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무일은 윤석열을 왜 수요일에 불렀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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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사심의위 첫 안건 '국정원 수사' 될지 주목

문무일 검찰총장(왼쪽),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 (사진=자료사진)

 

문무일 검찰총장은 수요일이었던 지난 8일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의 면담 보고를 받았다. 변창훈 검사의 투신 사망 이후 두 사람의 첫 대면이었다.

대검찰청은 그날 오후 "검찰총장이 서울중앙지검장에게 '국정원 관련 수사에 대해 사건 관계인들의 인권을 더욱 철저히 보장하고, 신속하게 수사를 진행해 진실을 명확하게 규명하라'고 지시했다"고 밝혔다.

과거 예를 보면 중앙지검장의 검찰총장 면담 보고는 통상 매주 수요일이 맞다.

한 주의 중간에 수사상황을 대면 보고받고, 수사의 총책임자로서 직접 지휘를 해온 굳어진 관례다. 물론 검찰총장은 주요 사건을 수시로 대검 반부패부 등을 통해 보고받긴 한다.

그런데 윤 지검장의 면담 보고는 '매주 목요일'로 변경된 상태였다고 한다.

검찰개혁위원회 때문이었다. 검찰 관계자는 "매주 수요일 검찰개혁위가 열려 중앙지검장 면담 보고는 원래 목요일로 바뀐 지 꽤 됐다"고 설명했다.

문 총장 관심의 무게가 검찰개혁 이슈에 상당히 쏠려있었던 것이다. 검찰은 적폐청산의 사실상 주어이면서 동시에 분명한 목적어이기 때문이다.

검찰개혁위에는 대검 차장과 기획조정부장 등 총장 참모진이 위원으로서 회의에서 참석하고 있다.

문 총장이 회의 진행 경과 등을 보고받고 위원회에 의견을 개진하는데 집중하고자 했던 것이다.

이번 '수요일 보고와 지시'는 그러나 문 총장이 하루 앞당기자고 하면서 이뤄졌다.

변 검사의 발인이 오후 12시쯤 있던 날로, 그 직후인 오후 3시에 윤 지검장을 부른 것이다.

잇단 피의자 사망에 대한 비판, 검찰 수뇌부 책임론 등이 비등한 데다 내부 분위기마저 뒤숭숭하자 검찰총장으로서 사태를 봉합하면서도, 수사팀을 질책하고 동시에 독려할 시점을 고른 걸로 보인다.

문 총장의 지시에 인권보장, 신속수사, 진실규명이라는 세 가지 메시지가 담긴 것도 이런 해석을 뒷받침한다.

윤 지검장은 보고 뒤 총장실 문까지 배웅한 문 총장에게 “잘하겠습니다”라고 인사했다고 한다. 두 사람의 친분과 신뢰는 두터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문 총장은 변 검사 사망 당일 장례식장을 찾아 "애통한 마음을 금할 수 없다"며 유족들에게 애도를 표한 뒤 3시간여 빈소를 지키다 자정쯤 자리를 떴다.

그는 앞서 댓글 수사 방해 의혹으로 조사를 받은 뒤 숨진 국정원 소속 변호사의 빈소 역시 대검 간부를 보내 조문하라는 지시를 내렸던 것으로 뒤늦게 알려졌다.

당시 유족들이 빈소를 차리지 않아 발길을 돌릴 수밖에 없었다고 한다.

수사의 일선에 선 검찰의 숙명을 맞서는 문 총장 나름의 고심이 깊었던 것으로 보인다.

문 총장은 지난 8월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에서 검찰의 수사방식을 '외과수술'에 빗대온 표현에 대해 "외과수술은 피가 많이 나지 않느냐"는 말을 한 적이 있다.

본인이 생각하는 수사방식에 대해 "어떤 용어를 만들고 싶다기보다는 수사의 적정성에 관해 점검을 받는다는 자세로 하면 축소·편파·정치적 수사라는 말을 듣지 않을 것"이라고 그는 덧붙였다.

문 총장이 제안하고 검찰개혁위가 설치를 권고한 수사심의위원회에 국정원 수사가 첫 안건이 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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