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 안철수 대표. 윤창원 기자/자료사진
2박3일간 호남 일정을 소화하고 있는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는 10일 공개강연에서 바른정당과의 통합 필요성을 거듭 강조하며 당원과 여론을 향한 설득 작업을 계속했다.
안 대표는 이날 오후 2시 광주 동구 조선대학교 서석홀에서 진행된 '연대 통합 혁신을 위한 토론회(안철수 대표에게 듣는다)'에서 "호남은 양자구도지만 전국은 4자 구도인 셈인데 전국 선거를 지휘하는 당 대표 입장에서는 4자 구도를 3자 구도로 만들어야 그나마 선거를 치른다"고 강조했다.
특히 호남 이외에 다른 지역에서는 '선거연대'가 아닌 '합당'을 하라는 요구가 많다는 분위기를 전했다.
그는 "총선, 대선은 후보가 한 사람이라 (선거연대도) 가능하지만 지방선거는 6명씩을 찍어야 한다"며 "시장, 구청장, 시의원, 구의원, 시비례, 도비례 등 6명을 찍는데 시장은 3번, 구청장은 4번 이렇게는 시너지가 나지 않고 선거연대를 했다는 것을 아무도 모르게 된다. 그게 제 깊은 고민의 지점이다"고 속내를 고백했다.
그러면서 "전국선거를 치르는 과정에서 양쪽다 제대로 선거를 치를 수 있는 환경 만들어드릴 수 있을지 당대표로서 가장 고민되는 지점"이라며 "인재영입도 호남 이외의 지역 광역후보들이 한 당의 후보로 통일되지 않으면 들어올 수 없다고 한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이날 오전 목포에서 열린 김대중마라톤 대회에 참가해 5km를 뛴 안 대표는 "오래 달리기에서 한걸음씩 인내하며 뛰다보면 쌓이고 쌓여서 목표 지점까지 가게 된다"며 "김대중 대통령께서 인동초 정신으로 우리나라를 바꾼 그 정신으로 믿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중요한 전국선거를 앞두고 외연확장을 못햇을 때 3당은 사라진다"며 "외연확장을 했을 때 그 선거를 넘기고 수명을 이어갈 수 있다. 지방선거를 잘 치르지 못하면 다른 지방선거처럼 사라질 수 있다"고 위기감을 상기했다.
안 대표는 "두 당(민주당, 한국당)이 두려워 하는 지점은 3지대가 커지는 것"이라며 "정치를 하면서 배운 것은 상대가 두려워하는 일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의 정체성을 분명히 유지하면서 외연을 확장하고 3지대를 키워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는 "우리의 중심은 합리적 중도개혁 정당이다. 김대중 전 대통령이 IMF를 극복하고 IT기술에 투자해서 20년이 지난 지금까지 먹고살 것을 찾은 바로 그 노선"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바른정당 통합 이후 자유한국당과 합치려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에 대해서는 "절대로 그렇지 않다. 제 모든 것을 바치고 희생하면서 걸어왔던 길을 보라"며 "어떤 일이 있어도 한국당, 민주당과의 합당하는 일이 결코 없다"고 일축했다.
또한 바른정당은 적폐세력이라는 지적에 대해선 "박근혜 대통령 탄핵에 동참하고, 두번에 걸쳐 자유한국당에 가까운 의원들이 다 나갔다"며 "두 번이나 기회를 거부하고 반자유한국당 노선을 택하면 그 정도는 함께 할 수 있는 것 아닌가. 안그러면 누가 우리와 손을 잡겠느냐"고 반박했다.
이날 패널들의 토론에서는 바른정당과의 통합에 대한 찬반 의견이 팽팽하게 맞섰다.
조정관 전남대 교수는 "호남에서도 국민의당은 기득권당에 노쇠한 당이 돼 있다. 바른정당과의 젊은 느낌으로 통합해야 한다"면서 "서울, 경기도에서 강력한 후보를 낼 수 없는 정당은 절대 성적을 낼 수 없다"고 안 대표에 힘을 실었다.
반면, 김동헌 광주경실련 사무처장은 "상대가 두려워하는 것을 할 것이 아니라, 국민이 원하는 방향으로 가야한다"며 "지방선거에 너무 조급해하면 안된다. 호흡을 길게 봐야 한다"고 말해 성급한 통합에 반대 의견을 피력했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일반 시민들의 질의응답 과정에서도 안 대표를 지지하며 통합에 찬성하는 쪽과, 반대하는 쪽으로 나뉘어 난상 토론이 벌어지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