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목포신항에 거친된 세월호. (사진=황진환기자/자료사진)
세월호 사고가 난 지 1315일째인 20일 총 304명의 희생자에 대한 장례절차가 모두 마무리됐다.
이날 단원고 양승진 교사, 남현철·박영인 군 등 미수습자 5명의 발인식이 열렸고, 가족들은 눈물로 이들의 마지막 길을 배웅했다.
세월호는 2014년 4월 16일 오전 8시49분 갑자기 오른쪽으로 45도 기울기 시작해 2시간여 만인 오전 11시18분 선수 일부만 남기고 침몰했다.
전날 경기도 안산 단원고 학생 325명을 비롯해 모두 476명을 태우고 인천항을 출발해 제주도로 향하던 중 사고가 났다.
첫 사망자로 기록된 승무원 박지영(22·여)씨는 사고 발생 2시간 30여분 만에 발견됐다. 그해 10월 28일까지 295명의 시신이 수습됐고, 정부는 같은해 11월 11일 세월호 수색작업 종료를 공식 발표했다. 이때까지 미수습자는 9명이었다.
이후 올해 4월 18일 바다에 가라앉은 세월호는 인양돼 목포 신항에 거치됐다.
선내 수색에 돌입하기까지 시신 수습작업은 사실상 중단됐다가 참사 1098일 만에 시작된 선내 수색에서 4명의 유해가 추가로 수습됐다.
정부는 그 사이 구조작업을 제대로 하지 않은 책임을 물어 해양경찰청을 해체하고 국민안전처를 신설했다.
승객들에게 "그대로 있으라"는 방송을 내보내고 자신은 탈출한 이준석(63) 선장은 무기징역을 확정받았다.
세월호 실소유주인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은 도피 중 전남 순천에서 변사체로 발견됐고, 그의 장남 유대균씨를 비롯한 일가족, 청해진해운 등 선사 관계자들이 법의 심판대에 올랐다.
20일 오전 경기도 안산시 제일장례식장에 마련된 세월호 미수습자 단원고 양승진 교사, 남현철, 박영인 군의 합동분향소에 고인들의 영정이 놓여 있다. (사진=이한형 기자)
세월호 희생자들이 승객이나 제자들의 탈출을 돕다가 숨진 사연도 알려지면서 안타까움을 더했다.
첫 사망자로 기록된 승무원 박지영씨는 구명조끼를 학생에게 양보하고 승객들의 대피를 돕다가 숨졌다.
박씨는 아버지를 암으로 떠나 보내고 어머니와 여동생의 생계를 책임지겠다며 대학을 휴학하고 세월호에 탔다.
박육근(51) 단원고 2학년 부장교사, 김응현(44), 고창석(40), 최혜정(24·여)씨 등 교사들은 제자들의 탈출을 돕다가 끝내 돌아오지 못했다.
정차웅(17) 군은 자신이 입고 있던 구명조끼를 친구에게 벗어주고 자신은 싸늘한 주검으로 돌아왔다.
조요셉(7) 군은 가까스로 구조됐지만, 함께 세월호에 탔던 부모와 형을 잃었다.
세월호 희생자 304명 가운데 5명은 결국 가족의 품으로 돌아오지 못했다.
이들 미수습자 5명에 대한 장례식은 서울·경기 안산서 치러졌고, 유해는 20일 발인식 이후 평택 서호공원과 인천가족공원에 안치됐다.
이석종 안산시 세월호사고수습지원단장은 "모든 희생자의 장례절차가 마무리 됐지만 아직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다"며 "유족들이 만족할 정도로 세월호 진상규명이 잘 이뤄져야 하고, 이들이 다시 일상으로 복귀하고 지역 공동체 일원으로 살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