계하지 않고 30일 자정이 넘도록 숨진 최 씨의 시신을 업소 주차장에서 옮기지 않았다.
발견당시 최 씨의 품에서는 가족과 동료, 경찰서장에게 보내는 3통의 유서가 발견됐으며 유서에는 최근 경찰의 불법 안마시술소 집중 단속으로 빚을 져 힘겨워했다는 내용이 담겨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 씨의 자살 소식을 듣고 이웃 업주 50여명은 경찰을 비난하는 구호를 외치며 차도를 점거한 채 시위를 벌였다.
이에 최 씨의 딸은 오후 8시 반쯤부터 20여분 동안 최 씨의 불법 안마시술소 건물 옥상에 올라가 경찰을 비난하면서 "투신하겠다"며 소동을 벌이기도 했다.
시위 현장에서 한 업주는 "경찰들이 안마 서비스를 다 받고 돈 받을 것을 다 받고 내일 단속하러 가니 문을 닫으라는 말을 하고 간다"며 "단속을 하려면 깨끗하게 하라"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다른 한 업주는 "불법 안마 업소가 잘 한 것은 아니지만 종업원들이 빚을 갚고 업주들이 살아갈 수 있는 방법을 우선 알려 달라"며 "동대문의 다른 불법 업소들은 잘 영업하고 있는데 장안동만 집중 단속하고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를 지켜보고 있던 장안동에 사는 손 모(45)씨는 "새벽에 소음과 교통체증이 심하다. 장안동의 불법 안마시술소가 사라지는 것을 환영 한다"고 말했다.
장안동 주민 조 모(40)씨도 "장안동에 대한 인식 자체가 부정적으로 각인돼 있다"며 "어떻게 해서든 불법 안마시술소에 대한 단속이 철저히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출동한 경찰은 이날 밤 10시 30분쯤 해산 경고 방송을 시작해 밤 11시 25분쯤 도로 점거를 한 채 시위를 벌이고 있던 불법 안마시술소 업주들을 모두 인도 위로 밀어냈다.
이 과정에서 경찰 병력과 업주들 사이에 격렬한 몸싸움이 벌어지기도 했다.
경찰은 유가족들의 동의를 얻어 30일 새벽 2시 50분쯤 숨진 최 씨의 시신을 인근 병원으로 이송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