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르메재단 나눔치과 백한승 원장이 경기도 김포 해맑은마음터에서 중증장애인을 치료하고 있다. 사진제공 푸르메재단
"여기 손이랑 발 좀 잡아주세요."
9일 경기 김포의 중증장애인 생활시설 해맑은마음터. 치과진료가 시작되자 여기저기 바닥에 누운 뇌병변 장애인 한명마다 봉사자 4~5명이 달라붙었다.
진료를 받는 장애인이 격한 몸짓으로 혹여 부상을 입을까 봉사자들은 고개와 팔 다리를 꼭 붙잡았다. 몸짓이 심한 장애인은 아예 이불로 꽁꽁 싸맨 채 치료를 진행하기도 했다.
10여분 후 드디어 치료가 끝내자 어느새 겉옷을 벗어던진 봉사자들의 이마에는 땀이 송골송골 맺혔다.
올해로 10년째를 맞은 푸르메재단의 '푸르메 미소원정대'가 이날 김포 대곶면에 위치한 해맑은마음터를 찾아 거동이 불편한 장애인들의 치과 진료를 돕는 봉사활동을 펼쳤다.
이날 행사에는 1억 원 이상 고액기부자 모임인 '더미라클스' 회원 6명도 자원봉사자로 함께했다.
휠체어를 이용하는 중증장애인의 경우 일반 치과에서 진료가 어려워 출장 진료나 봉사활동에 의존해야 한다.
푸르메재단 나눔치과 백한승 원장과 4명의 치위생사들은 자원봉사자들과 함께 4개 조를 이뤄 59명의 환자들을 대상으로 구강 검진, 스케일링, 충치 치료 등을 실시했다.
또 국내 재활의학과 1세대인 이일영 전 아주대의대 교수가 직접 장애인들을 면담하는 재활상담도 진행됐다.
이 교수는 시설 이용자들이 어떤 어려움을 겪는지 상담하고 재활을 위한 운동 등을 소개했다.
진료를 받은 박지성(14) 군은 "평소 치과 진료를 받기 어려웠는데 직접 와주셔서 고마웠다"며 "양치질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자세히 알려줘서 좋았다"고 감사를 표했다.
김민호(22) 씨도 "평소 휠체어를 사용하는 장애인은 일반병원 진료가 어려워 고생을 많이 한다"며 "매년 봉사자들이 시설을 방문해 진료를 봐주셔서 너무 고맙고 감사하다"고 말했다.
이날 2시간 30분 가량 진료를 도운 자원봉사자들은 뿌듯함을 전했다.
더미라클스 회원 김정호(39) 씨는 "중증장애인 진료 돕는게 이렇게 힘든 일인 줄 몰랐다"며 "거동이 불편한 많은 분들에게 이런 봉사가 더욱 확대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봉사를 나온 치위생사 안예나(25) 씨는 "중증장애인의 경우 이런 봉사가 아니면 자주 진료를 받지 못할 수도 있다보니 더 꼼꼼히 진료하게 됐다"며 "도움이 필요한 이들에게 조금이나마 힘들 드렸다는 생각에 보람 있는 하루였다"고 전했다.
푸르메재단은 장애인의 재활과 자립을 지원하는 비영리 공익단체로, 국내 유일의 장애어린이 재활전문병원인 <푸르메어린이재활병원>과 민간 최초의 장애인 전용 치과인 <푸르메나눔치과> 등을 건립·운영하고 있다.
이날 봉사에 참여한 더미라클스는 장애어린이의 재활과 자립을 위해서 푸르메재단에 1억원 이상을 기부했거나 5년 이내에 기부하기로 약정한 후원자들의 모임이다.푸르메나눔치과>푸르메어린이재활병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